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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오씨 대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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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댁 손자 글방 스크랩 이집트 문명전(1)
오대댁(병연) 추천 0 조회 93 09.07.16 11:4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7 11일 일요일 아침

 

장대비가 쏟아 붓고 있다.

이런 날 가기 좋은 곳 중 하나가 박물관이다.

주섬주섬 챙겨 나서는데 애 엄마가 잠콴하고 검문(檢問)을 한다.

 

이 비 맞으며 대체 어디를 가느냐?

궁금한 것도 많다.

용산 중앙박물관 가서 이집트 문명전이나 볼까 한다니,

같이 가자고 한다. 단 교회 갔다 온 다음 오후에..

 

그러기로 하고 죄 많은(?) 아내는 용서받으러 예배당으로,

결백한(?) 나는 논날비를 맞으며 뒷산-대모산으로 갔다.

 

이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산에서 비를 쫄딱 맞아서가 아니다. (그럴 줄 알고 간 것이니..)

오후에 박물관 가니 아이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 날뛰는 애들에게 엄마나 도슨트들이 피라미드, 파라오에

미라가 무엇이니 가르치고 있으니 정신 없이 시끄럽다.

 

어른은 어른대로 오디오 설명기기를 귀에 끼고 열심히 듣는 것은 좋은데

유리에 머리통들을 딱 붙이고 들여다 보면서 오디오 설명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를 않으니 유물은 사람 틈새로 겨우 보일 뿐이다.

 

애초 마음먹은 대로 혼자라도 아침 일찍 갔어야 했다.

이 나이에 동부인해서 무슨 모양이 살겠으며 부귀영화를 누리겠는가?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이번 이집트 문명전은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에서 보내 온 유물로 꾸몄다.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두 나라가 발음은 비슷하지만 어원은 다르다.

 

오스트레일리아(Autailia)의 어간 오스토로(austro)는 라틴어로 남쪽이니

남쪽에 있는 대륙이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로 외스트라이히(Oest Reich )인데

외스트(oest)는 오스트(Ost)의 변음(變音)으로 남쪽이 아니라 동쪽이다.

라이히(Reich)는 제국이니 외스트라이히는 동방제국(東方帝國)이란 뜻이다.  

 

지금은 아주 작은 나라지만 오스트리아는 1차 대전 전에는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남부, 이태리 북동부, 발칸반도의 상당수를 영유했던

(서유럽) 동쪽의 큰 나라였으니 동방제국(東方帝國)이라고 할만도 했다.

 

그러나 바다 건너 식민지를 열심히 경영한 제국은 아니었으니

해외 약탈(?) 물량은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서울로 진품을 보낸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영불에 비해

소장한 이집트 유물이 원천적으로 빈약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이나 르브르에서 그 엄청난 이집트 유물을

본 사람은 이번 전시회 와서 애개 요거야 ! 또 대영박물관은 공짜-무료

입장인데, 이걸 가지고 10,000 원이나 받아 먹느냐?할 수도 있겠다.

 

아니꼬우면 비행기 타고 이집트나 영국 가면 되고, 아니면 군 소리 말고

여기서 봐야 하는데, 딴 생각 하지 않으면 그런대로 만원 가치는 있다.

요새 만원이 뭐 맥 있나? (BC 카드 내밀면 2천원 할인해 준다.)

 

 

누트

 

고대 이집트 인()들은 태초의 바다 (Nun) 에서 태초의 언덕이 떠 올랐다

고 생각했다. 이때 태초의 신() 아툼(Atum)은 이미 존재했다.

아툼은 자가수정으로 대기의 신 와 습기의 신 테프누트를 만들었다.

 

대기()와 습기(테프누트)로부터 하늘의 여신 누트가 생겨났는데

슈가 누트를 높이 들어 땅의 신 게브 로부터 떨어뜨려 놓았다.

 

 

 

 

사진: 위에 쳐 들린 것은 하늘의 여신 누트

가운데는 대기의 신 ’, 땅을 짚은 이는 게브

 

 

오시리스, 이시스와 호루스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와 네프티스는 누트의 자식이다.

오시리스는 누이동생 이시스와 결혼하고 왕-파라오가 되어 이집트를 다스렸다.

 

고대 이집트에서 ‘누이여 !’는 ‘아내여 !’와 같은 말이었다.

그렇다고 이집트 왕실이 근친결혼을 계속 했다는 뜻은 아니다.

고왕조 중 일부와 (클레오파트라로 유명한) 마지막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실제로 남매결혼을 한 사례도 있지만, 그 보다는 파라오의 왕비는

이시스(=누이)의 화신이요, ‘신의 아내’니, 상징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집트 신화는 성경-구약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그러고 보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Sarah)는 그의 이복누이동생이었다. (창세기 20장 12절).

 

 

 

사진: 오시리스

 

동생 세트는 형 오시리스를 사악한 꾀로 속여 죽이고, 갈기갈기 찢어서

이집트 곳곳에 뿌린다. 아내자 누이인 이시스는 남편의 시신을 찾아 떠나고

마침내 모두 모아서 원래대로 붙여 땅에 묻는다.

