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으로 지난 나흘간 제주섬을 복기한다. 5월 9일 BX8113 편으로 15시 김해공항에서 시작한다. 동우회 회원 10명이 출사 가는 날이다. 제주공항 인근 렌터카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40킬로를 떨어진 첫 출사 장소 구좌읍 김녕리 474-3으로 찾아간다. 오후 6시다. 서쪽 하늘의 붉은 해는 풍력발전기 바람개비 넘어 서쪽 바다 속으로 사라지려고 한다. 사진 한 장을 구하려 장소를 찾아간다. 해변을 넘어 낮은 구릉지에 갇힌 호수 같은 바닷물이 보이지 않는다. 물에 비친 바람개비 잔영과 서쪽 해를 배경으로 남과 여자 두 사람 시루엣 연출 사진이 없어 아쉽다.
다음날 아침, 일출을 담으려 광치기 해변으로 간다. 일출시간이 5시 30분이다. 성산 일출봉 오른쪽 절벽 위로 오르는 해와 왼쪽 해안의 파도를 장노출로 잡겠다고 카메라 세띵을 하고 기다린다. 오늘은 짙은 두꺼운 구름으로 일출은 없다. 바람을 맞았다.
아침 9시 성산포항에서 우도로 가는 배를 탄다. 오스트리아 천재 예술가 ‘훈데르바서’ 뮤지엄에서 그림을 사진으로 담는다. 그림은 빛으로 빚어내는 사진과 닮았다. 건너편 섬에서 육지 같은 큰 섬을 바라본다. 우도 짜장면과 땅콩 아이스크림으로 우도를 기억해야겠다.
오후 3시 30분 성산읍 ‘빛의 벙커’에 도착한다. 모네, 르누아르, 세갈의 지중해로의 여행이 테마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은 대형 벽이 스크린이 되어 음악과 같이 흐른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몰임형 미디어아트 전시라고 한다.
서귀포로 넘어간다. 설치 구조물을 찍기 위해 ‘엉또돌다’카페농원을 찾아간다. 한라산이 빠꿈이 쳐다보이는 낮은 밀감밭이다. 원색의 구조물과 파란 하늘을 담는다. 카페사장은 주먹 크기의 밀감따기를 허락한다. 천리향 품종은 향이 좋다. ‘흑돈 마시레’에서 저녁을 먹고 BK 호텔에서 하루를 마감한다.
3일째 아침,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가까운 천지연 폭포 쪽으로 산책을 간다. 서귀포항은 비에 젖어있다. 오늘 시작은 애월읍 ‘아르테 뮤지엄’이다. 규모가 큰 또 다른 미디어아트 전시장이다. 관람객이 아침 일찍부터 붐벼 브런치로 아점을 먹고 관람장에 간다. 폭포, 가든, 사파리 그리고 명화들이 주제별로 긴 벽을 타고 바닥으로 음악과 함께 흐르고 출렁거린다. 사진 편집을 배우면서 동영상을 만드는 기본은 이해를 하지만 수준 높은 디지털 기술이 정말 놀랍다.
오후 간간이 비가 내린다. 방주교회로 간다. 노아의 방주가 물 위에 떠있다. 건축물이 아름답다. 애월 카페거리로 넘어가는 제주 시골은 조용하다. 카페거리는 코로나는 다 지나간 듯 붐빈다. 그럴까.
마지막 날 아침, 제주 올레길은 걸어보고 가야 한다. 금강산 콘도 숙소에서 협재 해수욕장까지 도보로 3.3킬로 검색이 된다. 한 시간 반이면 갔다 올 수가 있다. 도로를 따라 걷는다. 맥주용 보리가 누렇게 익은 들판을 만난다. 길 양쪽 아열대 가로수는 다른 나라인 듯하다. 비양도가 건너 보인다.
8시 반에 제주공항으로 출발, 제주시 ‘모이세’ 식당에서 고사리 소고기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BX8182 편으로 13:10분 부산으로 출발한다. 김해경전철 대저역에서 3호선 환승하여 수영으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