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50 고쿠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일본 전철은 조용~~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전부는 아닌가봐요.
이 사진을 찍었을땐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시간이 임박해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 탔을땐 일행들끼리 잘만 떠들더라구요.ㅋㅋ
고쿠라까지 간 후 선실을 함께 이용한 성격좋은 두 자매와 고쿠라 성으로 함께 갈까 하다가
다음날 유후인 행 버스를 사전예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른 가서 예약을 해야 할 것 같아 돌아가는 배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빠이빠이를 했죠.
미리 알고 간 바로는 고쿠라에서 하카타역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는 없고 일단 텐진 교통센터로 가서 거기서 하카타행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해서 고쿠라역 인포메이션에 물어봤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아. 지금 와서 살짝 후회되는 것. 이 성격 좋은 자매 중 한명이 일본어를 꽤~하는 것 같더군요.
찰싹 붙어서 쫓아다닐껄 그랬나 싶더군요.ㅎㅎ
아. 혹시나 우리 카페 회원이진 않을까 싶어서 일정 짜면서 다음의 카페에서 많이 정보를 얻었다~그런식으로 얘기를 꺼냈는데 모르는 눈치더라구요.^^;
09:30 고쿠라에서 텐진행 버스는 이세탄 백화점 앞에서 타면 되는데요. 여기서부터 저의 저주받은 방향감각이 발동 걸리기 시작합니다. 정류장이 예를 들면 오른쪽에 있다 치면 (물론 지금도 정확한 방향 생각안납니다.ㅋㅋ) 왼쪽으로 백화점 주변을 한바퀴 빼앵 돌고 나서 결국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봤는데요 바로 코앞에 정류장이 있더라구요.ㅋㅋ
혼자라는 불안감 때문일까 마침 행선지에 텐진이라고 쓰인 버스가 오길래 자세히 볼 생각도 안하고 왠지 허둥지둥대며 무작정 올라탔는데요.
고쿠라에서 텐진까지 1시간 20분가량 소요된다는 건 알고 있긴 했는데. 너무 무작정 탄것 같아 살짝 불안하더라구요.
살짝 살짝 졸면서 눈을 번쩍 떴는데. 방송에서 '구라모토'라는 지명이 나오더군요.
구..구라모토? 이때부터 당황해서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는데 옆에 사람에게 텐진으로 가는 버스가 맞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한참을 달린 후라 '아니면 어쩌지? 내려야 하는건가? 어쨌든 텐진이라고 써 있었는데..'등등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불안하게 계속 전광판을 확인했답니다.
어느정도 달리다가 후쿠오카 공항을 지나며 '구라모토'를 '구마모토'와 착각했다는 사실을 자각했지 뭐에요.
바보같기는.-_-;;;
일단 한숨 돌리긴 했지만 역시 허둥지둥 탔던 것이 못내 불안하더군요.
11:00 하지만 역시나 버스는 무사히 텐진 교통센터에 도착했고 내리면서 산큐패스를 쓱 내미니 운전사가 제대로 본건지 만건지 쓱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몰라 청소하는 아주머니께 하카다역행 버스를 어디서 타냐고 물어보니 버스노선도를 가리키면서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더라구요.
버스 정류장마다 번호가 적혀있어 찾기 쉬웠는데요.
교통센터에서 나오면 이렇게 텐진코어가 떡하니 보이는데요. 길을 건너 텐진 코어 오른쪽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니 정류장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정류장을 잘못 가르쳐 주신거 있죠.ㅋㅋ 4A 정류장인데 4C로 가르쳐 주신거에요.ㅎㅎ
그치만 바로 옆이라 금방 찾았고. 역 이름들을 한자로 적어간 것이 큰 도움이 됐더랬죠.
감이 이상하길래 노선도를 유심히 보길 잘했죠.ㅋㅋ
11: 20 문제는 하카다 도착 후. 버스 안에서 당황했던 것이 여파가 남은건지..
또다시 발동걸린 형편없는 방향감각.
호텔을 기점으로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캐리어를 끌고 뱅글뱅글 도는데 목은 마르고 배는 고프고.
음료수를 좀 빼마실까 하다가도 호텔 찾는데 급급해서 그럴 여유조차 못가지고 뱅글뱅글.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회화책에서 본 완벽한 일어문장으로 물어보면 뭐하냐구요.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을 당췌 알아듣질 못하는데.
