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투수 4관왕 윤석민의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투구동작'.
윤석민(25, KIA)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우완투수다. 150km를 웃도는 속구에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운 다양한 변화구. 여기에 안정된 제구력까지 특급투수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05년 KIA에 입단한 윤석민은 현재까지 7년 동안 61승 45패(2011시즌 17승 5패 포함)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대들보 투수로 활약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시즌 초반 변화구 구사비율을 높이면서 다소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주무기인 직구위력이 되살아나면서 차곡차곡 승수를 쌓은 끝에, 다승(17승) 방어율(2.45) 탈삼진(178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투수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승률(0.773)까지 1위에 올라 4관왕을 거머쥐었다. 트리플크라운을 포함한 투수 4관왕은 1991년 선동열 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 더욱 가치있다.
결국 윤석민은 지난 7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MVP 및 최우수 신인상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취재기자단 투표 91표 중 62표를 얻어 2011년 한국프로야구를 빛낸 최고의 선수(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MVP' 윤석민의 '군더더기 없는 투구'..!
국내 최고의 투구 이론가인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이 KIA 윤석민의 피칭을 낱낱이 분석했다.
1.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있는 투구의 시작 단계부터 힘을 집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양 발의 넓이도 적당하고, 힘의 분산이 보이지 않는다.
2. 리프팅(Lifting: 왼발을 들어올리는 동작)의 시작에서 머리와 몸(상체) 그리고 뒷발이 일직선 위에 놓여 있다.
이는 발을 들어 올릴 때 블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선은 던지고자 하는 목표지점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며, 축족(오른발)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 특히 발바닥이 지면을 강하게 누르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
3. 투수가 가장 힘을 모아야 하는 동작에서도 몸의 균형이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
로켓이 발사되기 직전, 추진력을 모으는 상황으로 하이 키킹(high kicking)시 상체의 흔들림이 생기기 마련인데 윤석민은 글러브와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면서 상체가 뒤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이는 힘의 분산을 막고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유연성이 뛰어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동작이다. 전진운동과 회전운동을 할 수 있는 중심축이 확실히 만들어져 있다.
4. 리프팅된 앞발이 스트라이드되기 위해 발을 내딛는 동작에서 축족(중심축)의 무릎이 굽혀지지 않고 (3)번에서 만든 밸런스의 힘을 유지하고 있다.
강한 힘과 추진력을 만들기 위한 (3)번의 예비동작이 부드러움으로 변하고 있다.
강하게만 던지려고 하면 몸의 긴장이 따르는데 윤석민이 그다지 크지 않은 체격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강함과 유함을 잘 조절하기 때문인 것 같다.
5. 축족(오른발)에 모아졌던 강한 힘을 무릎을 약간 굽혀 주면서 전진 운동으로 전환시켜 주는 자세이다.
빠른 스피드를 내기 위한 연결동작의 사작으로 엉덩이가 약간 포수쪽으로 먼저 나가면서 허리를 닿아 놓고 있는데 힘의 분산이 일어나지 않는 좋은 폼이다. 그리고 머리가 지면과 수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전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제구력 또한 안정돼 보인다. 시선은 목표지점을 향해 있다.
6. 스트라이드되는 순간에 허리보다 어깨의 회전반경을 좀 더 많이 하면서 상체의 꼬임을 시도하고 있다.
이 꼬임은 공에 전달되는 회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다음 (7)번 동작에서 자세가 흐트러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허리 무릎 발끝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타깃을 향해 가고 있다. 몸의 모든 부위가 한 곳 목표지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완전히 왼발을 땅에 딛지 않은 상태지만 하체의 안전성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7. 착지된 순간 앞발과 무릎이 땅을 강하게 밟은 듯 흔들리지 않는 하체를 만들고 있다.
이 동작이 만들어져야 상체의 힘을 사용하면서 강하고 정확한 투구를 할 수 있다. 뒷발도 굽혀지지 않은 채 중심이동을 잘 할 수 있도록 강하게 밀어주고 있다. 허리의 선과 어깨의 선이 땅과 수평이 되면서 안정된 자세를 만들고 있다.
투수들이 이 지점에 도달하면 머리가 기울어지고, 어깨가 오픈(빠지는 현상)되는 게 일반적인데 윤석민은 오히려 타깃을 향해 움직임이 더 완벽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활처럼 쫙 펴진 가슴과 상체의 힘이 그대로 포수쪽으로 전달되고 있는 느낌이다.
8. 글러브를 낀 왼손을 겨드랑이에 붙여 상체가 빠지는(너무 많이 회전되는 현상) 것을 막아주고 있다.
공을 쥔 손과 팔 그리고 어깨를 연결하는 선이 대각으로 만들어져 공의 각도를 예리하게 가져가고 있다. 이 상황에도 머리 위치가 매우 좋다. 머리가 앞발 무릎 뒤쪽에 있으면서 땅과 수직을 이루고 있는데 매우 어려우면서도 이상적인 자세다.
9. (8)번까지 거의 완벽했지만 이 동작에서 허리의 꼬임이 조금 부족해 보이고 중심이동이 앞으로 넘어가지 못한 채 어정쩡한 모습이다.
사진상 변화구를 던지는 듯 한데 직구나 변화구 모두 좀 더 강한 허리 회전력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던지는 순간 허리의 꼬임이 일어나면 허벅지 안쪽이 닿는 느낌이 든다. 윤석민은 왼쪽의 벽(착지되고 있는 앞발)이 견고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강하게 허리회전을 해도 무방할 것 같다.
10. 허리의 움직임이 작다 보니 던진 후 상체의 위치가 조금 높다.
앞서 머리의 위치가 좋다고 했는데 공을 던지는 순간에도 그 상태를 유지하면 오른 팔과 어깨가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막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렇게 머리가 꼿꼿이 서 있으면 팔로드루가 작아진다.
눈은 포수의 미트를 보돼 머리는 조금이라도 어깨나 팔이 돌아갈 수 있도록 같이 돌아가주는 것이 좋다. 단 머리가 너무 일찍 돌아가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윤석민은 중간중간 약간의 문제점은 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와 투구 매카닉에서 완벽에 가까워 작은 부분에 얽매일 필요가 없을 듯 싶다.
양상문(50, 前 롯데 자이언츠 감독) /
1961년 3월 24일 생으로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5년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시절부터 명석한 두뇌와 위력적인 구위로 최고의 좌완 투수라는 칭송을 들었다. 특히 부산고 3학년 대인 1978년엔 결승전 3경기를 모두 완봉승으로 장식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롯데와 청보, 태평양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1993년 은퇴할 때까지 9년 통산 63승 79패, 평균자책점 3.59의 기록을 남겼다. 국내 최초의 석사 출신(고려대 교육대학원) 프로야구 선수란 타이틀답게 지도자로서 더욱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2004년 친정팀 롯데 사령탑에 올라 이듬해인 2005년 만년 하위팀을 5위로 끌어 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롯데의 에이스 장원준과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한 강민호를 발굴해낸 주인공이다. 투수코치로 나선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대한민국 투수진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MBC sports+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첫댓글 우리 석민어린이~~ 내년에도 기아에 남아서 기아 우승시키고 메이저가서도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