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청정계곡으로 잘 알려진 곤지암 상열미리 ‘열미계곡’이 상류지역 골프장 공사로 인해 연일 흙탕물이 흐르는 등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흙탕물은 블루버드 골프장(곤지암 오향리. 구 경기CC)이 기존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18홀) 인근에 9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을 증설키로 하고 올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기 때문.
골프장이 새로 조성되는 부지는 상열미 계곡 상류 산등성이로, 굴착기를 동원한 공사가 진행되면서 비만 오면 토사가 산아래로 흘러내려 하천이 흙탕물로 변하고 있다.
|
|
|
|
▲ 흙탕물로 변한 열미천 계곡
|
|
조상 대대로 계곡 주변서 생활터전을 이어오고 있는 상열미리 주민들은 연일 계속되는 흙탕물과 골프장 운영에 따른 농약살포로 청정계곡의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하천이 황토빛으로 변하게 되자 계곡을 찾는 피서객들이 줄어들면서 주변 음식점 영업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모 주민은 “상열미 계곡으로 피서를 왔다가 흙탕물로 변한 계곡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한 둘이 아니”라며 “지금은 공사중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골프장이 운영되면 농약 등으로 1급수인 상열미천의 생태계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열미계곡은 수도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잘 보존되어있는 계곡이다. 보호종인 북방산개구리와 가재는 물론 1급수 물고기들이 서식하는 계곡물은 식수로 사용할 정도로 맑다”며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신설되는 골프장으로 계곡물이 오염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 같이 하천의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자 주민들은 골프장측이나 광주시에 체계적인 대응과 대책마련을 위해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위원장 선출에 난항을 겪는 등 주민들간 갈등도 초래되고 있다.
주민들은 열미천 계곡을 지키려면 ‘힘 있는 사람’이 나서야 한다며 지역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모 주민은 “마을 대책위에서 광주지역 정치인을 대책위원장으로 추대 했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아쉬워하며 “마을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정치권이 앞장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곤지암 열미천은 맑고 차가운 계곡물과 암석, 울창한 숲 등 산세가 수려해 여름철 피서지로 수도권에서 손꼽힐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