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미나 세 번째 시간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시간입니다.
이달님, 김덕영, 이종준, 이재호, 정혜아, 김태욱, 김재중, 이은선,최선영, 정선영, 황귀현 이렇게 11명이 2주간 열심히 준비해 주셨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읽어야 할 자료량이 방대하고 내용이 쉽지않아서 1부에서는 이종준, 최선영, 김덕영, 김재중님이 발제문을 토대로 강의식으로 설명을 해주시고 2부는 분과별 토론이 아닌 전체가 질의 응답하고 함께 대안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 마지막으로 최봉실님께서 총화를 해 주시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종준님께서 읽기 어려웠던 녹색평론의 금융자본주의 관련 글들을 원포인트 강의로 이해시켜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발제문은 김태욱님이 올려주신 '[자립경제] 4/21(금)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링크: http://cafe.daum.net/kyungdang/coIz/431)
"먼저 강의 순서는 금융자본주의로 대표되는 현 경제시스템에 대해서 녹색평론이 어떻게 얘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난주에 얘기한 부정적 의미의 경제성장(양적팽창)을 어떻게 압박하고 있는지를 제가 설명하고 그 뒤를 이어 경제성장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문제점을 낳고 있는지에 대한 발제를 최선영님이 해주신 다음 김덕영님께서 그에 맞서는 대안적 시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사례들을 들어주시고 마지막으로 김재중님께서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의 대안적 삶에 대해 얘기해주시겠습니다.
지난주에 양적팽창만 추구하는 경제성장이 민주주의의 발현을 억압한다라는 결론을 냈었는데 "그럼 우리가 경제성장을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발현시키면 안돼?"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특히 금융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는 우리가 성장을 멈추고 싶다고 멈출수가 없습니다. 마치 달리던 자전거처럼 멈추는 순간 쓰러지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 원리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돈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돈이 없던 사회에서는 스스로 수렵해서 먹고 남는건 서로 주는 평화로운 사회였었죠. 그러다 돈이 생겨나고 돈에 가치가 부여되고 돈을 매개로 만나고 교환하다가 현대 사회에 와서 돈은 아무 가치도 지니지 않고 숫자로만 존재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돈 중에서 한국은행에서 발권한 실제 형태를 지닌 돈은 5%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그저 숫자로 존재하는 거죠.
돈의 역사를 보면 조개껍질,나무토막등등을 사용하다 나중에 공통적으로 통용된 것이 금이었죠. 녹색평론에 금세공사이야기가 나옵니다. 금화를 만드는 금세공사는 금을 보관할 창고를 짓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금을 그곳에 맡기길 원하자 보관료를 받고 선반을 빌려줍니다. 그런데 금세공사가 가만히 보니 사람들이 맡긴 금화를 잘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는 자신의 금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맡긴 금을 대출해 엄청난 이자수익을 얻게 됩니다. 금세공사의 이런 행태를 눈치챈 사람들이 이자를 나눠줄것을 요구하게 되고 금세공사는 남의 금을 대출해주어 발생한 이자중 일부를 금을 맡긴 사람에게 제공하기로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공사는 반드시 금고 안에 있는 금만 대출해 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어차피 실물인 금이 아니라 금에 대한 대출증을 발급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자기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을 대출해주고 이자를 챙깁니다.
여기서 부터는 사기죠.
이것을 알아챈 금을 맡긴 사람들이 자신의 금을 찾으러 한꺼번에 금세공사에게 달려갑니다. 그게 바로 bankrun이죠. 은행을 향에 달려간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망하는거죠. 이때는 상업이 막 팽창하던 때라 뭉칫돈이 필요했던 시기여서 정부와 금세공사는 딜을 하게 됩니다. 맡겨진 금액의 10%는 남겨놓고 대출해야 한다는 거죠. 일종의 야합이라 할 수 있겠죠. 이것을 오늘날 용어로 말하자면 지급준비율제도입니다.
부분준비제도라고도 불리우는데 중앙은행에서 돈이 은행으로 들어오거나 누군가가 돈을 예금했을때 지준률만큼만 남겨놓고 대출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10000원을 예금했는데 지준률이 10%라고 한다면 은행은 1000원만 남겨두고 9000원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그 9000원이 은행에 들어가면 또 900원을 남기고 8100원이 대출가능하고 이런식으로 계속 대출을 하면 시중에 존재하는 돈은 100000원이 됩니다. 순식간에 열배가 된 것이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요구불예금의 경우 지준률이 7%정도 되고 정기예금의 경우 2~3% 대 입니다. 지준률이 5%만 되어도 돈이 20배까지 불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돈이 돈을 낳는 구조가 지준제도 입니다. 돈을 한국은행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신한은행, 국민은행 이런 시중은행에서 만들어 내는 구조라는 거죠.
