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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탐색전을 하더니 들어오는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며 벼락 같은 빗당겨치기를 작렬시켰다. 주심의 손이 하늘을 향하며 한판승이 선언됐다.
마침내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5ㆍKRA)의 유도 그랜드슬램 위업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원희는 5일(한국시간) 도하의 카타르 스포츠클럽 유도장에서 열린 73㎏급 결승에서 다카마쓰 마사히로(일본)를 한판으로 눕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빗당겨치기는 이원희의 주무기지만 부상으로 성하지 않은 무릎에 부담이 커 다른 기술을 준비했다. 하지만 1분33초 다카마쓰가 파고들자 이원희는 "무릎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한판으로 눕히겠다는 각오로" 투혼의 빗당겨치기 기술을 걸었다.
한판승이 선언되자 이원희는 기도를 한 뒤 태극기를 휘날렸고 일격을 당한 다카마쓰가 땅을 치는 사이 이날 4체급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한 일본응원단은 싸늘해졌다.
이로써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시원한 '한판승 퍼레이드'로 우승했던 이원희는 2003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제패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한국 유도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유도 그랜드슬램은 공식 타이틀은 아니지만 한국 유도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최고 영예의 경지다.
다시 정상에 서기까지가 쉽지만은 않았다. 아테네올림픽 우승 이후 원인 모를 부진에 빠져 한 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1, 2차 대표선발전에서 같은 체급 김재범(21ㆍ용인대)에게 모두 졌으나 배점이 가장 높은 최종 3차 선발전에서 김재범을 꺾으며 극적으로 도하행 티켓을 잡았다. 고질적인 발목과 무릎 부상도 이겨냈다.
제2의 전성기를 알린 이원희의 시선은 이제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맞춰졌다. 목표를 이룬다면 한국유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이날 남자 66㎏급의 김광섭(KRA)과 여자 57㎏급 강신영(울산교차로)은 동메달을 보탰다. 정구의 김지은(농협중앙회)은 여자 단체전에 이어 혼합복식도 제패해 한국선수 중 첫 2관왕에 올랐고 승마도 단체전에서 금맥 캐기에 합세했다.
첫댓글 요즘 도하에서 우리선수들의 승전보가 많이 들리는것 같네요....울 선수들 모두 홧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