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구석의 구멍을 메꿔준 그]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 칠 흙 같은 암흑 속 한 줄기의 빛이 되어주는 사람. 사람이든 물건이든 신이든 성취감이든, 우리는 위와 같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필요의 충족 간에도 궁극적인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나뉘겠지만, 일시적이라 해도 우리는 우리의 니즈를 만족시킬 무언가가 필요하다.
<무진기행>의 주인공과 멕베스 모두 아내로부터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니즈는 채워지지 못했다. <무진기행>의 경우에는 가정에서의 책임감과 안정감 보다는 단순한 쾌락을 추구한 주인공 개인의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멕베스의 아내는 사회적인 위치에 눈이 멀어 멕베스를 막 부추겨 충동적인 살인을 저지르도록 했다. 그 살인은 또다른 살인을 낳았다.
“건강한 개인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든다. -아들러” 한 개인의 심리적인 상태가 타인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 개인의 부정적인 생각과 말과 행동은 다른 사람까지도 부정적인 굴레에 빠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 반대로 어떤 한 개인의 긍정적인 태도로 인해 타인도 좋은 영향력을 받고 더욱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아들러의 말을 멕베스의 아내에게 적용해 보면, 그녀의 성공을 향한 광적인 집착(부정적인 생각과 불안정한 심리적 상태)가 그녀의 가장 최측근, 남편 ‘멕베스’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결국 한 가정은 왕을 살해하게 되는 충동적인 범죄를 저지른다. 그 영향으로 그녀의 남편 멕베스는 살인을 밥 먹듯이 저지르게 된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우리는 지속적으로 항상 남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왕 영향을 끼치게 된 거 좋은 영향력을 남에게 주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그러면 어떻게 나의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남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이유는 우리의 필요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고, 우리의 공허함을 메꿔줄 무언가를 우리는 절실히 원한다. 우리는 우리의 공허함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혹 빠진 독에 물을 붇는 행위로 인해 잠시 우리의 필요가 채워졌다 착각하더라도, 우리는 최소한의 긍정적인 정신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정서적인 안정감을 위해 최근 덕질 아닌 덕질을 시작했다. 즉, 덕질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 행위를 통해 내 피로를 풀 수 있게 되었고 내 사고의 흐름은 최소한의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내 덕질의 주인공은 바로 ‘천진우’이다.
나는 처음에 그가 음악에 인생을 건, 도박을 시작한 가난한 음악가인 줄 알았다. 그래서 그의 열정을 감탄하며 그의 음악의 분위기를 동경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학교에서 사회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춘 사람이었다. 자기 앞가림도 하며 좋아하는 음악도 하는 사람. 자신의 삶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것 같았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잔나비와 김광석을 섞어 놓은 듯한 감성의 끝판왕을 자랑한다. 그러나 가끔 보여주는 락 발성이 정말 매력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노래를 부를 때의 발음과 세기 조절이 독특하다. 또 그의 기름이 좔좔 흐르는 얼굴의 표면과 가죽 자켓과 장꾸미와 약간의 광기를 담은 표정은 노래 속 그 만의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해준다.
그러나 그의 ‘무드’ 만이 다가 아니다. 물론 그의 무드만으로도 내 피로가 풀리긴 했다. 그러나 그의 가사에는 그의 삶이 묻어나와 있기에 정말 자신의 음악을 한다는 게 내 온 감각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는 정말 가사를 쓰는 것에 굉장한 재능이 있다. 자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무심하게 툭 던져준다. 어떨 때는 그 무심함이 위로를 주기도 하고 공감을 불어 일으키기도 하고 그의 세계를 잠시 맛볼 수 있다.
천진우. 이 가수의 노래는 수학 문제가 풀기 싫을 때, 아무것도 하기 싫고 갑작스러운 나태함이 내 대뇌를 지배할 때 생각의 전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채워지지 않는 구멍을 막아준 천진우. 근데 아마 천진우는 궁극적으로 내 니즈를 충족시키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구멍을 메꿔 주기에는 제격이었다. 궁극적으로 내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무얼 해야 할까? 모두 자신의 니즈를 채워줄 무언가를 찾길 바란다.
FACT: 나는 이 사람의 덕질을 시작한지 2일 밖에 되지 않았다. 얼마나 더 오래갈지는 모른다. 가장 오래 갔던 덕질은 4주가 채 안 되고 그 주인공은 ED SHEERANNNNNNNN! 오, 갑자기 생각난 건데 “ED~ SHE RAN.” 해석해 보면, “애드야, 그녀가 달렸어.”
그래서 재미로 내 덕질의 주인공들을 요약하자면
1. 스텔라 장. 3주. 그래도 그 후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음.
2. ED SHEERAN 4주.
3. 잔나비. 1일. 그래도 좀 관심을 가져주는 중이다.
4. 천진우. 2일 째.
+ 그러나 내 덕질은 정상적인 범위의 덕질에 속하지 못하며 그 사람의 나무위키를 한 번 대충 훑어보고 노래 몇 개를 듣고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겨먹었나를 좀 찾아보는 정도이다.
이 사람들의 노래 추천을 시작하겠다.
1. 스텔라 장. “어떤 날들” “L’ amoure, les baguettes, Paris”
2. ED SHEERAN. 얜 약간 숨겨진 명곡 느낌인데, “Afterglow”/ Afterlike가 아니라 AfterGLOW
3. 잔나비. HONG KONG” “로켓트” (사실 이 사람 노래는 잘 모르는 것 같다)
4. 천진우 “다리 밑에서”(다리 미잍에서~ 누군가 울.고.있어어요~) “청춘”(헤이호, 헤이호~ 해가 뜨지를 않네~) “멸망” (잊고 싶은 기억은 모두우~ 갈림기일에 두고 오쎄요오~ )
첫댓글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