또 다른 문제는 이자입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할 경우 이자까지 받아보신 분 계시나요?
은행은 대출시 이자를 얹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갚을때는 이자를 붙여서 갚아야 합니다. 즉 항상 은행에서 나오는 돈보다 은행으로 들어가야 하는 돈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돈이 전혀 없는 섬의 A라는 은행에서 '가'라는 사람에게 연이율 5%로 10000원을 빌려준다고 합시다.
1년후 '가'는 10500원을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섬에는 10000원밖에 없습니다. 그럼 500원은 어떻게 구할까요? '가'는 옆사람 '나'에게서 가져와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돈이 없으므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이자를 갚으려면 대출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만드는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식으로 통화가 팽창하게 됩니다. 돈은 늘어나는데 실물은 멈추어 있으면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인플레이션이죠. 그래서 실물도 계속 생산해내야 하는 경제성장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멈추면 우리 사회가 무너집니다. 지준제도와 이자..이것이 금융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럼 빚을 다 갚으면 안될까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그러면 시중에 돈이 모자랍니다. 돈이 안돌면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가 먼저 파산하게 됩니다. 그러면 약자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도 무너지게 되고 시스템도 무너지게 되는 것이죠.이것이 디플레이션입니다. 다같이 돈을 갚아도 문제인겁니다. 즉 금융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돈이 너무 많아도 문제 돈이 너무 없게 되어도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구조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더글라스가 지적한 것인데 어떤 기업이 생산하는 물건의 총가격이 100만원이라 합시다.
100만원은 어떻게 구성될까요? 임금+(공장기계의 감가상각+은행 대출이자)등으로 구성됩니다.
100 = 80(임금) + 20 이라고 합시다. 80으로 100을 살 수 없으므로 물건을 모두 사려면 임금을 100으로 올려야 합니다.그러면 물건값도 오르겠지요. 그래서 130 = 100 + 30 이 되므로 130을 사려면 임금을 다시 130으로 늘려야 합니다. 그러면 물건값은 다시 170 = 130+ 40 이 되겠지요. 이런식으로 임금을 계속 올리려면 생산성이 높아져야 하므로 끝없는 경제성장이 필요한 거죠. 필수품을 생산하는 단계까지는 괜찮은데 필요한 것을 다 갖춘 후에도 계속 생산을 늘려야 하므로 불필요한 생산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경제성장을 계속하면 되잖아요? 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의 기반은 값싼 석유인데 2006년을 기점으로 피크오일이라고 값싼 석유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장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현시스템하에서는 갈 수도 없고 멈출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거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금융산업에 대해 금융기관과 금융회사중 어느 용어가 맞을까요?
사실상 돈을 벌땐 금융회사이고 손실이 날 땐 금융기관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금융은 공적기능에 집중하지 않고 이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만 해도 자산이 2532조 7900억입니다. 국내총생산GDP가 1600조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거죠.
타금융기관까지 다합하면 천문학적 금액이 됩니다.
시중은행이 거둬들인 순이익만 5조4천억입니다. 그 중 1조6341억이 주주에게 배당되었습니다. 이 돈은 모두 실물경제에서 빨아들인것입니다. 그럼 손실시에도 자기네가 부담해야 하는것 아닙니까? 그러나 공적자금이란 명목으로 보호를 받습니다..
은행이 너무 크니까 은행이 망가시면 실물경제도 망가지니까 국민의 세금으로 은행을 보호하는 것이죠.
경제성장을 지속하려고 하면 주변국으로 손을 뻗게 됩니다. 주변의 약한 부분을 먹는거죠 예전의 제국주의처럼.. 그것으로도 안되면 어떻게 될까요? 미래세대를 착취하게 되는거죠. 원자력도 처리는 후손에게 떠넘기는 것이므로 미래세대의 착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이 최고니까 경쟁을 중시하게 되고 따라서 교육문제도 낳게 됩니다.
과도한 생산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말할 것도 없구요. "
다음으로 두번째 발제자 최선영님께서 과도한 경제성장이 낳는 폐혜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빚을 기반으로 한 금융자본주의의 극명한 폐혜로 먼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주택 담보대출을 말하는데 2000년대 유동성 과잉과 저금리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이에 편승해서 모기지론 업체간의 과당경쟁이 이어지고 대출시장이 과열되었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FRB가 금리를 대폭 올리자 (1%->5.25%) 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졌고 급기야 연체율이 20%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대출받은 개인과 모기지론 업체는 연쇄파산을 합니다. 이른바 부채경제의 대혼란,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IMF외환위기는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을 확 바꾼 사건입니다. 정부의 무능한 외환관리, 현금유동성 미확보, 기업의 방만한 단기차입금 위주의 경영, 대외신뢰도 하락, 단기외채급증등 여러 원인이 누적되어 대기업의 연쇄부도(중소기업은 말할것도 없겠지요) 로 이어집니다. 김대중정부는 97년 12월 IMF구제 금융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 외환위기 여파로 98년 실질임금이 9.3%감소했고 원달라 환율 1995원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했습니다. 차입금 195억달러를 3년 일찍 조기 상황했지만 기업들이 근로자를 쉽게 해고 할 수 있는 환경 마련했습니다.
