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錢起 (722 ~ 780. 中唐 詩人. 字 仲文. 浙江省 湖州人)
(1) 江行無題 百首. 1
咫尺愁風雨 ~ 咫尺까지 비바람 흩뿌려
匡廬不可登 ~ 저 廣大한 廬山에는 오르지 못하네.
祗疑雲霧窟 ~ 이곳 구름 안개 깊은 窟에
猶有六朝僧 ~ 아직도 六朝時代의 스님들이 사는가.
(★ 六朝 ~: 後漢이 滅亡한 뒤 隋나라가 統一할 때까지 揚子江 南쪽에 있었六 王朝 卽, 吳, 東晉, 宋, 齊, 梁, 陳)
(2) 江行無題. 2
穩睡葉舟輕 ~ 빠른 조각배에서 便히 잠이 들어
風微浪不驚 ~ 바람 솔솔 물결은 일지 않는구나.
任君蘆葦岸 ~ 내 몰라라, 갈대 언덕에는
終夜動秋聲 ~ 밤 새도록 가을소리 나는구나.
(3) 江行無題. 5
翳日多喬木 ~ 높은 나무 많아 해를 가리고
維舟取束薪 ~ 배를 매어두고 땔나무를 하노라.
靜聽江叟語 ~ 가만히 江가 老人 말 들어보니
俱是厭兵人 ~ 모두가 軍人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
(4) 江行無題. 9
斗轉月未落 ~ 北斗星은 돌고 달은 지지 않았는데
舟行夜已深 ~ 뱃길로 가는 밤길은 이미 깊었다.
有村知不遠 ~ 마을이 멀지 않음 알 수 있음은
風便數聲砧 ~ 바람결에 다듬이 소리 들려오기에.
(5) 江行無題. 34
睡穩葉舟輕 ~ 가벼운 조각배에 便히 잠듦은
風微浪不驚 ~ 바람 잔잔하고 물결일지 않음이야.
任君蘆葦岸 ~ 그대여! 저 갈대숲 우거진 언덕은
終夜動秋聲 ~ 밤새도록 가을바람 살랑이겠지.
(6) 古意 (옛 情趣)
廬家少婦鬱金香 ~ 오두막집의 젊은 아낙네는 鬱金香이요
海燕雙棲玳瑁梁 ~ 바다제비 玳瑁 다리에 雙雙이 깃들었구나.
九月寒砧催木葉 ~ 九月 차가운 다듬잇돌 나뭇잎 재촉하고
十年征戌憶遠陽 ~ 十 年 軍役에 遠陽땅을 생각한다.
白狼河北音書斷 ~ 白狼 河川 北쪽에서는 便紙 끊어지고
丹鳳城南秋夜長 ~ 丹鳳城 南쪽에선 가을밤이 길기도 하구나.
誰爲含愁獨不見 ~ 愁心을 품고서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 누구인가
更敎明月照硫黃 ~ 다시 밝은 달이 누런 明紬를 비추게 하는구나.
(7) 谷口 書齋 寄楊補闕
(谷口의 書齋에서 楊補闕에게 부침)
泉壑帶茅茨 ~ 시내와 골짜기 띠집을 둘러 있고
雲霞生薜帷 ~ 구름과 노을 담쟁이 揮帳에서 나오네.
竹憐新雨後 ~ 대나무는 새로 비 온 뒤 더욱 어여쁘고
山愛夕陽時 ~ 山은 夕陽이 질 때 더욱 사랑스럽네.
閑鷺棲常早 ~ 閑暇로운 白鷺는 恒常 일찍 깃들고
秋花落更遲 ~ 가을꽃 지는 것은 다시금 더디다오.
家童掃蘿逕 ~ 집 아이가 松蘿 드리운 길 깨끗이 쓴 것은
昨與故人期 ~ 前날 親舊와 만나기로 約束했기 때문이지.
(8) 歸雁 (돌아오는 기러기)
瀟湘何事等閑回 ~ 瀟湘江에서 어찌하여 疎忽히 돌아오는가
(★ 瀟湘 ~: 湖南省의 瀟水와 湘水인데, 零陵縣 西에서 두 江이 合쳐 洞庭湖로 흘러 들어간다. 世稱 瀟湘이라 한다)
水碧沙明兩岸苔 ~ 물 푸르고 모래 밝으며 兩쪽 언덕에는 이끼도 있는데.