길을 몇번을 건너기를 반복. 겨우겨우 호텔을 찾았는데. 허이구. 애매하다면 애매하지만 그래도 알고 나면 별로 찾기 어렵지 않은 곳에 있었지 뭐에요.ㅠ.ㅠ
약도에도 적혀 있고 출발전 여행사 직원이 분명 '치쿠시' 방면이라고 했는데 오로지 '스타벅스를 끼고 옆으로 돌아서 가면 어쩌구 저쩌구. 편의점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기억밖에 안난 거에요. 하카타역 주변에 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스타벅스 두개입니다. 두개이구요.ㅠ.ㅠ 편의점. 엄청나게 많습니다. 호텔도 엄청나게 많습니다.ㅠ.ㅠ
암튼 그렇게 뱅뱅뱅 돌다가 요도바시 카메라를 겨우 발견하고 (아니 그렇게 큰 건물을 왜 그제서야 발견한건지. 참나.-_-;;)
그 건물을 기점으로 겨우겨우 찾았지 뭐에요.
물론. 요도바시 카메라를 발견하고도 어느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 길가던 아주머니 두명에게 물어봤는데 자기네들도 오사카에서 온거라 잘 모른답니다.
그러면서 요도바시 카메라 주차요원으로 보이는 아저씨를 가르키며 그 아저씨에게 물어보라 하시더군요. 그러다가
좀 더 가까이에 있는 아저씨를 가르키며 '아 저기도 있네요' 하길래 무작정 그 아저씨에게 가서 물어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죄송하네요. 쉴새 없이 차가 와서 바쁜 와중에도 약도를 열심히 들여다보시면서 전혀 싫은 기색 없이 잘 가르쳐 주시더라구요. 그 아저씨가 가르켜준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어 드디어 호텔을 찾게 된거죠.ㅎㅎ
(아. 일본어 거의 못알아 듣는데. 오사카라는 소리와 아~하면서 아저씨를 가르키는 손짓에서 왠지 다 알아듣게 되더라구요.ㅋㅋ 좀 살다 보면 일어실력이 금새 늘것만 같은 느낌이.ㅋㅋ)
저의 방향감각이 어느 정도냐면..
하카타에서 2박하는 동안 내내 호텔로 갈때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마지막 날 백엔샵에서 1층으로 내려올땐 이상한 출구로 나오는 바람에 밖으로 나와버렸지 뭐에요.ㅋㅋㅋㅋ
체크인은 3시부터 가능했기 때문에 일단 짐을 맡기고 다음날 갈 유후인 행 표를 예약하기 위해 길을 나섰어요. 아무리 보상으로 산큐패스를 무료로 받았다지만 꽤 비싼 가격탓에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서는 순간까지도 유후인 노모리를 탈까말까 고민했는데요~ 이왕 온 여행인데 산큐패스를 무료로 받은 것도 쉽게 잡을 수 있는 찬스도 아니고 이것저것 체험해 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하카타역 티켓 판매소에서 유후인 노모리 편도를 예약했습니다.
회화책을 뒤적여서 편도라는 단어를 찾아서 제일 이른 시간으로 달라고 했는데요.
이번 연휴가 워낙 피크라 한국 관광객이 많아 자리가 없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했는데 바로 티켓을 발매해주더라구요. 4400円
쉽게 예약을 하고 자신감 충만해져서는 하카타 버스센터 3층으로 가 유후인에서 하카타로 오는 버스표를 예매를 했어요.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
영어도. 일어도 못해도 좋아요. 어짜피 이 사람들도 나처럼 영어 못하긴 매한가지이고. 제가 느낀 바로는..
저 못지 않게 이 사람들도 말을 걸면 친절하긴 하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답니다.ㅋㅋ
길을 물을때나 티켓을 예약할 때 제일 기초적인 영어를 써주면 만사 오케이
'아이 원트 프롬 유후인 투 하카타에끼' 라고 말하니 판매원도 똑같이 되풀이하며 확인해주시더라구요. 뭐 그런식으로 얼레벌레 예약 완료. 므흣.
13:30 점심을 해결할 계획이던 요시노야를 찾기 시작했어요.
호텔 찾느라 진을 다 빼버리는 통에 좀 가보다가 없으면 아무데나 들어가야지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는게 아니겠어요. 와우 이 반가움이라니~!
그런데.
살짝 당황스러운 것이 다들 혼자 먹는 손님뿐들이긴 한데..죄..남자들뿐.-_-;;
살짝 망설이다가 들어가서 카페에서 얻은 정보대로 소심하게 '나미잇쵸' 라고 말하니 카페에서 본 대로 고기덮밥 한그릇을 내놓더군요.ㅎㅎ 가격은 380円
다 먹고 나니 배부르긴 했는데..'일본 음식은 닝닝하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온 저의 생각을 확 엎어버리는 맛이더군요.
