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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의 천국인 방태산(인제)
방태산(芳台山) 소개
방태산은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과 상남면에 걸쳐서, 깃대봉(1,436m) 및 주억봉(1,444m)과 구룡덕봉(1,388m)을 이어나간 긴 능선과 골짜기가 깊은 오지의 산입니다.
방태산은 북으로는 설악산과 점봉산, 남으로는 개인산과 접한 환경의 보고(寶庫)로 4계절 수원(水源)이 풍부하고 피나무, 참나무, 박달나무 등 다양한 천연활엽수림이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약 2km에 달하는 산책로는 그야말로 단풍의 터널을 빠져나가는 듯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방태산은 여름철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수림과 차가운 계곡물 때문에 하계 피서지로 적격이고 가을이면 방태산의 비경인 적가리골과 골안골, 용늪골, 개인동계곡은 단풍이 만발합니다.
정상(주억봉 1,444m)에 서면 구룡덕봉(1,388m), 연석산(1,321m), 응복산(1,156m), 가칠봉(1,240m) 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자료 :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방태산 가는 길
2005년 6월 6일 월요일이자 공휴일인 현충일 아침, 약 80여명의 등산객을 태운 버스(2대, M산악회 주관)가 팔당대교를 건너 6번 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달립니다. 서울 시민의 젖줄인 남한강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질주하던 버스가 양평에 이르자 이번에는 홍천방향으로 차 머리를 돌립니다.
차창 밖을 내다보니 "기분 좋은 휴게소" "여기가 좋겠네"와 같은 우리말로 된 휴게소가 있어 정말 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휴식을 위해 정차한 휴게소가 하필이면 "클린턴 휴게소"라서 기분을 잡치고 맙니다.
44번 국도를 타고 홍천에 이르자 모내기를 이미 끝낸 논은 새 옷으로 갈아입어 산과 들은 온통 초록세상으로 변해 있습니다. 어느새 길은 44번 국도와 46번 국도가 동일한 노선으로 통과하는 지역을 지나 번지점프하는 곳에서 우측으로 돌아 내린천을 끼고 31번 국도를 미끄러져 갑니다.
내린천에는 벌써 래프팅을 즐기고 있는 성급한 사람들의 모습과 물놀이를 하는 어린이도 보이는 데, 한편으로는 무슨 고기를 잡는 지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세월을 낚으려는 강태공의 모습도 간간이 목격됩니다.
홍천군 상남면 상남리에서 좌측의 446번 지방도로를 타고 꼬불꼬불한 미산계곡을 거슬러 올라 다리를 건너자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미산리 한니동계곡 입구에 도착합니다(10:50). 서울 양재역에서 출발한지 3시간 50분이 지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운전기사와 산악회 측이 지도를 보는 데 착오를 일으켜 1시간 정도 시간이 더 걸렸다는 것입니다.
44번 국도를 타고 홍천을 지나 동쪽으로 56번 국도를 이용하여 31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까지 진행해 이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한니동 계곡오르기
포장된 길을 따라 약 100여 미터 들어가자 방태산(芳泰山, 일반자료에는 芳台山이라고 표기) 안내도가 등산객들을 반겨줍니다. 방태산까지 7km라는 이정표를 보며 왼쪽으로 내려서 개울을 건너 숲 속으로 진입합니다. 여러 차례의 물길을 건너면서 오르막이 거의 없는 완만한 경사의 숲길을 걸어가노라니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로 인해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느라고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등산로 입구의 방태산 안내문
등산로에 진입한 이후 무려 12번이나 한니동 계곡의 개울을 좌우로 건너면서 오르려니 다소나마 단조로움은 피할 수 있습니다. 열 두 번째 개울을 건넌 후 깔딱고개 오름길을 통과하고 나니 이번에는 오른쪽 산허리를 돌아 거의 수평으로 길이 이어집니다. 왼쪽으로 치고 올라 큰 바위 곁을 지나 대골재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깃대봉 정상을 향해 오릅니다.
