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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무기제로팀원들이 '무차별 살상무기 집속탄 생산이 세계로 가는 한화의 꿈?"이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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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우리 한화에서 이런 걸 만든다고요?"
4월 15일 점심시간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는 대표적 비인도 무기인 '집속탄'의 생산을 반대하고, 한국 정부가 집속탄의 생산과 수출을 용인할 것이 아니라 '집속탄 금지협약'에 가입할 것을 촉구하는 피스몹이 열렸다.
피스몹을 벌인 '무기제로팀'은 자신들을 "살상과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무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무기산업ㆍ무기거래를 하는 한국 기업과 정부의 국방정책을 감시하고 금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한다.
무기제로팀은 서울 신촌 일대와 서울역 등지에서 건널목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집속탄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여왔으나 이번 피스몹은 캠페인의 대상을 무작위 대중이 아닌 한화그룹의 직원으로 좁혀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피스몹을 하는 시간도 직원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점심시간으로 잡았다.
집속탄은 공중에서 터지면서 내부에 있는 수백 개의 소폭탄들이 축구장 2~3배의 넓이로 퍼져 떨어지기 때문에 다수의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폭탄이며 불발탄 때문에 많은 민간인이 희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전해듣는 한화그룹의 직원과 시민들이 보인 반응은 대체로 놀라움과 의아함이었다. "아무 것도 몰랐다" 또는 "우리 한화에서 이런 것도 만드느냐?" 라고 묻는가 하면 '집속탄'이란 단어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피스몹은 '죽음의 비'라 불리는 집속탄에 희생된 민간인을 상징하며, 이날은 한화그룹 본사 앞 인도에 드러눕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들이 누운 자리에 놓인 플래카드에는 '무차별 살상무기 집속탄 생산이 세계로 가는 한화의 꿈?'과 '집속탄 생산, 수출국인 한국 정부는 집속탄 금지협약에 가입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피스몹이 시작되고 얼마 있지 않아 한화그룹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정식 직함을 물었으나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곳은 이미 한화에서 한 달 동안 집회 신고를 한 곳이기 때문에 여기서 집회를 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곳으로 가 달라고 요구했다.
무기제로팀 구성원인 경수는 "이건 집회가 아닌 문화행사"라며 "우리는 한화의 모든 걸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비인도적인 무기는 생산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리고 싶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경수는 "이런 무기의 생산을 한화가 포기한다면 한화그룹의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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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군은 생화학탄을 쓰는데 우리도 집속탄 정도는 써야지 무슨 소리냐"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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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피스몹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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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과 이메일, 휴대전화 등의 연락을 통하여 약속된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놀이나 행동을 취하고는 금세 제각기 흩어지는 것을 일컫는 플래시몹에서 따온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2003년 6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호텔 로비에 2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15초간 박수를 치고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일이나, 같은 해 9월, 서울의 명동 한복판에서 30여명의 사람들이 "UFO가 나타났다!"고 외치고는 모두가 잠시 쓰러져 있다가 흩어진 일이 있다.
피스몹은 이런 플래시몹과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행동을 취하지만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