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 그치면!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만난 시구입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래 전 일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봄이 되어 내리는 봄비를 볼 때마다 항상 제일 먼저 이 시구가 마음속에 떠오릅니다.
요즘 봄비가 자주 내립니다.
아니나 다를까 봄비를 만날 때마다 또 다시 이 시구를 마음속에 떠올립니다.
그리고 괜한 감상에 젖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을 짓곤 합니다.
그것이 마음속에 있든, 어디에 있든, 봄비와 함께 강나루 긴 언덕에 짙어오는 풀빛은 우리를 들뜨게 하는 그 무엇을 선물해주거든요.
그것이 서러운 풀빛이든, 온 세상과 함께 기뻐 노래하는 풀빛이든 상관없습니다.
봄비와 함께 강나루 긴 언덕에 짙어오는 풀빛은 우리를 풍족하여 넉넉하게 하고 괜히 들뜨게 합니다.
지금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고난당하신 일을 묵상하며 지내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음 주간이 고난주간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일을 기념하는 수난일입니다.
이렇게 고난주간을 지나고 나면 부활주일입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를 통해 선물해주신 그 은혜가 간절해집니다.
그 어느 때보다 그 은혜를 더욱 풍성하게 누릴 거룩한 기회입니다.
사순절 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지난 주간에도 이번 주간에도 봄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봄비와 함께 사순절을 보내고 있네요?
그래서 앞서 인용한 시구가 새로워집니다.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새 생명의 풀빛이 짙어오것다.
고난주간, 그리고 부활주일과 함께 우리 속에 새 생명의 역사가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온 세상이 봄기운으로 즐거워하고 충만한 이때, 부활의 주님께서 선물해주신 새 생명의 역사로 온 세상이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