구조조정 정리해고 정년단축 비정규직 근로자등이 큰 폭으로 확대되어 양극화가 심화되었으며 지금의 청년실업도 외환위기의 연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번영과 평화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경제적 성장이 인류에게 평화를 가져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라는 경제학자는 경기순환론에서 경제 성장시 전쟁 발발 건수가 많고 오히려 불황때 평화의 시기가 많다는 것을 역사적 데이터를 들어 주장했습니다.
결국 우리의 기대와는 반대로 경제 성장이 전쟁을 야기한다는 것이지요.
그럼 경제성장이 우리의 교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자본주의 시스템에 가장 부합한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 인성과 체력, 친구관계는 무시하고 서로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기술적 기능인을 양성하는 교육, 도구로써의 인간을 기르는 교육으로 변질되어 교육의 본질을 잃어버렸습니다.
비정상적인 교육으로 인해 과도한 사교육비, 부모자녀의 관계문제, 교내왕따, 게임중독, 청소년 자살등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성장이 우리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겠습니다.
Do you know "Waste Allocation Load Lifter - Earth class"? 이 어려운 이름은 애니메이션 Wall-E의 정확한 이름으로 지구 폐기물 수거 처리용 로봇을 뜻합니다.
이 영화는 쓰레기로만 가득한 미래 지구에서 열심히 쓰레기를 치우는 로봇의 이야기인데 이것이 영화에서만 끝나면 좋은데 현실의 지구도 벌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값싼 석유 덕분에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쓰레기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인당 1kg이 넘는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1년이면 1kgX365일X5천만명이면 1881만톤이라는 엄청난 양이 나옵니다. 이 쓰레기들은 우리가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희생당한 자원의 최종형태인 것이지요. 공산품 쓰레기 중 썪지 않는 플라스틱이 바다에 떠다니며 섬을 이루고 있고 그 일부를 먹이로 오인하여 먹은 바다 생명체와 조류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메우고 있는 희뿌연 미세먼지 또한 심각한 상황입니다.
핵발전소 쓰레기 처리 방법은 사실상 없는데도 무지와 오만으로 계속 가동하고 있어 인간과 자연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먹거리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돈이 된다면 인간의 먹거리에도 조작을 가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글로벌 회사들이 등장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숙고없이 오직 자본의 논리로 농산물을 손쉽게 대량생산하도록 유전자 조작 변형 농작물을 재배 보급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요.
불행하게도 한국은 세계 일위의 GMO농산물 수입국입니다.
농축수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도 GMO사료를 사용하고 화학비료등으로 땅을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그 뿐만아니라 4대강사업 새만금 사업등으로 주변 농가를 죽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병들고 죽어가는 농촌을 살리는 길, 인간과 자연 생명공동체를 위한 대안이 긴박하게 요청되는 자리에 우리 모두 서 있습니다."
금융자본주의로 끊임없이 야기되는 경제성장의 폐혜를 듣고 암울해진 분위기에서 김덕영님께서 희망적인 대안사례들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절망적이신가요?
인류의 문제도 엄청나지만 인류의 고결한 지혜도 얼마나 많은지.. 저희 분과는 이번에 공부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앞 선 사람들의 열정과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고 그 바톤을 이어서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어 나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분이 클리퍼드 휴 더글라스라는 분입니다,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는데 공군에서 회계업무를 보면서 은행과 화폐경제의 폐혜를 알게 되었습니다.
월가의 금융회사 골드만 삭스는 우리나라 금융회사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갑니다. 회사 하나의 크기가 우리나라 GDP에 맞먹지요. 왜 금융회사는 돈을 그렇게 많이 벌까? 왜 이렇게 덩치가 클까를 고민하던 더글라스는 통화량 공급이 부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사기다라는 것을 깨닫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부채를 기반으로 하는 신용사회말고 통화량 공급을 공공의 돈으로 찍어내어 신용사회의 핵심적인 이익을 국가가 가져가자.그래서 신용을 사회화하자"
이것이 사회신용론입니다. 그는 또한 이렇게 공익화된 이익을 1/n하여 배당금 형태로 나누자고 주장합니다. 바로 기본소득론이죠.
