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문학회 시집, 신영일 외 {봄이 오는 길}
----대덕구장애인복지관 ‘단비문학회’편
단비문학회 시집 신영일 외 [봄이 오는 길]은 신영일 8편, 배한초 3편, 송직호 14편, 오유진 21편, 왕능운 17편, 이재영 23편 등 101편의 시와 송직호 2편, 왕능운 3편, 이재영 3편의 수필로 출간한 시집이며, 이 단비문학회 회원들은 대덕구장애인복지관에서 시낭송가이자 시인인 홍명희 선생님의 지도 아래 2018년 겨울부터 2020년 겨울까지 2년 동안 저마다 열심히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이 [봄이 오는 길]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시를 쓰는 것도 낭송 실력도 우리 수강생들이 선생보다 더 뛰어나다. 일반인들의 반질반질한 느낌과 표현이 아니라, 결핍과 고통을 통과한 진솔하고 투명한 표현들을 발견할 때마다 원석을 발견한 듯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홍명희, [책을 펴내면서] 부분). 훌륭한 스승 밑에 못난 제자 없듯이, 신영일, 배한초, 송직호, 오유진, 왕능운, 이재영 시인들은 비록 정식 등단절차를 거치지 않았지만, 이미 기성 시인들의 시적 수준을 뛰어넘는다. 시에는 사악한 생각이 하나도 없고, 피와 땀과 눈물로 쓴 시는 만인들의 심금을 사로잡으며 하늘을 감동시킨다.
신영일 외 [봄이 오는 길]은 이 세상의 단비와도 같다. 세계적인 대유행병 코로나19 때문에 더없이 고통받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더없이 진솔하고 더없이 감동적인 ‘단비문학회 회원들’의‘사랑의 합창’이라고 할 수가 있다.
2년 전 이맘때 쯤, 대덕구장애인복지관에서 시낭송강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류를 챙겨 복지관을 방문했다. 이름은 시낭송 강좌이지만 그 중 몇 분이 시를 써가지고 오시는데 지도해 드리면 된다고 하셨다. 시낭송 강좌라기에 좋은 시를 골라 같이 읽고 낭송하면 되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시를 지도해야 한다니 당혹감이 앞섰다.
시를 쓰는 것도 낭송 실력도 우리 수강생들이 선생보다 더 뛰어나다.
일반인들의 반질반질한 느낌과 표현이 아니라, 결핍과 고통을 통과한 진솔하고 투명한 표현들을 발견할 때마다 원석을 발견한 듯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서툰 초보 선생과 서툰 수강생들이 만나 시와 놀기 시작한 지 두 해가 되었다.
글들이 자라나자 욕심이 생겼다. 너무 예쁘고 맑은 글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까웠다. 우리는 우리들만의 문집을 만들 수 있도록 꿈꾸기 시작했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시를 쓰고 낭송하는 일이, 우리들의 팍팍한 삶에 단비처럼 사랑으로 행복으로 스며드는 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엇을 이루기 위한 시의 놀음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오롯이 꺼내 세상에 내 보내는 맑고 투명한 빗방울의 울림이길 바란다.
우리에게서 스며나온 한 방울의 단비가 달콤하게 우리들을 적시고 세상을 적시며 흘러가길 바래본다. 우리와 우리가 속한 세상이 시를 통한 사랑과 행복으로 단단해 지길 기도한다.
