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결혼식 하는날...
작년부터 입었던 헌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매고 남동생이 신부 화장하는 미용실에 나타났다.
이럴수가...... “ 넌 그 옷 입고 결혼식 하냐? ” “응.. 어때서....”
“야!~ 난 지금 화가 나는데....” 동생의 표정이 어두워 진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셔츠하고 타이 하나 사러 가자.”
“냅둬어.... 괜찮다니까...”
결혼 하면서 옷 한 벌도 안 사 입고 헌 옷을 입고 나타난 동생이 얄밉기만 하다.
즐거운 날인데 동생의 맘을 내가 상하게 하고 있음을 알아 차리며
다시 한번 좋은 말투로.....“누나가 동생 장가 가니까 옷 하나 사주고 싶다야~~”
“괜찮다니까.....”
더 이상 얘기하면 서로의 마음이 불편해질것 같아서 말은 하지 않지만 내 맘은 편치 않다.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결혼할 때 새옷을 입어야 한다는 관습에 매여 내 마음만 불편해 하는구나. 내 동생이니 좋은 옷을 입히고 싶은 마음이 나는구나...나만 조용히 있으면 아무도 모를텐데..하는 생각이 드는건 장가 가는 녀석이 헌옷 입고 결혼식 한다고 사람들이 흉볼까봐 그러는 마음이구나.. 내가 생각하는 형식의 틀에서 내가 편치 않으니 동생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음을 알아 차리니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새 옷을 입지 않고도 결혼식을 잘 치러지고 있었고 동생이 입은 옷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듯 했다.
틀에 매인 관습으로 불편하고 맘 상하고......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첫댓글 그러지요 헌옷을 입고 결혼식 하면 안된다는 틀에 매이니 서로 불편해 질 것 같은 마음을 잘 보았네요 ...그러니 그 틀을 깨는 공부기회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