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를 좋아하는 임금님이 있었는데
어느 날 기발한 수수께끼를 하나 내고서는
알아맞히는 사람에게 상금 3만 냥을 내리겠다는 방을 고을마다 붙였다.
누구도 알아맞히지 못할 문제를 내, 방을 붙이고
여러 날을 기다렸으나 맞추겠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찾아오지 않았다.
문제인즉슨
"짐의 머리의 무게가 몇 근이나 되겠는가?" 였다.
어느 누가 감히 저울로 달아보지 않은 임금님의 머리 무게를 알아맞힐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뻔한 문제를 내놓고 기다리는 한심한 임금님을 골탕 먹이려고
어느 깊은 산골에 사는 일자무식 떠꺼머리총각이 어전에 나타났다.
"햐, 그래 짐의 머리가 몇 근인지 말해 보아라?"
"네, 쇤네 황공하오나 더도 덜도 아니고 정확히 열 두 근입니다."
"아니, 이놈 봐라. 달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열 두 근이란 말이냐?"
"척 보면 압니다. 정확히 열 두 근입니다."
"이런 고얀 놈 같으니라고, 네 놈이 감히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아닙니다. 정 못 미더우시면 저울에 달아보시면 저의 진심을 아실 것이옵니다."
임금님이 생각해 보니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머리를 싹둑 베어 근으로 달기 전에는 열 두 근이라고 우기는 무지렁이 총각에게 말로써 이길 방도가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곤장이라도 수 백 대 내리치고 싶었으나 늘어선 신하들 앞이라 난감해진 임금님은
"네 말이 맞다. 여봐라, 저 백성에게 상금 3만 냥을 하사하거라." 끝내 임금님이 지고 말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내린 상금이었으나 총각은 그 돈으로 넉넉하게 여생을 보냈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깁니다.
첫댓글 2019년에는 더러 횡재 수 한 번 만나시기 바랍니다.
막무가내 참 막기 어려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