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7일, 둔촌주공아파트는 건설된 지 3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비록 건물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 형태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특히 입주민으로서 둔촌주공아파트의 아카이브 기록을 적극적으로 도모한 이가 있으니 바로 이인규 작가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에 ‘귀향’을 결정했고, <안녕, 둔촌주공아파트>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서울에서 보기 힘든 정겨운 아파트촌이었죠. 막상 영원히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상실감이 컸고, 그래서 무언가를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 것 같아요.”
프로젝트의 마지막 책 <안녕, 둔촌×가정방문>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라야와 함께 영상물도 제작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부제의 영화 <집의 시간들>(2018)은 아파트에 사는 열두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람이 아닌 집을 주인공으로 한 기록으로 담담하게 다가온다. 이 영화는 ‘제9회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6회 춘천영화제’ 본선 후보,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8’과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인규 작가와 라야 감독이 완성한 둔촌주공아파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집의 시간들’
|둔촌주공아파트를 만나고 싶다면
서울기록원 전시, ‘기록의 발현: 주공아파트 주민의 기록’
서울기록원에서는 둔촌주공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시내 주공아파트에 대한 사라진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주공아파트에 살았던 주민의 기록을 보여주면서 주민들 사이의 시너지와 영향력, 아파트마다 생긴 기록 단체를 소개한다. 그곳에 살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야기들을 펼쳐내 ‘작은 역사’로 남기고 있는 것. 이 전시는 홈페이지에서도 동시에 진행해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실제 관람하는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첫댓글 잘 봤습니다^^
옛 추억에 잠겨 봅니다. 잘보았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