----홍명희, [책을 펴내면서]에서
[봄이 오는 길]은 “시간이 갈수록/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같이/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밀어내면 밀어 낼수록/ 더욱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름// 그녀의 이름이 결석처럼 파고 든다”라는 송직호의 [요로결석]과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내 마음 속에 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점은 점점 커지고 개수도 많아졌다// 내가/ 다리 골절 당했을 때부터/ 물리치료 다녔는데//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 물리치료도 못 가는 점/ 교회도 못 가는 점/ 운동도 못 하는 점/ 피아노도 못 치는 점/ 여행도 못 다니고/ 노래도 못 부르는 점/ 사람들 많이 모인 자리도 못 가는 점/ 복지관에서 내가 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못하는 점/ 카혼, 캘리그라피, 요가, 시낭송, 미술/ 선생님들이랑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대화 나누고 싶은 점// 빨리 코로나랑 이별하고 싶다”라는 오유진의 [코로나 점]의 만고풍상의 아픔을 극복하고,“성미 급한 산수유 노랗게 피어나고// 마른 풀섶 헤치며/ 고개 내민 민들레꽃/ 노랗게 웃고 있네// 기와담장 넘어 뻗어 나온 가지/ 매화 꽃망울 터트리며 봄소식 전하고// 아내와 함께/ 복지관 가는 길/ 내 마음도 봄처럼 활짝 피어난다”(신영일, [봄이 오는 길] 부분)라는 이상적인 지상낙원의 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참으로 시인의 길은 위대하고, 이 위대함이 대덕구장애인복지관에서 홍명희 선생님과 그의 제자들이 한마음--한뜻이 되어 이처럼 훌륭한 시인과 수필가의 길을 걸어가게 했던 것이다. 언어의 장애와 난청의 장애, 월남전 참전용사로서의 장애와 중증 뇌성마비의 장애인 부부도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그들의 절차탁마의 시인 정신은
나는 행복 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빠 엄마는 어디 가서 불러보고
산과 들은 어디 가서 구경하고
꽃과 나비와 어디 가서 놀아보고
그리운 벗들은 어디 가서 만나보고
산새소리 귀뚜라미 울음소리 어디서 들으며
밤하늘 별들은 어디 가서 헤아려볼까요
라는, 배한초의 이 세상의 삶의 찬가([나는 행복합니다])를 짓게 하고,
저고리 끝 한삼자락 휘날린다
한 손에 부채 들고
고수의 북 장단 맞추어
소리꾼이 사람들을 모은다
명창의 ‘사랑~ 사랑~ 사랑~’ 타령에
‘얼~쑤’, ‘잘한다~’
추임새는 양념
표정마다 바뀌는 소리를 따라
어깨가 들썩들썩
한 담긴 소리엔
남 몰래 흐르는 눈물
흥과 한이 있는 판소리는
민족이 부르는 소리
한국의 얼이 담긴 소리 한 마당
라는 이재영의 [한국의 소리] 울려퍼지게 한다.“명창의‘사랑~ 사랑~ 사랑~’타령에/ ‘얼~쑤’, ‘잘한다~’/ 추임새는 양념// 표정마다 바뀌는 소리를 따라/ 어깨가 들썩들썩” 하게 한다. 요컨대“한 담긴 소리엔/ 남 몰래 흐르는 눈물// 흥과 한이 있는 판소리는/ 민족이 부르는 소리/ 한국의 얼이 담긴 소리 한 마당”소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시를 쓰는 것도 낭송 실력도 우리 수강생들이 선생보다 더 뛰어나다. 일반인들의 반질반질한 느낌과 표현이 아니라, 결핍과 고통을 통과한 진솔하고 투명한 표현들을 발견할 때마다 원석을 발견한 듯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홍명희, [책을 펴내면서] 부분). 훌륭한 스승 밑에 못난 제자 없듯이, 신영일, 배한초, 송직호, 오유진, 왕능운, 이재영 시인들은 비록 정식 등단절차를 거치지 않았지만, 이미 기성 시인들의 시적 수준을 뛰어넘는다. 시에는 사악한 생각이 하나도 없고, 피와 땀과 눈물로 쓴 시는 만인들의 심금을 사로잡으며 하늘을 감동시킨다.
신영일 외 [봄이 오는 길]은 이 세상의 단비와도 같다. 세계적인 대유행병 코로나19 때문에 더없이 고통받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더없이 진솔하고 더없이 감동적인 ‘단비문학회 회원들’의 ‘사랑의 합창’이라고 할 수가 있다.
----단비문학회 시집, 신영일 외 {봄이 오는 길}, 도서출판 지혜, 값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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