二十五弦彈夜月 ~ 달밤에 타는 二十五 弦 거문고 소리에
不勝清怨却飛來 ~ 哀切한 슬픔 견디지 못하여 돌아왔다오.
(9) 藍田溪與漁者宿
(藍田溪谷에서 漁夫와 묵으며)
獨遊屢忘歸 ~ 홀로 놀다가 자주 돌아갈 일 잊고
汎此隱淪處 ~ 이곳 隱淪에 배를 띄웠노라.
濯髮淸冷泉 ~ 맑고 차가운 샘물에 머리 감고
月明不能去 ~ 달이 밝아 오니 떠날 수가 없도다.
更憐垂綸叟 ~ 낚시질하는 늙은이가 더욱 可憐하고
靜若沙上鷺 ~ 조용하기가 白沙場의 白鷺 같도다.
一論白雲心 ~ 흰구름의 마음을 한 番 論하니
千里滄洲趣 ~ 千 里 먼 곳, 푸른 섬 神仙의 風趣가 난다.
蘆中夜火盡 ~ 갈대 속 밤불이 꺼지고
浦口秋山曙 ~ 浦口에 가을山이 밝아온다.
歎息分枝禽 ~ 나뭇가지를 떠나는 새를 歎息하나니
何時更相遇 ~ 어느 때에 다시 서로 만날 수 있을까.
(10) 暮春歸故山草堂
(늦봄에 故鄕山의 草堂에 돌아와)
谷口春殘黃鳥稀 ~ 山골짜기에 봄은 가고 꾀고리도 드물고
辛夷花盡杏花飛 ~ 白木蓮꽃은 다 지고 살구꽃은 나는구나.
始憐幽竹山窓下 ~ 미쁘도다, 窓門 아래의 그윽한 대나무
不改淸陰待我歸 ~ 맑은 그늘 變치 않고 나 돌아오기만 기다렸구나.
(11) 逢俠者 (俠客을 만나다)
燕趙悲歌士 ~ 燕나라 趙나라 의 悲壯한 武士들
相逢劇孟家 ~ 劇孟(前漢 河南 洛陽 사람)의 집에서 서로 만났네.
初心言不盡 ~ 마음속의 말 다 나누지 못한 체
前路日將斜 ~ 앞길을 가려는데 해는 곧 지려 하네.
(12) 山路見梅感而有作
(山길 가다 梅花 보고 感動하여 짓다)
莫言山路僻 ~ 山길이 외지다고 말하지 말게
還被好風催 ~ 이런 곳도 바람 불어 꽃이 진다네.
行客凄凉過 ~ 길 가던 나그네가 凄凉하다 할 만큼
村籬冷落開 ~ 시골집 울타리 옆에 쓸쓸하게 피어있네.
晩溪寒水照 ~ 해질 무렵 찬물에 비친 그림자 보고
晴日數蜂來 ~ 벌 몇 마리 찾아와 맴돌고 있다.
重憶江南酒 ~ 거듭 생각나느니 江南의 좋은 時節
何因把一杯 ~ 술 한 盞 안 마시고 어찌 견디리.
(13) 石門春暮 (石門의 봄이 저무니)
自笑鄙夫多野性 ~ 鄙賤한 사람이 길들여지지 않음에 스스로 웃고
貧居數畝半臨湍 ~ 몇 마지기의 가난한 삶은 여울의 半을 내려다본다.
谿雲雜雨來茅屋 ~ 골짜기의 구름은 비에 섞여 띳집에 다가오고
山雀將雛傍藥欄 ~ 山雀은 병아리 거느리고 藥草밭 곁까지 오네.
仙籙滿牀閒不厭 ~ 仙籙은 마루에 가득하며 틈날 때 읽어도 싫지 않고
陰符在篋老羞看 ~ 陰符는 늙은이 보기에 부끄러워 箱子 속에 두었네.