오른쪽으로는 배달은석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바라보이는 등 비로소 주변의 경치가 조망됩니다. 군데군데 화사하게 꽃을 피운 철쭉이 더위에 지친 등산객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가운데, 지금까지 지나온 등로에는 물참대나무와 벌깨덩굴, 미나리냉이와 같은 야생화를 보았으며, 이곳에도 눈개승마, 미나리아재비, 털취손이 같은 야생화가 무리를 지어 피어 있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물참대
벌깨덩굴
미나리냉이
눈개승마
철 쭉
미나리아재비
털쥐손이
등산로 주변은 온통 초록의 세상
깃대봉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뒤돌아본 모습
방태산 깃대봉
꽃밭의 정취와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비틀거리면서 발걸음을 옮기니 주변이 확 트이는 깃대봉 정상입니다(13:05). 해발 1,436m인 깃대봉은 푯대봉이라고도 하는 데 두루 뭉실한 모습이 힘들여 올라온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 같습니다.
동쪽으로는 가야할 주억봉이 넘실거리고 동남쪽으로는 개인산(1,341m)과 침석봉(1,321m)이 하늘에 맞닿아 있습니다.
한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안내문
맨 뒤에 보이는 것은 가야할 주억봉
배달은석
깃대봉에서 식수로 목을 축인 후 동남쪽으로 내려섭니다. 안부인 대골재로 내려오니 한니동계곡을 오르다 삼거리에서 깃대봉을 가지 않고 바로 대골재 방향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산나물을 채취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골재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가야할 주억봉
화사한 철쭉과 주억봉
가야할 배달은석
산나물을 채취하고 있는 등산객들
대골재에서부터의 오르막길 주변에는 고산에서만 볼 수 있는 키가 작은 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데, 근처에 산재한 바위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너덜길을 지나 바위에 올라서니 바로 배달은석입니다(13:25). "배달은석"은 깃대봉에서 건너다 보이는 아기자기한 바위벼랑을 드리운 조그만 봉우리입니다. 옛날 대홍수 때 배가 떠내려가지 않게 하려고 큰돌에 정으로 쪼아 구멍을 뚫고 배를 밧줄로 매달았다고 해서 '배를 매달은 바위'라는 이름의 '배달은석'이라고 한다는데, 현재 그 바윗돌은 찾아 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배달은석으로 오르는 등로의 조망
배달은석으로 오르는 등로의 조망
배달은석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조망도 막힘 없이 터지고 또 모처럼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쉬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입니다. 일찍이 정감록에서는 물과 불 그리고 바람의 세 가지 재난이 들지 않은 곳을 일컬어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고 했는데, 바로 방태산이 그런 곳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곳의 바람은 정말 경험하기가 어려운 귀한 자연의 선물입니다.
벌써 먼저 도착한 몇 사람이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하고 있어 필자도 배낭을 내려놓고 행동식을 먹습니다. 방울토마토보다는 아내가 플라스틱 통에 담아준 둔 오렌지를 꺼내 먹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방태산 주억봉
배달은석에서 내려와 안부에 도착하여 두 개의 바위사이로 보이는 협곡에는 역시 산나물에 흠뻑 취한 사람들이 열심히 허리를 굽힌 채 이를 채취하느라고 정신을 빼앗긴 모습입니다. 다시 시작된 오르막에는 화사한 꽃을 피운 앵초가 사람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뒤돌아본 배달은석
앵 초
산나물 채취에 바쁜 사람들
뒤돌아본 조망
모든 야생화가 다 아름답지만 정말 이 앵초만큼 숨이 멎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청초한 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필자가 몸을 꾸부리고 열심히 접사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도 정말 예쁘다고 한 마디씩 하고는 지나갑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 여성의 앞가슴에 앵초 한 송이가 꽂혀져 있습니다.
아무리 꽃이 아름답고 탐이 날지라도 모든 사람과 함께 공유해야할 꽃송이를 혼자 독점하기 위해 꺾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특히 앵초는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은 듯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에 하는 말입니다.
