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Reagan)이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1980년부터 1988년 사이 미국에는 유난히 많은 일이 일어났다. 2차 오일쇼크와 연 12%에 달했던 인플레이션, 러시아와의 냉전, 레바논 사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레이건의 경제 정책은 정부 지출 삭감과 감세(減稅)로 대변되는 ''''작은 정부''''와 규제 완화, 그리고 안정적인 금융정책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 ''''레이거노믹스''''도 그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날 무렵인 1984년까지 미국 경제를 부흥시키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재선(再選)에 도전해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49곳에서 대승을 거둔다. 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가장 일방적인 승리였다. 그 비결은 바로 그의 긍정적 사고방식과 유머에 있었다.
그는 취임한 지 몇 달 만에 저격을 당했고, 심장에서 불과 1인치 떨어진 곳을 관통한 총알은 폐를 손상시켰다. 그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동안 줄곧 피를 토하며 심각한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수술대에 누운 레이건은 집도를 맡은 의사들에게 "당신들 모두 공화당원이길 바래요!"라며 조크를 했다. 수술이 끝난 후에 그를 찾아온 부인 낸시 레이건에게도 "여보 미안해. 총알이 날아왔을 때 머리 숙이는 걸 잊어버렸어!"라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러한 레이건의 긍정적 사고방식은 당시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에 대한 지지율도 70%를 훨씬 웃돌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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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긍정적 사고방식은 조직 구성원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라고 한다. 리더가 주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통해 그들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표현하면 사람들은 리더가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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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하버드 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인 로젠탈(Rosenthal) 교수는 초등학교의 한 반에서 20% 정도의 학생을 무작위로 뽑았다. 그리고 교사에게 학생들 명단을 주면서 이들이 지적 능력과 학업 성취가 뛰어난 학생이라고 이야기했다. 8개월 후 이 학생들은 같은 시험을 본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월등히 높게 나왔다.
긍정적 사고를 지닌 리더들은 위기가 와도 이를 순간적이고 지엽적이며 극복 가능한 일로 생각한다. 반면 비관적 사고를 가진 리더는 이를 영속적이고 광범위하며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로 받아들인다. 동일한 현실이지만 이에 대한 반응이 결국 결과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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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을 설치는 대한민국의 많은 리더들이여. 오늘은 한번쯤 여유를 가지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게 어떨까? 힘든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괴로워하기 보다는 이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한 후의 행복한 장면을 상상해 보라. 마이클 조던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꿈과 희망을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 보라. 그들에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높은 기대감을 표현해보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나 충분한 자금보다 리더의 긍정적인 사고와 조직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기대이다. 현실에 바탕을 둔 냉철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리더이다. 다음주 월요일 아침 회의는 직원들에게 용기와 신뢰를 심어주는 이야기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
출처 : 인터넷 조선일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