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과 꽃이 따로 나는 ‘진노랑상사화’
한국의 멸종위기식물 35
잎이 진 후에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잎이 나서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속 식물들.
이 속(屬)에는 상사화를 비롯하여 7종류의 식물이 우리나라에 분포하고 있는데,
주변 국가에도 자라는 석산과 백양꽃 외에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등 4종류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전라도에만 나는 진노랑상사화는 꽃이 아름답고 자원으로서 가치도 높지만
자생지가 몇몇 곳에 불과하여 멸종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환경부가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진노랑상사화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몇몇 곳에만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4-5곳의 자생지는 모두 오래된 사찰 주변의 숲 속이다.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우리나라 상사화속 식물 가운데 하나인 백양꽃은
1930년 일본 식물학자 다케노신 나카이가
장성 백양사 근처에서 처음 발견하여 신종으로 기록하였으며,
우리말 이름은 1957년에 첫 발견지를 넣어 붙여졌다.
이후 경주, 거제도, 남해도를 비롯한 경상남도 지역과 전라남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한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일본에 자라는 종의 변종으로 새 학명이 붙여졌고
일본 큐슈에도 드물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무릇이라 부르기도 하는 석산은 고창 선운산, 정읍 내장산 등지에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대규모로 식재한 선운산과 불갑산에서는 지자체가 꽃무릇축제나 상사화축제를 열어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가을에 꽃이 진 후 잎이 돋아나 초여름까지 자란다.
선사시대에 유입되었거나 이후에 불교와 함께 중국에서 한국으로 도입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분명하지 않고, 현재 한반도 남부에 크게 번성하고 있으므로
중국, 네팔과 함께 우리나라를 자생지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여러 장이 나오는데,
2월에 새로 나서 5월이면 시들어 사라진다.
잎이 지고 나서 7월이 되면 꽃줄기가 올라온다. ⓒ 현진오
우리나라 상사화 7종류 중에 4종류가 특산
백양꽃과 석산은 우리말 이름에 ‘상사화’가 붙지 않았지만,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않는 식물로서 모두 상사화속에 속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들 2종 외에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제주상사화,
위도상사화 등 5종류의 상사화속 식물이 자라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상사화속 식물은 2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에 걸쳐 자라지만
특히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중국에는 15종류가 자라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종류가 특산이다.
우리나라 상사화속 식물의 분포역을 보면 대개 좁은 게 특징인데,
특산식물일수록 더욱 그렇다.
상사화는 불교를 통해 중국에서 들어온 식물이라 전국에 심어 키우며,
일본과 중국에도 있는 석산은 남부지방에 널리 퍼져 있고,
백양꽃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에 자란다. 나머지 4종류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서
모두 협소한 분포역을 가진다. 위도상사화는 부안 위도, 제주상사화는 제주도에만 자라며,
붉노랑상사화는 전라남북도, 충청남도 난지도, 인천 강화도에 자란다.
진노랑상사화(Lycoris chinensis Traub var. sinuolata K. H. Tae & S. C. Ko ex K. H.
Tae & S. C. Ko, 수선화과)도 자생지가 몇 곳에 불과한데, 불갑산, 선운산, 내장산,
백암산이 고작이고 문헌상으로는 담양 추월산에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오래된 사찰이 있는 산에 자라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꽃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에 피는데,
우리나라 상사화속 식물들 가운데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 꽃줄기 끝에 4-7개씩 피며,
화피 가장자리에 주름이 진다. ⓒ 현진오
자생지와 식재지 구분해서 관리해야
진노랑상사화는 중국에 분포하는 기본종에 비해서 비늘줄기에 긴 목이 있고,
꽃줄기가 40-70센티미터로 더 길다는 등의 특징을 들어
2003년 우리나라 특산 변종으로 공식 기록되었다.
잎은 길이 30~40cm, 너비 1.5~2.5cm이며, 2월에 나와서 5월까지 남아 있다.
꽃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에 4-7개가 꽃줄기 끝에 달리며, 화피 가장자리에 주름이 진다.
진노랑상사화는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꽃과 잎이 만나지 않는 독특한 습성과 함께,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원예자원으로서 인기가 있다.
게다가 상사화속의 한국 특산식물 가운데 붉노랑상사화, 제주상사화 등은 교잡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지만, 진노랑상사화는 열매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품종개량에 안성맞춤인 유전자원으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진노랑상사화는 몇 곳밖에 되지 않는 자생지를 철저하게 구분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증식된 개체를 여러 곳에 식재하고 있는데
이를 구분하여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자생지인지 식재지인지를 알 수 없게 되고,
결국은 자생지 자체가 없는 식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를 따라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상사화가
오래된 사찰 주변에 많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런데, 진노랑상사화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상사화속의 다른 모든 종들도
사찰 주변에 주로 생육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사찰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종들이 한반도 생육환경에 맞게 진화한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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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2014.09.02 ⓒ ScienceTimes
상사화(Magic Lily)
학 명 : Lycoris squamigera Maxim.
꽃 말 : 이룰 수 없는 사랑
원산지 : 한국
이 명 : 개난초, 개가재무릇, 이별초
[꽃이야기]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제주도를 포함한 중부 이남에서 자생합니다.
상사화(相思花)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지방에 따라서 개난초라고 부르기도 하고,
녹총(鹿葱), 이별초(離別草) 등이 있습니다.
상사화는 세계적으로 대략 13~20 종이고 우리나라에는 아래의 8종이 있습니다.

