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사회단체 공동 성명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방류하라
제주 서귀포시 호반 퍼시픽랜드(현 퍼시픽 리솜)가 사육 중인 돌고래 세 마리를 모두 경남 거제도에 위치한 돌고래 감금착취시설 ‘거제씨월드’로 반출하겠다고 한다. 2017년 퍼시픽랜드를 인수한 호반그룹은 호텔 부지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 돌고래 쇼 사업을 중단하고 돌고래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몇 달 사이 남아있는 세 돌고래를 바다가 아닌 다른 감금시설로 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거제씨월드는 2014년 개장 이래 무려 11마리의 사육 돌고래와 흰고래가 폐사한 곳으로서, 2015년 이후 매년 돌고래 폐사가 반복되고 있다. 또한 작년에는 사육사 등 사람이 흰고래 등위에 올라타기 등의 동물학대 체험을 한 것이 알려지며 큰 물의를 일으킨 곳이다. 이런 동물학대시설로 비봉이를 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호반 퍼시픽랜드에는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와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 등 세 마리가 갇혀 있다. 제주지역 사회단체들은 비봉이가 야생에서 지낼 때 같이 생활했던 제돌이 등의 남방큰돌고래들이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으므로 적절하고 신중한 방류과정을 거치면 야생 무리와 결합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비봉이의 야생 방류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더불어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사회단체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비용절감과 비난여론 회피를 위해 생태적 습성이나 서식 환경이 다른 큰돌고래와 남방큰돌고래를 모두 동물학대시설 거제씨월드로 보내겠다는 호반그룹의 결정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호반그룹은 ‘야생방류 시 비봉이의 생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방류를 할 수 없으며, 세 돌고래가 같은 수조에서 지내면서 서로 한 가족처럼 지내왔기 때문에 타지역 사육시설로 보낼 때도 같이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봉이의 경우 야생 남방큰돌고래들이 자주 목격되는 구좌읍, 성산읍 또는 대정읍 중 적당한 곳에 야생적응 가두리를 설치하고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가질 것, 방류 전 비봉이가 야생 무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할 것, 가두리 문을 열고 방류하는 시점을 인간의 일정에 따라 미리 잡아놓지 말고 비봉이의 바다 적응 상황에 유동적으로 결정할 것, 그리고 활어사냥 능력 등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위치추적을 위한 GPS 식별장치를 부착하고 야생 무리 곁에 조용히 방류할 것 등의 절차를 거친다면 비봉이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비봉이와 태지, 아랑이는 모두 해양수산부가 정한 해양보호생물이기에, 타시설로 반출할 경우에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2조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수부는 돌고래 반출을 불허하라. 제주도지사 역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호반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타시설 반출을 불허하고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제주 바다 방류라는 ‘행정조치’ 명령을 내려야 할 것이다.
제주지역 사회단체들은 호반그룹이 비봉이의 방류를 결정한다면 성공적으로 야생 무리에 합류하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남방큰돌고래들이 제주 바다에서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는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타시설 반출을 불허하고 야생방류를 명령하라
-호반그룹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제주 바다로 방류하라
2022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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