更憐童子宜春服 ~ 童子들은 마땅히 봄옷을 입고
花裏尋師到杏壇 ~ 滿發한 꽃 속에 杏壇으로 스승을 찾으니 더욱 사랑스럽다.
(14) 石井
片霞照石井 ~ 조각구름 돌우물에 비치고
泉底桃花紅 ~ 샘 아랜 복사꽃이 붉어라.
那知幽石下 ~ 오찌 알리오 깊숙한 바위 밑이
不與武陵通 ~ 武陵桃源과 通하는 길이 아닌지?
(15) 省試湘靈鼓瑟
(科擧場의 試題로 나온 湘靈鼓瑟)
善鼓雲和瑟 ~ 雲和山 나무로 만든 거문고 잘 탔다하여
常聞帝子靈 ~ 恒常 湘水 女神 얘기 들었다네.
馮夷空自舞 ~ 물의 神 馮夷는 하릴없이 춤을 추건만
楚客不堪聽 ~ 楚나라 나그네는 敢히 듣지 못하네.
苦調愴金石 ~ 애처로운 가락은 樂器로 구슬프게
淸音入杳冥 ~ 맑은 소리로 아득히 먼 곳으로 드네.
蒼梧來怨暮 ~ 蒼梧의 怨望과 그리움 다가오는데
白芷動芳馨 ~ 구릿대꽃 香氣 퍼뜨린다네.
流水傳湘浦 ~ 흐르는 물은 (그 소리 담아) 湘水의 浦口로 傳해지고
悲風過洞庭 ~ 슬픈 바람은 (그 소리 싣고) 洞庭湖를 지나가네.
曲終人不見 ~ 노래 끝났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江上數峯靑 ~ 江 위의 두어 山봉우리만 짙푸르네.
(16) 送僧歸日本
(日本으로 돌아가는 僧侶를 餞送하며)
上國隨緣住 ~ 因緣을 좇아 中國에 머물렀는데
來途若夢行 ~ 오는 길은 꿈길 같았다네.
浮天滄海遠 ~ 하늘이 떠 있는 푸른 바다는 멀었지만
去世法舟輕 ~ 世上을 떠날 때는 法舟가 가볍구나.
水月通禪寂 ~ 물에 비친 달은 禪의 境地에 通하고
魚龍聽梵聲 ~ 물고기와 龍들도 念佛 소리 들으리라
惟憐一燈影 ~ 어여쁘도다 하나의 燈불이여
萬里眼中明 ~ 萬 里 밖까지 눈이 밝아지리.
(17) 酬王維春夜竹亭贈別
(王維의 春夜竹亭에서 酬酌하고 離別하며 주다)
山月隨客來 ~ 山에 뜬 달 客을 따라 오고
主人興不淺 ~ 主人의 興趣도 옅지는 않도다.
今宵竹林下 ~ 오늘 밤의 대숲 아래의 情景
誰覺花源遠 ~ 누가 꽃 언덕보다 좋은 것을 알랴.
惆愴曙鶯啼 ~ 새벽 꾀고리 울음에 마음 아픈데
孤雲還絶巘 ~ 외로운 구름은 山봉우리를 가린다.
(18) 宿洞口館 (洞口 館舍에 묵으며)
野竹通溪冷 ~ 들판의 대숲은 개울물이 通하여 차고
秋泉入戶鳴 ~ 가을의 샘물 소리가 門으로 들어 울린다.
亂來人不到 ~ 亂離가 난 뒤로 사람은 오지 않고
寒草上階生 ~ 차가운 풀만 섬돌 위로 올라 자라난다.
(19) 與趙莒茶宴
竹下忘言對紫茶 ~ 대나무 아래서 紫筍茶를 마시며 서로 말이 없는 건
全勝羽客醉流霞 ~ 仙家의 流下酒가 보잘 것 없어 보여서 이지
塵心洗盡興難言 ~ 六塵의 티끌은 씻은 듯 사라져도 茶興은 남아 맴도는데
一樹蟬聲片影斜 ~ 매미 우는 나뭇가지 그림자 드리우네.
(20) 遠山鐘
風途出山鐘 ~ 바람은 山 밖으로 鐘소리를 보내고
雲霞度水淺 ~ 雲霞는 옅은 물을 건너네.