이것은 수치적으로 합리적일 뿐만아니라 철학적으로도 근거가 있습니다.
한 나라의 부는 일차적으로는 기업과 개인들의 창의적인 노력의 총화지만 그런 부가 창출될 수 있는 근원적인 바탕은 그 나라 혹은 공동체 전체의 문화적 공통 유산이고, 따라서 그 문화의 상속자인 구성원 전원에게는 공동체의 부를 나누어 가질 당연한 권리가 있다.
맞는 생각 아닙니까? (청중 : 네~ 맞아요..)
사회신용론을 좀 더 살펴봅시다.
돈은 국가가 발행하는 줄 알았더니 국가가 찍어내는 돈은 전체 통화량의 5%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충격받으신 분도 계실것 같습니다. 돈이 빚으로 탄생한다는 사실도 놀라울 수 있을 겁니다.
여지껏 국가는 어떻게 돈을 마련했을까요? 일단 여러분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이 있구요 그리고 국채(은행에서 대출하는 것)를 발행해서 돈을 마련하는데 국채 또한 세금으로 이자를 갚아 나갑니다. 결국 은행이 이익을 다 가져가므로 은행 배만 불리는 셈이 되는 거죠.
그래서 국가가 직접 화폐를 발행하자고 주장한 것입니다.
기득권 세력이 단단히 버티고 있는데 이게 가능하겠냐고요? 실제 이루어졌던 선례들이 있습니다.
링컨이 발행한 그린백화폐가 그것입니다.
남북전쟁으로 돈이 많이 필요했던 링컨 정부는 로스차일드등 유럽의 금융기관으로 부터 돈을 꾸어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들이 링컨정부의 다급함을 알고 너무 높은 이자를 요구하니까 링컨정부는 직접 돈을 발행함으로써 전쟁자금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 화폐가 바로 그린백입니다. (링컨 암살의 배경으로 추정됩니다)
그 밖의 거국적 차원의 여러시도가 있었으나 다 실패했습니다.
지역적인 시도들도 있었습니다. 인구 5만명 소도시 뵈르글에서 시도되어 성공한 케이스인데 노동증서로 화폐를 발행한 경우입니다. 화폐의 기능에는 교환기능(핵심)과 저장기능이 있는데 오늘날의 문제는 화폐의 저장기능 때문입니다. 그 기능때문에 화폐를 융통하는 은행이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거죠. 스탬프화폐는 돈의 저장기능을 없앤 것으로 가지고 있으면 가치가 떨어져서 빨리 써야 하는 화폐였습니다 그래서 기존화폐보다 5배정도 빨리 융통되었죠. 화폐 본연의 교환기능에만 충실한 상태로 경제를 활성화 시킨거죠.
가까이 있는 예로는 성남시가 실시한 기본소득 성격의 청년배당에서 상당부분을 성남시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했습니다. 지역화폐의 개념인거죠.
이자기반 부채로 돌아가는 현재 화폐경제사회에서 대안으로써 다양한 층위별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지역별로.. 또한 화페로 거래되지 않는데 선물로 주고 있는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를 선물경제라 부르죠. 지역화폐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계의 복원과 공동체의 복원을 통한 선물 경제를 통해 GDP로 측정되지않는 사회적 부를 올리는 삶을 추구해야 겠습니다.
석유도 고갈되고 더이상 경제성장의 돌파구가 없습니다. 우리 경제는 부채로 유지되는 경제이고 대표적으로 미국이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IMF전까지는 기업부채가 높았는데 현재는 가계부채 또한 엄청 높아졌습니다. 거의 1400조에 육박합니다.
이런 부채기반의 삶을 벗어나 대척점에 있는 삶은 소비지향적이지 않고 관계지향적인 공동체적 삶, 화폐로 거래되지 않고 선물로 거래되는 삶이라 할 수 있겠죠. 이런 삶이 많아질 수록 기득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예:가난뱅이의 역습)
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김민수님께서 말씀하신 빅뱅이론처럼 우리는 하나다 라는 정신으로 개인주의가 아니라 관계지향적 삶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맹거의 스폰지 혁명이란 이론처럼 기득권의 경제체제라는 정육면체에 끝없이 작은 구멍을 뚫어가야합니다.
단번에 자본주의란 정육면체를 해체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작은 구멍뚫기들이 모여 새로운 세상을 이룰 수 있기를 꿈꿉니다.
마지막으로 김재중님께서 함께 고민해야 할 것들과 구체적인 삶속에서의 자립경제 대안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함께고민해야할 것들을 세가지 정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국가발권을 제도화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기본소득 50만원이 지급된다면 또는 하루 4시간만 일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자립경제를 이룰 구체적 실천과제들은 무엇이 있을까?