음식 먹을때 짠것보다 싱거운 것을 더 잘 먹는 저인지라 밥과 비례해서 적지 않은 양의 고기가 꽤 짜서 먹는데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너무 힘들땐 밥 먹는 것도 힘들때가 있잖아요. 딱 그런 느낌이었음.ㅋㅋ
그래서..
남길까 하다가 에너지 충전도 해야 하고 왠지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해서 끝까지 다 먹었답니다.ㅎㅎ
덕분에 꽤 든든했다죠.ㅎㅎ
14:20 시내버스를 타는 하카타 교통센터 1층에 경비아저씨처럼 보이는 아저씨에게 일정표를 내밀며 오호리 공원 버스 정류장 이름이 적힌 것을 가르치며 '게이트 넘버?' 하고 물어보니 '아~아라토 잇쵸메~'하시면서 2번 게이트라고 알려주시더라구요. 자신감을 가지고 '버스 넘버?'하고 물어보니 별 대답을 안해주시길래 2번 게이트로 가서 노선도를 열심히 살피고 있자니 어느새 따라오셔서 노선도를 확인하시곤 버스 번호를 알려주시더군요. 친절하셔라.ㅎㅎ
역시 지명 적어가는 건 필수 같아요. 전광판을 노려보다가 가고자 하는 지명이 나오면 벨누르고 하차하면 절대 잘못 내릴 염려 없음.^^
정류장에 내리니 오호리 공원 이정표가 바로 보이고 이정표대로 가니 오호리 공원의 멋진 정경이 펼쳐지더군요.
와~하고 탄성이 저절로 나왔어요. 물의 공원이라고 했던가요? 가벼운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개를 끌고 나와 산책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구요.
혼자서라도 오길 잘했어. 라는 생각이 들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더라구요.
조류 관찰을 하기에도 좋은 공원이라고 그러더니 새들도 많더라구요. 까마귀도 깍깍 울어대고.ㅋㅋ
여행을 하며 까마귀 울음소리를 자주 들었고 바로 옆에서 까마귀를 보기도 했는데 (사람 가까이에도 잘도 있더군요. 저희 동네 네 상징 새가 까치라 까치를 엄청 많이 보는데 꼭 우리 동네 까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ㅋㅋ)
예전에 일본에서는 까마귀가 길조로 여겨진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문인지 별로 기분나쁘진 않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라면 기분나빴을텐데..역시 아는 것이 힘~!ㅎㅎ(근데 맞나요?ㅎㅎ)
그런데 이 공원에선 사람들이 새들에게 먹이를 잘 주는 건지 아님 국경을 초월하고 비둘기란 종족들은 원래 용감한 건지..
벤치에 앉아있는데 비둘기 두세마리가 '뭐 먹을꺼 없수?' 하는 듯한 눈빛으로 저를 똑바로 쳐다보며 슬슬 다가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허걱.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비둘기들이 사람을 별로 겁내지 않긴 하지만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가오진 않지 않나요?
살짝 냉소적이면서(어디까지나 저의 느낌입니다.ㅋㅋ) 사람들이 가까이 오면 옆으로 아무렇지 않게 쓱 피하는 게 다였던 것 같은데.-_-;;
아무튼 기겁을 해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려다 그럼 푸드득 거릴것 같아 소심하게 발을 한번 탁 구르며 '워이~!'하니
'에이 이 사람은 먹을 거 줄 사람같이 안 보인다 가자'그러는 것처럼 동료들과 함께 금새 체념하듯이 돌아서더군요.-_-;
오호리 공원 내부에 위치한 일본 정원입니다.. 계란빵 아가씨님 여행기 본것이 생각나 입장료 240円을 내고 들어가봤습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정원을 재현해 놓은곳이라는데 와~정말 볼만하더군요. 하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240円이란 가격은 좀 과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긴 했지만 그래도 들어와보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정원을 보고 시립 미술관에도 들어가볼까 했는데
이놈의 막돼먹은 체력..
그래도 계획한 건 다 보고 싶단 욕심에 (사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할땐 천천히 돌아보고 힘들면 적당히 생략하고 그렇게 여유있게 다녀야지 생각했는데 그게 또 계획대로 안되더라구요.ㅎㅎㅎ)
모모치로 향했습니다.
아..여행기 쓰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던..
눈꺼풀의 무게가 더 더~늘어나기 시작하는군요.
특별한 시도도 안해봤고 많이 다녀보지도 않고 별 볼일 없는 여행기지만..
오늘은 여기서 접고 나머지는 내일..^^
<출처 : 후쿠오카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