이로써 오시리스는 저승을 다스리는 신이 되었다.

 

 

 

 

사진 : 맨 왼쪽은 죽은 사람. 그 옆 자칼의 머리는 아누비스 신.

맨 오른쪽 의자에 앉아 있는 인물은 오시리스.

망자(亡者)가 아누비스의 인도로 오시리스 앞으로 심판 받으러 간다.

가운데 있는 저울은 심장을 달아 유, 무죄를 가리는데 쓰는 것이다.

 

 

 

 

사진: 이시스

 

오시리스가 죽은 뒤 이시스는 남편이자 오빠 오시리스의 아이를 임신

곧 처녀인 채로 수태 (受胎)한다. 이 아이가 호루스다.

이시스는 세트를 피해 갓난아기 호루스를 나일강 삼각주 갈대 숲에 숨긴다.

 

 

 

 

사진 : 매의 머리를 한 쪽이 호루스다. 

 

숨었던 호루스가 돌아와 교묘한 꾀로 마침내 세트를 제거하고,

이시스와 결혼한다. 호루스는 바로 오시리스의 부활 인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먼저 파라오는 오시리스, 지금 파라오는 호루스지만,

왕비는 언제나 이시스였다.

 

이집트 신화와 성경

 

구약, 그 중 처음 다섯 편 보통 ‘모세 5경(五經)’, 유대교에서 토라(Torah)

라고 부르는 부분의 이야기들을 신화학적으로 접근하면

이집트 신화와 구조적으로 매우 닮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이집트 신화와 모세의 이야기를 비교해 본다.

 

 

모세의 아버지는 자기 고모와 결혼했는데 이 이야기는 직접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레위 지파-모세의 가계를 다루는 부분에 슬쩍 들어가 있다. 

 

아므람이 그 아비의 누이 요게벳을 아내로 취하였고

그가 아론과 모세를 낳았으며….’ (출애급기 6 20)

 

 

이 세상에서 고모와 결혼하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대단히 희귀한 일이다.

 

이는 이시스가 호루스의 어머니이자 고모인 것과 연결해서 봐야 할 것이니,

파라오-호루스가 언제나 이시스와 결혼하는 구조가,

모세의 아버지 때부터 중첩적(重疊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히브리인 갓난아이 중 사내아이는 다 죽이라는 파라오의 명령을 피해

모세를 상자에 넣어 나일강 갈대 숲에 숨기는 장면은,

이시스가 세트의 손을 피해 호루스를 갈대 숲에 숨기는 것과 완전히 같다.

 

모세를 구해 낸 것은 파라오의 누이동생이니,

이 공주가 이시스 여신인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도망간 모세가 돌아와서 파라오와 대결하는 장면은

호루스가 세트와 꾀로 겨루는 것과 닮았다.

 

모세의 아내는 출애급기 초반에 잠깐 나오다가 더 이상 이야기가 없다.

대신 누이가 있어 공주가 갓난 아기 모세를 건져 낼 때 숨어서 지켜 본다.

이 때는 이름이 없는데 모세의 손위 인 것 만은 분명하다.

 

그 뒤 출애급기 후반에 아내 대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누이로

미리암이 나온다. 이름 없는 손위 누이와 이 미리암이 같은 인물인지?

하여튼 신화학적 해석은 미리암은 모세의 누이자, 아내다.

 

그런데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에게 미리암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여호수아 (현대 영어 죠슈아)는 발음적으로 예수와 비슷하다.

히브리어 연구가에 의하면 미리암은 후대의 마리아와 어원이 같다고 한다.

 

다 알겠지만 신약은 온통 마리아다. 동정녀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 또 다른 마리아...

유대인들은 딸만 낳으면 마리아라고 이름 지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시스와 호루스, 미리암과 여호수아, 마리아와 예수 생각하며

전시회를 보기 시작하는데, 얼마 안 있어 눈길을 끄는 유물이 하나 있다.

 

 

이시스와 하포크라테스 (호루스)

 

 

 

사진: 이시스와 하포크라테스

기원전 7-6세기, 청동상,  H 17cmm W 5.3cm, D 6.5 cm,

 

동상은 이시스 여신 머리에 가발이 있고 그 위에 독수리 관,

다시 그 위로 암소 뿔이 달린 태양원반을 얹었지만,

그렇게 크게 하면 표정을 잘 볼 수 없어 위 아래를 잘라서 올렸다.

 

의자에 앉은 이시스 여신이 아기 하포크라테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하포크라테스란 아기 호루스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 조각을 보는 순간 아.. 이건 하는데

해설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어린 신에게 수유하는 이시스의 모습은 이후 기독교에서

아기 예수에게 수유하는 마리아의 도상에 영향을 준다..

 

이 설명이 없더라도 보는 순간 마리아와 예수가 그냥 떠오르지 않는가?