저는 현실의 금융기반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자립할것인가를 생각해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온전히 재건되고 상실한 인간성과 공동체성이 먼저 회복되어야 합니다.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공동체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그 제도는 악용, 변질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비산동 우리 마을에 계신 커피, 목공, 반찬, 빵집, 광고등을 하시는 분들을 모아 플랫폼 기반의 공유 비지니스모델을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함께'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며 1부 강연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2부 시작하자마자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분과에서 공부하며 느낀 소회와 다짐등을 나눠주셨습니다.
김태욱: 돈이 아닌 관계가 본질이다라는 제목을 정한 것처럼 아무리 좋은 제도도 관계가 바로서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 치열하게 관계를 바로세우기 위해 고민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선영: 지속가능한 순환적인 삶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욕망을 다듬어 소박하고 질박한 삶에 적응하고 관계안에서 누리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선영:상처와 두려움의 강을 건너 기필코 너에게로 간다. 태초에 한몸인 우리..
이달님:준비하는 과정자체가 우리의 관계를 깊이 쌓아가는 과정이며 민주주의의 실천과정이었습니다.
이종준:주류 금융계에서 근무중인 사람으로써 공부하는 동안 많은 고민의 시간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고민한 많은 선배들의 삶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김재중: 일상생활에서의 자립을 고민하며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이재호: 금융회사를 다니고 있어 발표중 좀 민망했습니다. 얼핏 알고있긴했지만 이렇게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은 없었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심도있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정혜아: 직업상 주류 금융기관을 보았던 경험과 대안적 금융을 다 접했었는데 마음속에 과연 대안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가능하겠다는 느낌표로 바뀌는 시간이었고 세미나를 준비하는 분과원들의 열정에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이은선: 열정적인 분과원들에게 감사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결국은 제가 자본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축척된 삶을 살지않고 두려움을 털어내고 일어나야 자립이 가능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들을 꾸려나가는게 답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립경제 분과원들의 소회를 듣고 난 후 질의 응답과 전체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민창기 : 이 시스템에서는 이자가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자가 없으면 돈이 돈을 낳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은데 대안 화폐등 대안적인 방법들이 이자문제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종준 : 이자가 통화량를 늘리고 서로가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덕영님께서 말씀하신 스탬프화폐 같은 경우는 역발상인데 가지고 있으면 이자대신 오히려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죠. 그래서 빨리 빨리 사용하게 되는데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킵니다. 그런데 경기활성시에는 이런 화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소비 촉진은 민주주의와 긴장관계로 갈 수 밖에 없으므로 우리가 원하는 완성된 답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김덕영 : 녹색평론의 관점은 이자가 핵심문제이다라는 거죠.
대안을 말하는 사람들은 적정이자란 돈을 융통할 때 드는 수수료 정도이고 그 이상은 고리대금이라고 말합니다.
민간은행의 과도한 수익률이 문제인데 경제규모가 클수록 수익률도 커집니다.HSBC 하나가 우리나라 GDP와 맞먹을 정도죠.
결국 이자는 돈의 축척기능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래서 돈의 축척기능을 빼고 교환기능에 충실한 화폐를 고안해낸 것이 감가화폐입니다. 돈도 썩어야한다 라는 거죠. 더글라스가 주장했듯이 성장에 대한 압박은 과도한 부채기반 경제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교환기능에만 충실한 감가화폐를 사용하고 소비할 돈은 배당으로 지급받으면 생산과 교환의 균형이 생긴다라고 저희는 이해했습니다. 실제로 뵈르글이라는 소도시에서 감가화폐 사용으로 경제가 선순환된 경험이 있었고요.
이종준: 시중은행은 주식회사입니다.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죠. 대출을 통한 발권으로 얻는 이익이 시뇨리지입니다. 국가가 발권력을 가지면 그 시뇨리지는 국가가 가져가게 되므로 그것을 1/n로 나눠 국민에게 배당을 줄 수 있습니다. 세금을 안걷어도 되고요.
은행은 대출이자만으로 먹고 사는 것은 아니므로 국가가 발권하면 은행대출은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동원 : 국가가 시뇨리지를 가지면 화폐가치가 떨어지지 않나요?
이종준 : 녹색평론은 국가가 화폐를 추가 발행하거나 세금으로 회수하거나 하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조정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동원 : 경제성장을 안하면 쓰러진다고 했는데 쓰러지면 어떻게 되나요?
이종준 : 원시시대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겠죠.