지나가는 등산객 중에는 벌써 한 봉지 가득 산나물을 채취한 전문가도 있습니다. '참나물'은 줄기 끝에 세 개의 잎이 돋아난 것이 두 개가 달린 것이라고 설명해 주지만 산나물에는 까막눈이라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외한인 필자의 눈에도 취나물은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 안으로 들어가면 손쉽게 채취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방태산 주억봉으로 가는 길은 단 한번 바위능선을 통과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평지와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등산로 주변은 야생화와 산나물을 포함한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급격한 오르막이나 돌길을 싫어하는 아내가 참 좋아할 길이지만 해발 고도가 높아 접근하기가 어려우니 함께 손잡고 거닐 기회가 없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주억봉으로 가는 길에도 연령초, 졸방제비꽃과 같은 야생화와 씨를 뿌려 가꾼 것처럼 온 산에 흩어져 자생하고 있는 벌깨덩굴을 보면서 방태산이 과연 야생화의 천국임을 실감케 합니다.
연령초
졸방제비꽃
깃대봉을 출발한지 약 2시간만에 드디어 방태산 주억봉(1,444m)에 올라섭니다(15:00). 주억봉이라는 이름은 봉우리의 생긴 모습이 멀리서 보면 꼭 밥주걱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곳에 다시 서니 무척 감개무량합니다. 왜냐하면 2002년 8월 안내산악회를 따라 오른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는 산행경험이 많지 않은 때여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볼품없는 주억봉 이정표
주억봉의 돌탑
그 때와 마찬가지로 정상이정표는 볼품없이 서 있고 돌무더기도 매우 초라한 모습이어서 사람들은 다들 관할 행정관청과 이 지역의 산악회를 원망합니다. 방태산은 골이 깊고 크며 주변의 조망이 아름다운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만든 정상표석하나 없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사방팔방으로 터지는 조망은 일품입니다. 서쪽으로는 지나온 방태산 깃대봉이 우뚝하고, 동쪽으로는 가야할 구룡덕봉이 손이 잡힐 듯하며 그 너머로 가칠봉 및 갈전곡봉이 아련하게 서 있고, 남쪽으로는 개인산과 침석봉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보이는 것이라고는 하늘과 산뿐입니다. 북쪽에도 이름 모를 고산들이 약간의 가스에 묻혀 흐릿하게 형체가 보일 뿐이지만 날씨만 좋으면 가리봉과 점봉산 및 설악의 대청봉까지 조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나온 깃대봉능선
보이는 것이라고는 산뿐인 남쪽조망
실제 주억봉 정상에서 이정표가 서 있는 곳을 바라보며
동쪽의 가야할 구룡덕봉
구룡덕봉(九龍德峰)
주억봉에서 마음껏 조망을 즐기다가 구룡덕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안부에 도착하니 지당골을 거쳐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탈출하는 길이 있지만 필자는 구룡덕봉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고목나무를 배경으로 북쪽의 산세를 카메라에 담은 후 계속 걸어가니 커다란 주목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이번에는 주목 두 그루가 흡사 쌍둥이 마냥 다정스럽게 자라고 있습니다.
탈출로가 있는 삼거리 이정표
고사목을 배경으로
주목 한 그루
쌍둥이 같은 주목 두 그루
별로 높낮이가 없는 평탄한 길을 가니 드디어 구룡덕봉(1,388m)입니다(15:46). 정상에는 무슨 용도로 사용되는 지 알 수 없는 여러 시설물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가운데 한쪽 귀퉁이에는 돌 앞에 구룡덕봉이라고 새겨진 막대기가 비스듬하게 박혀 있습니다. 구룡덕봉에 서니 동쪽으로는 가칠봉(1,240m)이 가물거립니다.
구룡덕봉 정상 이정표
지나온 방태산 주억봉 능선
동쪽 조망
북쪽 조망
임도로 연결되는 등산로
방태산의 깃대봉과 주억봉 그리고 구룡덕봉에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제대로 된 정상표석하나 없는 것이 참으로 애석합니다. 특히 구룡덕봉까지는 임도가 만들어져 있고 필자가 도착한 순간에도 차량이 올라와 멈춰서는 것을 목격했기에 하는 말입니다.
