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태백산맥(太白山脈)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 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인근에 위치한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 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부른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전체적으로는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또한 누구라도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이 전해진다. 특히 5월이면 수십만 평의 고원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홍 색깔의 철쭉꽃이 유명하다.
봄의 산행, 진분홍 황매산의 철쭉평전
서울신문 기사 입력 2026.04.22. 12:53
글·사진 김희중 칼럼니스트
경남 합천과 산청의 경계에 걸쳐 있는 황매산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흐름을 이루는 산으로, 이름만큼이나 상징적인 풍경을 품고 있다. 해발 1113m의 이 산은 예로부터 고려 시대 무학대사가 수도를 했던 곳으로 전해지며, ‘황(黃)’은 부를, ‘매(梅)’는 귀함을 뜻해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산으로도 알려져 있다.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능선의 윤곽이 마치 매화꽃이 활짝 핀 모습과 닮아 ‘황매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때는 산행 지도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던 무명의 산이었지만,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가야산과 함께 합천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정상에 서면 합천호와 더불어 지리산, 덕유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특히 합천호에 비친 세 개의 봉우리가 매화꽃처럼 보인다 하여 ‘수중매’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황매산의 진가는 계절마다 다르게 드러나지만, 그중에서도 봄은 단연 특별하다. 해발 800~900m 고원지대에 펼쳐진 황매평전에는 수십만 평에 달하는 철쭉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산허리를 붉게 물들이는 이 장관은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규모다. 흥미로운 점은 이 풍경이 완전히 자연적인 것도, 그렇다고 인위적인 것도 아니라는 데 있다. 과거 목장으로 이용되던 시절, 방목된 가축들이 다른 풀은 모두 먹고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기면서 지금과 같은 군락이 형성됐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완성된 이 풍경은 황매산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철쭉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열리는 것이 바로 철쭉제다. 매년 봄 열리는 철쭉제는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능선을 따라 붉게 물든 철쭉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주지만, 여기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축제의 중심에는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철쭉풍년제례’가 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의미를 담은 이 의식은 황매산이 지닌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느리게 가는 러브레터’와 같은 감성 프로그램, 어린이를 위한 스탬프 투어, 아로마 체험과 족욕, 바람개비 만들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더해지며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완성된다. 또한 지역 농특산물 장터와 향토 음식점이 운영되어 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황매산은 철쭉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산이다. 여름에는 초록 능선 위로 낮게 깔린 구름이 흐르고, 가을에는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겨울이면 눈꽃이 산을 덮으며 고요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그러나 봄, 그 짧은 순간만큼은 이 산이 가장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황매산(黃梅山)
합천군 가회면과 대병면에 걸쳐있는 황매산은 합천의 진산이지만 산행 서적이나 관광 지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무명의 산이었다. 덕분에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골짜기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1983년 군립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가야산과 함께 합천을 대표하는 명산이 되었다.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 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라고 전해진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합천호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모두 보인다. 합천호에 비친 황매산의 세 봉우리가 매화꽃 같다 하여 수중매라고도 불린다. 황매산은 철쭉이 만개하는 봄도 아름답지만, 낮은 구름들이 푸르른 초목으로 뒤덮이는 한 여름이나, 억새풀이 가득한 가을, 눈꽃이 피어나는 겨울의 모습도 아름답다. 여느 산 정상의 모습과는 달리 시야가 탁 트여 있어 계절마다의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황매산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드라마 ‘환혼’, 그리고 방탄소년단(BTS) RM의 들꽃놀이 뮤직 비디오 촬영지이기도 하다. 별빛 언덕이 방탄소년단(BTS) RM이 들꽃놀이 뮤직 비디오를 찍은 장소이다.
진분홍빛 물결이 출렁이는, 합천 황매산 철쭉 산행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 기사 승인 2023.04.13. 09:00
[여행스케치=합천] 분홍빛 철쭉이 만개하는 황매산의 5월. 딱 열흘 남짓 동안에만 만끽할 수 있는 ‘천상의 화원’이 열린다. 이번엔 꽃놀이만 즐기기에는 지루한 여행자들을 위해 추천하는 코스다. 적당한 등산과 꽃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황매산 모산재 코스를 소개한다.
철쭉이 만개한 황매산의 풍경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어여쁜 꽃망울이 시선을 잡아끈다. 땀도 식힐 겸 꽃나무 속에 놓인 커다란 평상에 대자로 누웠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고 향긋한 바람이 실려 온다. 완연한 봄기운이 온몸에 스민다.
철쭉 3대 명산… 전국 최대 규모 철쭉 군락지
경남 합천군 가회면·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자리잡은 황매산(해발 1,113m)은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지로, 소백산, 바래봉과 함께 철쭉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정상부에 펼쳐진 광활한 대지가 온통 철쭉으로 뒤덮이며 수많은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올해 황매산철쭉제는 4월 29일~5월 14일까지 철쭉 군락지 일원에서 열린다. 특히 황매산 철쭉제는 해발 850m에 위치한 황매산오토캠핑장까지 차량으로도 올라갈 수 있어 접근성도 좋다. 게다가 정상부의 능선도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누구나 손쉽게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정상까지 오르면 저 멀리 지리산에서 덕유산에 이르는 장엄한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월한 전망도 일품이다.