경제가 위축되면 은행은 돈을 회수하므로 제일 약자부터 무너집니다. 그러면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되어 소요가 일어나기 때문에라도 국가는 경제성장을 안할수가 없는 거죠. 대선 후보들도 모두 경제 성장을 외칩니다.국민들의 관심의 45%가 누가 경제성장을 할 것인가입니다. 박근혜가 말한 "통일 대박"은 아주 나쁜 관점입니다. 남한은 더이상 성장동력이 없으므로 북한을 열린시장으로 보는 겁니다. 새로운 먹거리로 북한을 보는 거죠.
김희현 :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지역화폐도 좋고 배당금도 다 좋은 얘기인데 그린백이란 국가발행 화폐도 실행했다가 결국 실패했고 지역화폐들도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기득권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인데 우리가 뭔가 대안을 실행하려면 이거 목숨을 내놓고 해야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종준 : 저도 고민했던 내용입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금융자본주의로 금융이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야합니다..얼마나 힘이 있냐면 자본이 넘쳐나는데 마치 자본이 없는 것처럼 이윤이 될만한 것을 골라서 자본을 배분합니다. 국가가 화폐를 발권하려 하면 사회주의라는 비판이 일어날겁니다. 국가가 뭔데 시장경제에 개입하려 하는가라고 비판할 겁니다.
덕영님이 말씀하신 맹거의 정육면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대안이 있습니다. 어느 하나만이 답이 아닙니다. 두루, 협동조합, 유기농산업등등.. 효율성중심의 사회에서 유기농은 어리석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몬산토같은 대자본은 당장의 이익이 급하기 때문에 GMO 작물을 생산하고 화학비료로 땅을 황폐화 시키면서 많은 양을 경작합니다. 주주에게 이익을 주려면 장기적인 생각을 할 수 없지요.그러나 우리마을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유기농을 구입합니다.
저는 지난주 말씀하신 열린제도와 기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농협은 협동조합으로 모양은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반 금융회사와 똑같습니다. 중앙회는 엄청 부패했습니다. 사람의 기름이 선행되지 않으면 모든 제도가 닫힌 제도가 됩니다. 기름에는 기득권의 공격을 버텨낼 수 있는 힘, 즉 지적 의지적 감정적 힘을 다 포함합니다.
한살림도 처음엔 생명평화운동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의도가 변질되어 이젠 내 몸에 좋은 것을 파는 판매처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모든 제도는 내적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박현지 : 10년전 다른 나라는 예금을 하면 이자를 주는 대신 예금 보관료를 받았었는데 왜 그런거죠?
이종준 : 마이너스 금리라는 것은 경제성장을 할 수 없을 만큼 침체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시작되었죠.
박현지 : 금세공업자 얘기 들으며 회유에 넘어가지 않을 기개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치를 지향하는 기개가 수련이 되어야 겠습니다. 궁금한 것은 성미산마을 지역화폐 '두루'는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나요?
조우영 : 사무국에서 화폐를 발행,감독합니다. 저는 굳이 지역화폐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지역화폐의 본질이나 취지는 동의 하지만 선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화폐시스템에 저항하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종준 : 경제에는 층위가 있습니다. 이익의 경제 < 대안경제 < 선물경제 순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선물경제가 가장 상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은: 생산성이 높아지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으면 지역화폐 해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하려고 할때 문제 되는 게 있는지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법적 근거등이 궁금합니다.
김덕영: 여러가지 대안중에 저는 쌀본위제는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쌀에 기반한 썩는 화폐로 화폐의 교환기능에 충실하고 우리의 주식인 쌀에 근거한 화폐로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두루는 사무국의 행정력이 너무 높아야 해서 선한 임팩트 주지 못합니다.
핵심은 독립된 지역화폐가 잘 돌아가면 독립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급자족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이동원: 지역화폐는 생산하는 현물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런 지역화폐를 통해 우리 공동체가 자립한다 해도 이런 자립이 국가적으로 영향을 미쳐야 의미가 있는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김덕영 : 모든 문제에 있어 자급자족은 핵심입니다. 우리나라는 대외 경제의존도가 100%가 넘는데 식량자급률은 25%에 불과합니다. 맹거의 스폰지가 되려면 구멍뚫기가 확산이 되야 하는데 우리가 사는 삶의 방식과 도전이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준다면 확산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래서 가장 현실성 있는 쌀본위제를 주장합니다.
이종준 : 이 정신을 공유할 수 있으면 지역적 특성에 따라 삶의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되는지 안되는지를 고민할 게 아니라 제도가 불합리하면 고치면 됩니다. 도전적인 정신이 필요합니다.