欲知聲盡處 ~ 鐘소리 다한 곳을 알고 싶은가
鳥滅寥天遠 ~ 새의 모습 사라진 곳, 저 하늘 끝이네.
(21) 題溫處士山居
(溫處士의 山속 집을 찾아)
誰知白雲外 ~ 누가 알리오, 흰 구름 밖에
別有綠蘿春 ~ 푸른 넝쿨 뻗어나는 봄 山이 있음을.
苔繞溪邊徑 ~ 개울가 오솔길엔 이끼 끼어있고
花深洞里人 ~ 마을 사람 온통 꽃 속에 묻혀산다.
逸妻看種藥 ~ 閑暇한 아내는 藥草 심는 일 지켜보고
稚子伴乘綸 ~ 어린 아이는 낚시터에 따라 나선다.
穎上逃堯者 ~ 堯임금 避하여 穎水에 온 사람
何如此養眞 ~ 이같이 眞性을 길러봄이 어떠할까.
(22) 題崔逸人山亭
(崔逸人의 山속 亭子에서)
藥俓深紅蘚 ~ 芍藥 피어난 길에 붉은 이끼 깊고
山窓滿翠微 ~ 山窓에는 파란 山氣運 가득하다.
羨君花下醉 ~ 꽃 아래서 醉한 그대가 부러워
胡蝶夢中飛 ~ 호랑나비 되어서 꿈 속에 날아본다.
(23) 贈 闕下 裴舍人
(宮廷의 裴舍人께)
二月黃鶯飛上林 ~ 二月에 꾀꼬리는 上林苑에 날고
春城紫禁曉陰陰 ~ 봄날 長安의 皇宮은 새벽인데 어둑하리.
長樂鐘聲花外盡 ~ 長樂宮의 鐘소리 꽃밭 너머 스러지고
龍池柳色雨中深 ~ 龍池의 버드나무 빛 빗속에 짙어지리라.
陽和不散窮途恨 ~ 봄볕은 벼슬길에 막힌 恨 풀어주지 못하나
霄漢長懷捧日新 ~ 하늘 向해 해를 받들 마음 길이 간직하고 있다오.
獻賦十年猶未遇 ~ 賦를 바쳐온 지 十 年 아직도 알아주는 이 만나지 못해
羞將白髮對華簪 ~ 百髮이 되어 華簪 對하기 부끄럽다네.
(24) 春郊
水繞冰渠漸有聲 ~ 물은 어름도랑 에둘러 소리가 있고
氣融烟塢晩來明 ~ 空氣는 안개 山 마을 녹여 저물녘 밝아진다네.
東風好作陽和使 ~ 봄바람은 마침 陽氣의 使臣이 되어
逢草逢花報發生 ~ 풀을 만나고 꽃을 만나며 싹틔우라 알린다네.
(25) 和王員外雪晴早朝
(王 員外의 “雪晴早朝”에 和答함)
紫微晴雪帶恩光 ~ 紫微宮(天子의 宮殿)에 눈 개이니 恩光이 감돌고
繞仗偏隨鴛鷺行 ~ 儀仗을 돌면서 鴛鷺(百官의 地位 階級 等의 차례로 선 列)만 따라 가네.
長信月留寧避曉 ~ 長信宮에 달 머문들 어찌 새벽을 避하고
宜春花滿不飛香 ~ 宜春苑(漢代의 御苑의 이름)의 꽃은 滿發이나 香氣는 없네(눈을 꽃에 比喩)
獨看積素凝淸禁 ~ 홀로 보기에 쌓인 눈은 淸禁(宮殿의 美稱)에 凝結하고
已覺輕寒讓太陽 ~ 이미 느끼기에 가벼운 추위도 太陽에 讓步했네.
題柱盛名兼絶唱 ~ 기둥에 새겨 넣은 훌륭한 名譽와 絶唱
(★ 題柱 ~ 後漢의 田鳳이란 사람이 容儀가 端正하여 靈帝가 賞讚의 말을 기둥에 써 넣었다는 故事)
風流誰繼漢田郞 ~ 漢나라 田鳳의 風流를 뉘 이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