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박사, 한옥과 추억 그리고
〇 은퇴 후 공기 좋은 곳을 옮겨 다니면서 살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설악산, 대천해수욕장에 토지를 매입한 뒤 여수에 토지를 구하다가 건축하고, 관리하다가 더 늙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입한 토지를 매각했습니다.
- 방법을 바꿔서 경치 좋은 곳에서 차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지붕이 높은 차를 구해서 시트를 펼치면 침대가 되도록 개조했습니다. 구미에 자주 가던 때는 낙동강에서,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해야 할 때 차박을 한 뒤 사우나를 하고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차박은 눈이 오고, 엄청 추운밤에 영흥도로 가서 매운탕을 끓여 먹고 밀물을 향하여 소리쳤던 때입니다.
- 나이가 더 들면 차박도 힘들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18개월 정도 찾아서, 퇴촌 천진암 뒷산에 신축 2층 집을 경매받았습니다. 마침 한옥타운 입구라 한옥건축주가 매입을 원해서, 600평 임야를 매입해서 330평을 3단으로 토목공사를 했습니다. 한옥본체와 사랑채를 건축하기로 계약을 하고 우선 방1개와 큰 거실로 구성된 본체를 완성해서 10월 25일(금)에 입주했습니다.
- 현재 마당과 별채가 완성되기 전이지만 너무 맑은 공기, 밤하늘의 별, 한옥 내부와 외부에 노출된 나무, 통나무로 만든 테이블, 의자 장인이 만든 원목의자와 함께 지난 온 세월을 회상하고,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일본 소설중에서 건축을 배경으로 지나간 삶을 회상하는 일본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정리합니다.
〇 줄거리
- 실제 인물과 사건을 떠오르게 한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 현대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두 거장의 당당한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녹아 있다. 무라이 선생은 미국에서 더 주목받은 일본 건축가 ‘요시무라 준조’를 모델로 삼은 듯 보인다. 실용적 소박미를 떠올리게 하는 요시무라 준조는 건축가 김수근의 스승이기도 하다.
또한, 선생의 라이벌이자 대척점에 서 있는 건축가 ‘후나야마’라는 인물은 국립 요요기 경기장, 후지TV 빌딩 등을 설계한 ‘단게 겐조’를 연상시킨다. 작품에서는 경합 끝에 후나야마의 내로라하는 화려한 플랜이 채택되어 국립현대도서관으로 건축되었다.
- 인간을 격려하고 삶을 위하는 건축을 추구하는 노건축가와 그의 건축에 대한 철학과 열정을 존경하는 주인공을 비롯한 직원들이 함께 일했던 여름 별장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세월이 흐른 뒤 회상하면서 쓰여진 소설이다.
- 건축학과를 갓 졸업한 주인공이 존경하는 건축가인 ‘무라이’ 선생의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싶어서 몇 년째 신입을 뽑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도, 졸업작품을 제출하자 의외로 채용하겠다는 통지가 왔다. 마침 ‘무라이’는 담당자에게 ‘국립현대도서관’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부탁받고 준비하고 있었다.
- ‘무라이 건축 설계사무소’는 여름철에는 일본의 고급 별장 가루이자와에서 합숙을 하면서 일하는 전통이 있어서,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을 앞두고 여름철에 별장에서 젊은 남녀 직원들이 합숙을 한다. 합숙하는 동안 주인공은 무라이 선생의 조카딸인 마리코와 열애하지만, 선생이 쓰러진 뒤 사무실이 해산된 후 가끔만나다가 멀어지고 말았다. 결혼은 그 사무실에서 함께 일했던 여성과 했다.
- 일 년 남짓한 시간을 보낸 뒤, 무라이 선생님의 조카딸이며 주인공의 옛 연인 마리코가 여름 별장 인수를 타진해 왔기 때문에, 29년 만에 주인공과 아내가 별장을 방문해 별장을 둘러보며 젊은 날 열정을 다해 일하면서 마리코와 뜨겁게 사랑한 곳에서 장작 타는 것을 보며 과거의 소리를 듣고 있다.
= 전문가 마인드: 기본설계에서 조금이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실제 설계 단계에서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니까 정말 이해할 때까지 정성을 다해서 설명하는 게 좋아“/ “가구는 좀 더 뒤에 생각하자는 이구치군 생각도 이해하지만 건축이라는 것은 토탈 계획이 중요하지, 세부적인 것은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이 결코 아니야” /
한점의 틈도 그늘도 없는 완벽한 건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그런 것은 아무도 못 만들어, 언제까지나 무묵력대면서(?) 상대방을 기다리게 할 만한 것이 자신한테 있있는지, 그렇게 자문하면서 설계햐야 한다네.“/ 준공할 때는 욕은 먹었지만 후에 심벌이 되었던 에펠탑 같은 사례.
멋진표현: 군더더기 없는 풍요로움과 군더더기 없는 지루함
〇 느낀점
- 고즈넉한 가루이자와 별장에서의 스승과 제자의 추억을 그린 소설로 별장이 있는 가루이자는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넌이 생전에 가루이자와 Mampei Hotel에 머물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 ① 설계사무소의 분위기가 존경하는 스승에게서 배운다는 자세로 직원들의 모습에서 어떻게 배우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모델이다. ② 무라이 선생의 설계가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평생 하던 일을 인생의 석양에 목표를 위해서 쓰러질 때 까지 계속한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③ 연애는 무리이 선생의 조카와 결혼은 다른 직원과 한 것을 보면서 스쳐지나가는 인연에 얽메이지 말고 살아야 한다. ④ 소소한 일도 아름다운 말과 글로 재미있게 표현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내가 꿈꾸던 한옥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아침에 먼 산에 있는 운무(雲霧, 구름운, 안개 무)를 감탄하고, 오전에 커다란 소나무 그늘에서 커피, 밤에는 별과 달과 함께, 지나온 세월을 회상하면서 고마운 것을 정리하고, 아픈 사건에서는 반면교사를 삼아서 남은 세월을 요긴하게 살고 싶습니다.
- 다산 적약용이 걸었던 길이라 천주교인들이 순례하는 집터와 동네 길을 걸으면서 작은지식이지만 살아있는 지혜로 남기고 싶다는 최종목표를 서서히 실현하기로 했습니다.
첫댓글 마쓰이에 마사지 저, 김춘미 역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