▲ 상사화

▲ 진노랑상사화[개상사화]

▲ 붉노랑상사화

▲ 백양꽃

▲ 위도상사화

▲ 제주상사화

▲ 흰상사화

▲ 석산(꽃무릇)
상사화는 관상용·약용으로 쓰이는데 화단에 심어 여름에 탐스런 꽃을 감상하고
꽃에서 나오는 전분은 구확작물의 역할을 하였으며 한방에서 해열, 거담제, 통증완화제로
사용하였고, 근래에 와서는 상사화의 알칼로이드에서 암치료제를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크기는 50∼70cm 정도 자랍니다.

비늘줄기는 넓은 달걀 모양이고 겉이 검은빛이 도는 짙은 갈색입니다.
꽃줄기는 곧게 서고 약간 굵습니다.

잎은 봄에 비늘줄기 끝에서 뭉쳐나고 줄 모양이며 6∼7월에 마릅니다.

꽃은 8~9월에 피고 꽃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4∼8개가 달립니다.
총포는 여러 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바소꼴이며 막질(膜質: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
입니다.

씨방은 하위(下位)이며 3실이고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전설]
절 주변에 주로 자라며 꽃이 있으면 잎이 없고, 잎이 있으면 꽃이 없기 때문에 화엽불상견
(花葉不相見)이라 하여 일생 동안 고고히 살아가는 스님의 삶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
옛날 어느 절에서 젊은 스님은 비를 흠뻑 맞은 세속의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한 눈에 반한 스님은 연정(戀情)이 더해 갔지만 스님이라는 신분으로 세속의 여인과
사랑의 열매는 맺을수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에 타오르는 연정은 가눌수가 없어 사무친 그리움이
더해져 시름시름 앓다가 숨을 거두었다.
이듬해 이 스님의 무덤에서 자라난 풀이 바로 상사화라라고 한다.
(2)
옛날 어느 마을의 부자 집 예쁜 딸과 가난하지만 부지런하고 마음씨 착한 청년이
서로 사랑하였다. 그러나 부잣집 딸 아버지의 제재로 두 사람은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고
비련(悲戀)의 죽음으로 끝나, 그 묘지에서 상사화로 자라 꽃이 피었다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상사화는 꽃과 잎이 따로 피고, 연분홍색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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