적가리골 하산길
구룡덕봉에서 북쪽으로 나 있는 임도 곁에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붉은병꽃'이 자라고 있으며 깃대봉에서 보았던 '눈개승마'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임도를 따라 약 200m정도 이어지던 등산로는 곧 왼쪽의 사잇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호젓한 등산로를 홀로 걸어도 그 동안 단련이 많이 되어 이제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산나물을 뜯고 있는 부부 등산객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니 다시 임도로 나옵니다.
붉은병꽃
집단으로 서식하는 눈개승마
매봉령 이정표
곧이어 오솔길로 들어선 길은 능선을 따라 고도를 크게 낮추었다가 평탄한 길이 계속되는 데 길섶에는 키가 매우 작은 산죽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매봉령에서 좌측으로 돌아 급격한 비탈길을 내려옵니다. 필자는 구룡덕봉을 돌아왔기 때문에 주억봉에서 내려와 탈출로를 이용해 지당골로 바로 하산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늦을 지도 몰라 쉬지도 못한 채 하산을 서두릅니다. 작은 개울에 도착해 급히 얼굴만 닦고는 다시 일어섭니다.
거의 평지에 다다르자 '숲탐방코스'라는 안내판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숲 속에 파묻혀 걷던 길이 드디어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데 야생화 '하늘매발톱'이 몇 군데 무리를 지어 피어 있습니다.
하늘매발톱
주억봉에서 탈출하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통과합니다(17:08). 이곳의 이정표에는 매봉령 2.7km, 구룡덕봉 4.2km, 주억봉 4.2km 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지당골과 합수되는 지점의 적가리골 계곡의 반석위에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흐르고 있지만 발을 씻을 여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암반위로 흐르는 물은 그 맑고 깨끗함이 꼭 설악산 천불동계곡을 보는 듯 하여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산림문화휴양관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광장을 지나 청소년지구야영장, 구룡교, 가족단위지구야영장, 산림문화휴양관을 차례로 통과합니다. 적가리골의 절경이라는 이폭포와 저폭포는 등산로가 계곡에서 제법 벗어난 곳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왼쪽 계곡의 마당바위 위에는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마당바위 밑에 조그만 폭포가 있어 이를 카메라에 담으려고 시도하다가 앵글이 맞지 않아 돌아서니 저만치 등산버스가 서 있습니다(17:30). 오늘 산행에 6시간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코스를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미산리버스종점/한니동계곡/방태산깃대봉/대골재/배달은석/방태산주억봉/삼거리안부/구룡덕봉/임도/매봉령/적가리골/자연휴양림입니다.
먼저 떠나는 버스에 승차한 행운
주차장을 바라보니 버스 두 대가 그대로 서 있습니다. 산악회 측에서는 오늘 하산완료시각을 오후 다섯시로 정하고 하산하는 사람이 정원에 도달하면 버스 한 대가 먼저 출발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필자가 하산한 시각이 벌써 오후 5시 30분이었으므로 이미 버스 한 대는 서울을 향해 떠나고 나머지 한 대만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외의 결과에 입이 벌어집니다.
가이드는 필자에게 먼저 떠나려면 즉시 버스에 승차하라고 해서 군소리 없이 버스에 오릅니다. 오늘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은 필자가 산행을 잘 해서가 아니라 산나물 채취에 맛을 들인 사람들이 하산하는 것을 잊을 정도로 산에서 지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태산은 육산의 능선으로 기름진 땅에는 풀과 야생초가 번성하는 자연의 보고입니다. 그래서 인지 각종 약초와 산나물이 많아 등산이 아니라 산나물 채취를 나온 사람들이 유별나게 많다는 사실을 필자가 간과한 것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탁족(濯足)도 못한 채 너무 서두른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먼저 떠나는 버스에 탑승한 것은 다행입니다. 현충일 연휴까지 겹친 휴일의 마지막날 양평지역의 상습적인 정체로 말미암아 서울 사당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이 끊겨 택시를 타고 귀가한 시각은 자정이 지난 후였습니다. 만일 두 번째 버스를 탓을 경우 이보다 훨씬 더 늦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