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비단벌레 자연방사 첫 사례
진각스님 “서식지 보존 개체 증식 힘쓸 것”
표충사 주지 진각스님이 비단벌레를 방사하고 있다.
방사된 비단벌레는 자연환경에 적응하려는듯 한동안 날아가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밀양 표충사(주지 진각스님)가 천연기념물 제496호인 비단벌레 보존과 증식을 위한 자연방사를 표충사 수충루 앞에서 6월19일 진행했다.
이날 방사된 비단벌레는 암, 수 포함 6마리이며, 자연 방사로는 국내 첫 사례다. 비단벌레는 초록, 금색, 붉은색 등 금속성 광택을 띠는 빛깔로 인해 '비단'이라는 이름이 붙은 회귀 곤충이다. 개체수가 극히 적어 천연기념물 제496호이자 멸종위기 1급 곤충으로 지정돼 있다.
비단벌레는 신라시대 왕이나 왕족들을 위한 장신구나 말안장 등을 금과 함께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껍질이 사용됐다.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비단벌레 마구 장식을 비롯해 최근에는 쪽샘지구 44호(신라공주묘) 고분에서도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가 발굴되기도 했다.
비단벌레는 성충이, 죽은 나무나 죽어가는 나무에 알을 낳으면 유충으로 3~5년간 나무의 목질부를 먹고 성장한다. 이후 나무속에서 성충이 되면 구멍을 뚫고 아름다운 초록색 비단벌레가 되어 비상한다.
신라시대 각종 장신구에 쓰였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과 자태를 뽐내고 있는 비단벌레.
한편 우리나라에서 비단벌레 유물은 신라 고분에서만 주로 출토되고 백제 고분에서는 출토된 적이 없는데도 그동안 서식처는 전북 부안 내소사, 정읍 내장사, 전남 해남 대흥사, 완도 당인리 등 백제 영토에서만 확인돼 왔다.
표충사는 지난 2023년 도량 주변에서 비단벌레 서식지가 발견된 이후 같은해 10월13일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비단벌레의 개체수 확장과 신라 유물 복원에 적극 협력키로 뜻을 모으는 한편 지난 2024년 4월5일 ‘(주)숲속의 작은 친구들’과 MOU를 맺고 비단벌레의 생태 연구 및 지속 가능한 종 보존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사회적기업인 ㈜숲속의 작은 친구들(대표 이용화)은 곤충의 중요성 교육 및 곤충 복원 등 곤충생태 환경 구축을 위한 사업들을 펼쳐오고 있는 기관이다.
이날 방사는 표충사와 숲속의 작은 친구들이 맺은 업무협약(MOU)과 연계해 추진한 첫 활동이다. 숲속의 작은 친구들은 2024년 표충사 일대에서 포획한 공시충으로부터 비단벌레 인공 증식에 성공했으며, 본래 서식지인 표충사 주변에 방사함으로써 생물 다양성과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의미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향후 인공 증식을 통해 비단벌레 방사 개체를 늘려 간다는 방침이다.
표충사 주지 진각스님은 “오늘의 방사는 비단벌레의 멸종을 막고 증식, 보존 함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연과 생태계 보존에 이바지하여 환경오염으로부터 파괴된 자연을 복원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자연은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오늘의 방사가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표충사 주지 진각스님은 "비단벌레 방사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한편 이날 방사에는 표충사 주지 진각스님과 ‘숲속의 작은 친구들’ 관계자들을 비롯해 밀양시청 문화예술과 정영선 과장, 경주문화원 최석규 부원장, 효성그룹 나눔 봉사단, 국립생태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방사 진행은 '숲속의 작은 친구들' 이용화 대표가 맡았다. (좌측)
비단벌레 방사의 행정 도움을 준 밀양시청 문화예술과 정영선 과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