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참으로 용케도 피해간다싶을 정도로 비없는 나날들이었는데요, 제주도는 그랬지만 육지 (저도 어느샌가 제주도 사람들 표현을 쓰고있네요)쪽은 너무 많은 비로 인해 여기저기 재해가 있는 듯 합니다. 사망자 숫자도 점점 늘어나니 실종자들의 숫자까지 더해지면 역대급일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 생활 중에 죽고 다치는 사고는 안타까운 면이 더욱 커집니다.
제주도는 극단의 날씨 회오리 중입니다. 격하게 뿌려대는 빗줄기 아니면 너무 뜨거워 데일듯한 햇빛, 한 지역에서도 이 극단의 날씨를 오락가락하니 날씨구경도 볼만합니다. 10분 단위로 이렇게 풍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오전에 드라이브라도 할 겸 나왔지만 그 쉬운 드라이브는 이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이번 장마날씨처럼 어찌보면 가장 쉬운 드라이브도 가장 어려운 지경으로 가는 건 근이의 다이너마이트급 막무가내식 낚아채기를 저지할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차타고 경치보면서 오늘같은 날은 오락가락 날씨도 감상하면서 그리고 이것저것먹기도 하면서, 드라이브는 우리의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늘 시완이도 폭탄급이라 생각했는데 다이너마이트 급에 비하니 아주 양반입니다. 무조건 과자봉지를 다 쏟아버리니 하나씩 주면 준이나 완이가 들고있는 걸 낚아채 순식간에 바닥에 쏟습니다. 바닥에 다 쏟아진 걸 줏어먹는 걸 보는 것 너무나 큰 고통입니다.
말리고 혼내기에는 완전 상습범이기도 하고 어차피 누군가가 있어도 계속해서 뭔가를 입에 넣거나 차 바닥 무엇이라도 먹기 때문에 모양이 남아있는 과자를 먹는게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얼음컵에 콜라 부어먹으려는 태균이 컵도 순식간에 차바닥에 내팽겨쳐지고, 완이의 콜라컵도 허무하게 낚아채져서 준이 옷까지 젖었습니다.
대폭발 다이너마이트는 완이가 소변을 컵에다 보고 제가 받아 비워내려는 순간, 순식간에 들어오는 손공격으로 인해 엎질러지고 튕겨져 나가는 오물들입니다. 오물을 오물처럼 여기지 않은 지 한참되었지만, 그래도 오물은 오물의 자리로 가서 처리되어야 하는데 우리 코 앞에서 춤을 췄으니 차청소의 미개인인 저도 이제는 어디다 맡기든 해야 될 듯 합니다.
제가 참 물휴지를 안쓰는 사람인데 요즘 어쩔 수 없이 물휴지에 고마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물휴지로 닦은 손이 자꾸 입으로 들어가니 물티슈의독성화학물질들을 상당수 먹게되는 꼴이라서 저의 지독한 의심의 대상인데도 차라리 독성물질이 낫다싶기도 합니다.
근이는 이미 치유되기 어려운 약시가 너무 강하게 모든 걸 지배하고 있습니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는 그나마 나은데 탁트인 야외공간에서는 아예 오른쪽 눈을 사용하지 않으려 감아버립니다. 오른쪽눈 사용을 피해보려는 얼굴의 표정이나 근육이 이미 너무 굳어지고 있습니다.
오른쪽눈 비비기, 때리기, 가리기 등 너무 걱정되는 행동들이 많습니다. 아이의 안구이탈로 인한 약시현상은 이미 행동 지배력이 너무 커져서 개선이 될 것같지가 않아 그것 때문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이가 표현은 할 수 없겠지만 아이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다음과 같이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안면인식은 있는 편이라 세번째 장면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한쪽 눈가림치료(잘보이는쪽 눈을 가려야 합니다)가 필요하다고 발달학교 다닐 때 그렇게 교육을 시켰지만 실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경우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눈가림치료인데 현재 상태라면 하루 한시간 이상 3년 이상은 해야합니다. 아이의 감각문제를 심리문제로 해석했던 세월은 되돌리기에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만회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거의 8년 전의 일인데 근이랑 너무 비슷한 증세를 가진 여자아이를 돌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미 15살이었고 타고난 예쁜 얼굴은 하도 손으로 한쪽 눈을 가려서 괴이해진데다 아무데서나 눕고 주저앉아버리니 아무 것도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다 심인성 경기발작 행동이 너무 커서 뭐든 반항하기, 갑자기 감정폭발하기, 옴짝달싹 절대 움직이지 않기 등 사람속 뒤집어놓기가 특기일 정도로 어려워진 아이였습니다.
심한 구강자극에다 먹을 것에의 집착, 아무거나 손으로 허겁지겁먹기, 계속 손깨물기 등등 근이가 조금더 이대로 세월을 보내게 되면 맞이할 지도 모를 그런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괴물이 된 너무나 예쁜 딸이지만 그걸 너무 많이 잃어가는 모습에 어찌해주기가 아무 것도 나오지 않던 그 시절... 결국 2층 숙소 자기방에서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바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아이가 많이 생각납니다.
약시와 안구실행증이 이렇게 무서운 것임을 다시한번 깨달아봅니다.
첫댓글 아고 보통 죽여도 못할 일을 선택하고 햐시는 대표님, 넘 대단하셔서 뭐라 표현할 수 없네요.🍒
지금은 시집가서 곧 아이엄마가 될 조카가 어릴 적 사시여서 수술 전인가 후인가 한쪽 눈을 한참 가리고 지냈습니다. 정작 본인은 잘 견디는데 부모, 고모, 할머니가 짠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장애아의 경우는 본인도 못 견디니 부모는 오죽하겠나 싶습니다. 그 감정을 이기고 냉정하게 교육하는게 참 어려운 일인데, 그걸 대표님이 이제라도 도전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네요. 이 정성을 하늘이 감동해서 근이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오도록 기도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