이동원 : 한반도의 자립경제를 위해 통일은 필수라고 봅니다. 통일까지 생각하면서 이런 대안을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덕영 : 저는 우리 마을 공동체에서 세미나를 하는 것이나 삶의 모습이 지역화폐의 논의보다 더 앞서가는 대안의 모습이라고 봅니다. 공적기능인 교육을 공동체에서 해내는 이런 것들이 지역화폐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기금이 공동체 모두를 위해 쓰이는 것도 공유지가 확대되는 것이므로 앞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학진: 저는 자립경제라는 게 사실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맹거의 스폰지에 작은 구멍을 뚫는 일들도 거대한 힘에 맞딱드려 막힙니다. 생산력을 두루두루 갖춘 사람들이 아니고 대부분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립경제를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차라리 정치 제도를 바꾸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과 의지만 갖고는 힘들기 때문이죠.
빵가게에서 실험적으로 협동조합을 해보려고 했으나 각자가 처한 환경이 다르고 나눠먹을 파이가 작아 실패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와 뜻이 있어도 체득된 습성이 결국 우리를 실패하게 만듭니다. 대부분 협업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보다 돈을 내어 댓가를 치루는 것을 편하게 생각합니다.
이동원: 제도가 바뀌고 체제가 바뀌는게 빠르지만 결국 사람이 따라가지 못하면 제도는 사람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제도가 바뀌는 것과 함께 사람이 바뀌어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통일시 자본주의 문제점을 그대로 들고 들어가지 않기 위해 이런 구멍뚫기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도의 변경도 병행되야 겠지요.
이재호 : 우리가 논의하는 것이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인데 우리는 금융자본주의 체제안에서 살기때문에 새로운 생각을 해내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경제성장이 안되어 마켓런과 폭동이 일어나기 전에 얼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세상망했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씩 고민을 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급자족사회랑 금융자본주의 사회의 간극이 너무 커서 상상이 잘 안되기도 하지만 예를 들어 아이폰이 없으면 불편하지만 상하수도 없는 것보단 덜 불편합니다. 우리 삶이 사실 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은 다 갖춘 상황이므로 아이폰처럼 지금 당장은 편리하게 사용하지만 그것에 얽매이지는 않는 삶을 살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여기 저기서 맹거의 스폰지에 구멍을 뚫는 시도들을 잘 응원하는 마음도 필요하겠습니다.
최원: 저는 갤3를 4년째 사용하고 있습니다. 읽기자료 읽으면서 내가 사는 이런 생활 방식이 이상한 것이 이니고 평소에 이상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 그러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위로를 받았습니다. 자연에도 4계절이 있듯이 경제도 그럴수 있다 생각하는데 경제는 항상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그 구조적 원인을 알게 되었고 그런 경제성장이 경쟁적인 인재를 양성하도록 교육시스템을 왜곡시켰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과도한 사교육과 심화된 경쟁구조등 사실 예전엔 이상하게 여겨지던 수많은 일들이 현재는 너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읽기자료에서 보면 경제는 더이상 성장하지 않을 것이고 불황은 장기적일 것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나는 제자들을 어떤 방향으로 교육을 해야 하는가 고민이 됩니다. 금융자본의 사악함과 구조적 모순속에서 기본소득이란 아이디어가 줄 수 있는 변화들(노동자는 노동착취상태에 머물지 않고 더 좋은 노동환경을 찾을 수 있는 여유, 고용주도 기본소득이 있으므로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하지 않을 수 있는 여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민과 질문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동원 : 우리가 패배주의에 휩싸여 안될거라 생각하는데 금융자본주의를 깨는 것은 우리가 배워가면서 만들어 낼 문화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기는지 지는지 알 수 없고 마치 패배자처럼 살아갈 수 있지만 우리가 누리는 것이 선조들의 분투 덕분이듯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끊임없이 분투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당대에 열매를 못본다 할지라도 후세대에 더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최봉실님의 총화가 있었습니다.
최봉실: 학교에 B형 독감이 돌았습니다. 선생님 두 분이 걸리셨을 때까지는 나머지 선생님들이 수업을 메워 주셨습니다. 그때 더 많은 선생님들이 독감에 걸리시면 수업을 하지말고 자율적인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해야만 해'라고 하는 것들 예를 들어 '나는 꼭 주기적으로 여행을 가줘야 해','난 주말에는 영화를 봐야 해' 등등 자기 안에 굳어진 게 있으면 세상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왜냐면 그게 가능하도록 사회구조가 유지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닥치면 모든 것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도 억매이지 않고 자유롭습니다.게다가 같이 하는 친구도 있으니 더욱 즐겁지요.
~해야 함에 매이는 것이 사회 구조의 변화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내가 자유해지면 어떤 것들도 가능합니다.
자기 고집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결국 우리의 강고함이 사회구조의 강고함을 만드는 거죠.