 

예수에게 수유하는 마리아 상 사진 가진 것이 없어

대신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를 올린다.

 

 

 

사진: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

저거 하나 만 보고 와도 로마까지 간 보람이 있다.

지난 번 전주 전동성당에 갔더니 마당에 이 피에타 복제품이 있었다.

 

 

모세 이전 요셉의 이야기도 구조적으로 이집트 신화와 닮았다.

야곱이 가장 사랑하던 아들 요셉은 노예상인에게 팔려서 이집트로 간다.

그러다가 옥에 갇히고, 감옥에서 요셉은 파라오의 꿈을 해석하고

그 공으로 총리대신이 되었다. 그런데 이게 보통 총리대신이 아니었다

 

바로의 인장 반지를 빼어 손에 끼고, 세마포 옷을 입고 금사슬을 목에 걸고,

바로의 버금 수레에 타고 가면 무리가 그 앞에서 소리지르며 엎드리면서

애굽을 총리하였다. 또 바로가 요셉에게 말하기를 애굽 온 땅에서

(=요셉) 허락 없이는 수족을 놀릴 자가 없으리라 한다. (창세기 41: 41/45 요약)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이런 2인자는 세상천지에 존재할 수가 없다.

파라오의 반지를 끼고, 그 앞에서 감히 수족을 놀릴 자가 없다면

그건 총리대신이 아니라 파라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요셉은 신화학적으로는 이집트의 총리대신이 아니라 파라오가 된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파라오가 늙으면 아들이나, 아들이 아니라도

후계자를 공동통치자로 삼는 관습이 있었다.

늙은 파라오는 오시리스요 젊은 공동통치자-파라오는 호루스다.

이집트 신화의 구조 상 젊은 파라오 요셉은 곧 호루스다.

 

감옥에 들어가기 전 요셉은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 노예로 있었다.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에게 반하여 구애(求愛)한다. 요셉이 거절하자,

무안해진 보디발의 아내는 강간하려 했다고 무고하여 감옥으로 보낸다.

그런데 나중에 요셉은 의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낫과 결혼한다.

(창세기 4145)

 

보디발의 아내에게 혼이 났던 남자가 결혼은 보디베라의 딸과 한다고?

보디발-포티파르(Potiphar)와 보디베라(포티퍼라-Potiphera)는 모음 하나 차이로

완전히 같은 이름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보디발, 보디베라가 죤이나 톰처럼 흔한 이름이었을까 ?

 

신화학에서는 별 고민하지 않고 이 둘을 같은 인물로 본다.

 

요셉은 보디발의 아내, 보디베라의 딸과 결혼했고, 이 결혼에 친권을

행사한 것은 보디베라가 아니라 늙은 파라오다. (창세기 41장 44절)

늙은 파라오의 양녀가 됨으로써 보디베라의 딸은

신화의 구조상 이시스의 여신이 되는 것이다.

 

 

 

사진: 호루스와 호렙헤브, 기원전 1353-1315,  H152 X W73.1 X D77 cm

 

왼쪽은 이집트 제 18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호렙헤브

오른 쪽이 호루스인데 매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다.

파라오와 호루스가 쓴 이중 왕관은 상하 이집트의 상징이다.

 

 

 

사진: 호루스의 매., 기원전 4-2세기, H 51.5 X W 19  X D 46 cm

매는 호루스의 신성한 동물이다.

 

이상 이집트 문명전 본 이야기 1편을 마치는데,

성경 이야기에 신화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내 혼자 생각이나 이단(異端)의 설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현대 신화학에서 널리 알려진 이론을 요약한 것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병적으로 원리주의에 집착하는 한국개신교 교단은

이런 접근자체에 불편해 할 것 같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이런 계통으로 더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책을 소개한다.

 

좋은 책이 여럿 있겠지만 필자가 위에서 말한 주제로는

에드먼드 리치(Edmund Leach 1910-1989)의 ‘Structuralist Interpretation

of Biblical Myth’를 (성서에 나타난 신화의 구조적 해석’”이 맞을 것 같은데

한길사에서 ‘성서의 구조인류학’으로 번역 했다)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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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7.16 18:21

    첫댓글 잘보고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모르는것이 너무 많습니다 나에게는

  • 09.07.18 04:59

    근친 결혼 미혼출산 참으로 혼란스러운 이집트의문화 호루스 호루자식 어쩌면 비슷하기도하군요 하하 이런생각이 드는이유는 자유 분방한 세계 에드먼드리치(Edmund Leach 1910-1989)의 ‘Structuralist Interpretation of Biblical Myth’ 재미있을것같군요 아 전헤린 지금보고있는데 다음에는 에드먼드 리치를 구입해 봐여겠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구룡초부님은 박물관 입장료 받으면 안될것같은데요 올려주신 글만 보아도 몇백만원 값어치는 되고도 남습니다,함오가문 구룡초부님 후원회를 먼저 만들어야겠습니다,안그런가요?감사합니다 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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