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5200'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출시되는 LG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입니다. KT를 통해 출시될 이 스마트폰을 어제 저녁 LG전자의 더 블로거 모임을 통해 블로거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아직 출시 전의 제품인 KH5200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GW620(애칭 : 이브, Eve)을 선보인 것이지요.
사실 이 스마트폰은 아직 출시되기 전임에도 우려부터 자아내고 있습니다. 몇 가지 이유로 공짜폰으로 풀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다니고 있는 것이지요. 최근에 나왔던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제원이 너무 밀리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의 버전이 너무 낮은 데다, KT가 안드로이드 시장에 너무 뒤떨어진 상황을 반전하고자 되도록 값싸게 풀 것이라는 게 그러한 '설'의 배경이었습니다. '공짜폰'이라고 하는 데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에 가치가 상당히 평가 절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실제 GW620을 만져보니 결코 '공짜폰' 소리만 들을 필요는 없겠다 싶더군요. 물론 높은 가격대를 요구하기는 어려울 듯 싶지만, '공짜폰'이라고 불릴 만큼 가치가 없어 보이지도 않았고 그렇게 무작정 조롱 받을 제품도 아니었습니다.
제원은 낮아도 사용성은 좋아
국내에 들여올 제품의 기본 제원은 외국에서 출시했던 GW620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 큰 변화는 없기 때문에 키패드는 그대로 달아서 나옵니다. 사진에서 봤을 때는 키패드를 열었을 때의 모습이 조금 밉상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겉모양도 제법 매끈했던 데다 깔끔하게 마감을 했더군요. 600MHz가 되지 않는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 OS 1.5를 올렸음에도 평범한 해상도(320x480)에 최적화를 잘 한 때문인지 반응 속도가 좋고 UI의 상하좌우 터치 스크롤 등 전반적인 움직임도 좋습니다. 키보드를 열었을 때 가로 세로 전환은 좀 딱딱했고, 전환 속도는 그런 대로 참을만했습니다. 카메라는 500만 화소, A-GPS와 지자기 센서, 가속 센서, 무선 랜(802.11b/g)에 내장 메모리의 여유분은 150MB, 최대 32GB의 SD 카드 슬롯(기본 2GB)을 갖췄습니다. 동영상은 MP4, DivX, WMV, H.264 등을 재생합니다.
하지만 이날 GW620을 설명했던 LG 스마트폰 담당자 문창훈 과장은 하드웨어 제원보다는 사용성에 좀더 초점을 맞춰서 설명을 했습니다. KH5200이 될 GW620이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 키보드를 갖춘 것도 중요하지만, SNS에 좀더 특화된 기능과 사용성을 소개했던 것이지요.
GW620은 따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전화번호부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 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는 점은 확실히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러니까 단순히 전화번호부만 찾는 게 아니라 SNS를 통해 주고 받았던 문자들도 전화번호부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키보드를 이용해 좀더 편하게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게 했습니다. 편한 문자 입력을 돕도록 키보드의 배열을 3~4줄이 아니라 5줄로 한 줄 더 늘린 덕분에 숫자키를 누르기 편합니다. 키보드는 약간 미끈거리는 재질이었는데, 누르는 느낌은 '톡톡' 끊기는 듯 해 그닥 나쁘진 않았습니다.
GW620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LG UI와 테마
또한 5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대한 인물 태그 관리를 강화한 점도 눈에 띕니다. 얼굴에 초점을 맞춰 사진을 찍은 뒤 나중에 앨범 보기에서 얼굴에 맞는 이용자를 전화번호부에서 골라주면 나중에 사진을 다시 볼 때 그 얼굴 옆에 이름이 표시됩니다. 이를 누르면 MMS나 e-메일, SNS 등으로 사진을 보내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아래 동영상을 보는 게 쉽게 이해될 듯 싶네요.
그래도 걱정이 되는 점은...
키보드를 이용한 문자 입력과 터치의 조작성에 몇몇 눈여겨볼만한 기능으로 생각보다는 괜찮은 완성도로 보입니다. 그래도 몇 가지 걱정되는 점도 있었습니다. 하드웨어는 이미 갖춰진 상황이라 어쩔 수 없지만, 이용성 측면에서 몇몇 옥의 티가 보인 것이죠. 이를 테면 동영상 녹화 해상도(최대 320x240)가 너무 낮거나, 미투데이 같은 국내 SNS 서비스를 전화번호부에서 관리할 수 없거나, 녹화 동영상 형식이 .3GPP라 변환 없이 유투브에 업로드가 어렵거나, 기본 안드로이드 UI의 섬세함과 화려함이 좀 떨어지거나, 장치를 켰을 때 밋밋한 화면이 나타나거나, 멀티 터치를 제외한 것 등이 그러합니다. 물론 이러한 옥의 티가 당장 개선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제 곧 출시될 제품에 손을 댈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KH5200 이용자를 위해서라도 기능 개선이 진행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기능적으로는 그렇고 GW620(KH5200)의 소비자 인식을 어떻게 바꿀까라는 것도 좀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에 발표된 지 4개월이 지난 폰이라는 점과 안드로이드의 최신 버전이 2.1이라 1.5를 쓴 것에 대해 일단 한 수 접고 보는 소비자 인식을 깨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나마 안드로이드 앱을 쓰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1.6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 있다고 하니 좀더 빨리 진행하는 게 어떨까 싶은데, 되도록 최신 폰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의 열망을 어떻게 잘 다독거릴 수 있는지가 관건일 듯 싶습니다. LG와 KT의 고민은 앞으로 계속되겠네요.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