황매산 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가회면 덕만주차장을 통해 차량으로 황매산오토캠핑장까지 곧바로 오르는 방법이다. 힘 들이지 않고 10분 정도면 정상부에 닿을 수 있지만, 철쭉 군락지쪽 주차장이 협소한 편이라 축제 기간 동안에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산 아래 덕만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뒤 주차장과 오토캠핑장 사이를 오가는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덕만주차장에서 장군봉-중봉-상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좋지만, 코스가 꽤나 길고 험한 편이라 그리 추천하진 않는다.
암릉의 절정을 볼 수 있는 모산재
적당한 등산과 꽃놀이를 함께 즐기고자 한다면 모산재 코스가 딱이다. 해발 767m 모산재 정상까지는 깎아지른 듯한 암릉 구간이 이어지고, 여기서부터 황매산 정상까지는 환상적인 철쭉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중간 중간 꽃놀이를 즐기며 느긋하게 올라도 4시간 남짓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코스가 짧고 경사에 비해 비교적 어렵지 않아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 단, 암릉 구간의 경사가 꽤 심한편이라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필수다.
모산재주차장에서 출발해 황매산기적길의 출발점인 영암사지터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길에 접어든다. 거침없이 뻗은 산줄기를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하늘 높이 솟은 거대한 암봉이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사방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기암절벽을 둘러보면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이처럼 사방이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탓에 ‘신령스런 바위산’이란 뜻의 영암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산재에는 특이하게도 일반적으로 고갯길을 지칭하는 ‘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마치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윗덩어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고갯길하고는 거리가 먼 것이 아이러니하다. 줄을 잡고 거대한 암봉을 기어오르고 수직에 가까운 높은 계단을 지나자, 드디어 모산재의 하이라이트인 돛대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탁 트인 바위 절벽 끝에 홀로 서 있는 돛대바위의 위풍당당한 모습. 왠지 모를 기백이 느껴지는 듯하다. 삼각형 모양의 이 바위는 마치 순풍에 떠가는 배의 돛대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러고보니, 저 멀리 굽이굽이 이어진 산봉우리가 일렁이는 물결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바위를 따라 절벽 끝에 나란히 섰다. 발아래로 펼쳐진 장쾌한 풍광에 가슴이 뻥 뚫린다.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필수다. 사진/ 민다엽 기자
눈앞에 보이는 해발 1,000m 이상의 수많은 봉우리 가운데, 해발 700m 정도로 비교적 낮은 축에 속하는 이곳이 합천 8경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단번에 알게 되는 순간이다. 여기서 돛대바위를 뒤로 한 채 10분 정도 바위 능선을 오르다 보면 금세 모산재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 돛대바위 쪽을 바라보면, 다른 의미로 아찔한 절경이 펼쳐진다. ‘내가 저길 올라왔다고?…’. 정상에 세워진 기묘한 형태의 재단도 인상적이다. 덧붙여, 예부터 모산재는 풍수지리상 명당으로 꼽히던 장소로 ‘순결한 산’으로 여겨졌다고 전한다. 실제로, 정상 아래쪽에서는 ‘순결하지 못한 자는 지날 수 없다’는 순결바위를 찾아볼 수 있다.
‘꽃길만 걸어요~’
이제부터 황매산 정상까지의 구간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잠시 우거진 숲길로 들어서더니 이내 부드럽고 유려한 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대지 위에 진분홍빛 물결이 넘실거린다. 사부작사부작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그야말로 꽃 속에 파묻혀 해발 1,000m 하늘 계단 꼭대기까지 오르는 ‘철쭉 트래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황매산 8~9부 능선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지는 1980년대 커다란 목장이 있던 자리였다고 한다. 넓은 초원에 방목했던 젖소와 양들은 이곳의 풀과 잡목을 모두 먹어 치웠고 독성을 가진 철쭉만 남기게 되었다고. 이후, 1990년대 목장이 떠난 자리에는 자연스레 철쭉만 무성히 자라 현재의 모습처럼 대규모 군락지를 이루게 되었다는 재미난 이야기다.
합천군과 산청군이 만나는 9부 능선에 다다르면, 양쪽에서 꽃놀이를 즐기러 온 상춘객들이 합쳐지면서 점점 인산인해를 이룬다. 산청 방면으로 내려다보이는 황매 산성 누각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정상을 향해!
완만한 능선을 따라 꽃놀이를 즐기며 에너지를 재충전했다면. 마지막 정상까지 막판 스퍼트를 올려보자. 철쭉 군락지에서 정상석까지는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닿는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가는 내내 그늘이 없고 길고 가파른 계단이 계속되어 더딘 흐름이 이어진다.
사람이 많은 날에는 소위 ‘기차놀이’를 하며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지만, 마치 철쭉이 양탄자처럼 깔린 환상적인 경치를 볼 수 있으니 꼭 정상까지 올라보길 추천한다. 정상석 부근에는 포토존도 여럿 있어 인증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산행을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한다면, 정상석을 넘어 능선을 타고 반대편 합천호 방면으로 내려가거나 장군봉으로 돌아내려 가는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산행을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되면 철쭉 군락지로 다시 내려와 황매산오토캠핑장을 거쳐 덕만주차장으로 곧바로 내려가는 최단 거리 코스를 추천한다. 계곡을 따라 가볍게 하산할 수 있는 부담 없는 탐방로다. 황매산오토캠핑장 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내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INFO 황매산군립공원
주소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공원길 331
주차료 중·소형 3,000원, 대형 1만 원, 경차·전기자동차 50% 감면,/ 4시간 초과 시 시간당 1,000원 가산
문의 0507-1384-4758
황매산 산행지도
황매산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