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연봉 8000만 원으로 집 사려면 한푼도 안 쓰고 모아도 11.5년이다.
세계일보, 박세준 기자, 2024. 9. 4.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를 한 채 사려면 연 소득 약 8000만원인 가구가 11년 넘게 한푼도 안 쓰고 월급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4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PIR은 11.5로 집계됐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11년 6개월치 급여를 합쳐야 서울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가구 소득은 서울 지역 아파트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연 소득 중위값인 7812만원, 주택가격은 서울 지역 내 담보권 실행 시 조사된 담보 평가 가격의 중위값인 9억원 기준이다.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PIR(11.5)은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2년 2분기 14.8보다는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중위 가구소득이 당시 5910만원에서 올해 2분기 7812만원으로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는 아파트 마련에 드는 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경기 아파트 PIR은 8.9, 인천은 8.0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PIR은 당분간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6% 오르며 2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값은 전주에 이어 또 0.01% 하락했다.지방은 물론, 서울 안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기준 8만844건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1.9% 감소했다. 특히 성동구는 3개월 아파트 매물이 6.7%, 용산구는 4.9%, 마포구는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매물이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는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은 오히려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다. 도봉구는 같은 기간 7.5%, 강북구는 6.4%, 노원구는 0.8% 증가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