제가 지역화폐나 협동조합이나 기본소득 등에 한 발 거리를 두고 있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서입니다. 꼭 밖에서 가지고 와서 실행합니다. 내가 발딪고 있는 현실에서 내가 생각해서 내가 만들어낸 개념으로 내가 고민해 가는게 더 잘 맞는 제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지역화폐도 본 발상지에서는 의미있는 시도일 수 있으나 우리에겐 맞지 않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우리 현실에 맞는 적절한 고민 후에 우리에게 맞는 개념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가져와서 논의하는 것으로는 확산의 힘이 없습니다.
우리가 대안학교 시작할 때 우리는 외부 대안학교를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우리가 틀이 갖춰졌을때 다른 학교와의 지지, 연대의 의미로 공부를 했을 뿐입니다.
내가 뭐를 하고 싶은지 우리는 어떤 학교를 하고 싶은지 어떤 교육을 하고 싶은지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내 안에서 원하는 것을 고민해서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틀과 이름을 만들어 가는게 필요합니다. 우리 안의 새로운 경제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도 그런 방식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의 대안 구성시 우리가 원하고 꿈꾸는 길을 만들어가는 걸음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풍성하고 자유로운 생각이 가능해야 합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뭔가 일이 발생했을때 자연에 철저히 순응해가는 방식이 열린제도입니다. 불가피하게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사건 앞에서 이 사건에 끌려가지 않고 내가 한 발 앞서가서 어떻게 이 사건을 이용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사유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출해 간다고 할때 사유의 그릇을 확장해 가는 게 필요합니다.
아직 우리의 사유가 우리안에서 얘기된 것, 사회에서 얘기된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안에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발상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고정된 틀을 벗어날 수 있게 사유의 그릇이 커져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안에서 우러나야 생명력을 가질 수 있고 생명력을 가져야 폭발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겁니다. 다양한 시도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구제역같이 부정적인 일이 일어났을 때 사회는 불안을 가중시킵니다. 이럴때 이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 것인가 라고 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자질들이 갖춰지는 것이 기름입니다.
사람들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틈이 허락된 제도가 열린제도이죠.
이 모든것을 하려면 너무 바쁜 채로 있으면 안됩니다. 바쁜 채로 계속있으면 새로운 변화로의 전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바쁜것 앞에서 중요한 일이 일어났을 때 바쁜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는 심적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런 심적 역량이 구체적인 실천에 들어갈때 가장 큰 토양이 됩니다. 지금 세미나 하는 시간들이 그런 심적 역량을 기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어떤 것을 고민할 때 내 안에서 정말 우러나오는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다라는 것을 기억하고 내 안의 깊은 열망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자신 안의 깊은 열망을 집요하게 실행해가려는 노력들이 모여질 때 구체적 물적 토대로 드러나게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각자 조금은 가벼워진 또는 조금은 무거워진 마음을 안고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
첫댓글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를 정성껏 후기로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두서 없던 제 이야기도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아래서 두 번째 사진. . . 나 " 이 글은 누가 작성했을까요, 이 글에 나온 사진 중에서 찾아보세요!" 하는 것 같아요. 누굴까요~! 찾아 보세요. .. .^ ^ 가장 아닌 듯 있는 사람~!
발제, 후기 넘넘 감사합니다~~금융자본주의에 대해서 즐겁게 잘 배울 수 있었어요.^^
세미나 때마다 느끼는 건데요...같이 이야기 하는 토론 시간이 참 소중합니다. 이야기 나누다 보면 배움이 몇 배로 커지고 희망도 더 크게 솟아납니다.
자립경제에 대한 간절한 열망, 새로운 삶의 방식, 사유의 확장... 후기를 통해 다시한 번 새겨봅니다!
사고 팔고 이윤을 남기고 이자를 챙기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는 경제라는 것이 허망한 숫자, 존재하지 않는 돈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 시간입니다. 금융이라고 했을 때 멀게만 느껴졌던 것이 내 삶의 구체적 일상과 밀접하다는 것을 깨닳았어요. 지금, 우리에게 꼭 맞는, 필요한 새로운 대안을 끝까지 고민하고 창조해가길 애써야겠습니다!! 긴 내용 후기로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때문에 중간에 가다보니
정말 중요한 시간들을 많이 놓쳤던거 같네요~
생생한 발제,후기 감사드립니다^^
무지에서라도 깨어나기를!
이렇게 후기로라도 뒷부분 함께하세요~! ^ ^
이런 어마어마한 후기를 남겨주시다니요~ 세미나 발제와 토론하던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것 같아요~ 꼼꼼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이후의 시간 속에서도 자립경제를 향한 실천가능한 대안을 잘 모색해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