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어묵
계절에 한번은 천성산을 찾는 분이 있다. 산엘 오면 초소를 꼭 들른다. 그런데 이분은 꼭 일행과 산에서 어묵탕을 끓여 드시는 것 같다. 오늘은 초소에 들러 부산어묵을 일부러 샀다고 한 봉지를 놓고 갔다. 일부러 산까지 짊어지고 와 어묵을 주니 찌개 끓여먹는 문화는 아쉽지만 마음은 고마웠다. 덕분에 내려와 어묵을 몇 점 먹으니 맛이 보통이 아니었다. 부산은 유명한 수제어묵집들이 많고 다양한 맛과 모양의 어묵이 넘친다.
하지만 사실 나는 거의 어묵을 먹지 않는다. 일본의 후쿠시마 생선이 얼마나 많이 함유되었을까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수입한 생선을 가장 쉽게 또 많이 소비하는 곳이 부산일 테도 어묵일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다시마나 미역 같은 것도 그렇다. 이곳에서 다시마나 미역을 사려고 보면 대부분 기장산이다. 기장은 고리원전 바로 앞바다다. 비록 기장산이 품질은 엄청 좋고 또 다른 산지의 물품이 안 보여 다시마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기장산을 쓰지만 역시 찜찜하다. 그래서 기회가 닿으면 가급적 이곳이 아닌 다른 산지의 것을 사려고 노력한다. 이론상으로는 지역의 농수산물을 믿고 소비하는 것이 미덕이겠지만 원자력시대에는 통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지역에서 어묵산업이 불황이거나 기장미역 다시마가 안 팔린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