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월남에 가기전에 한국에서 미리 월남어를 조금은 배워가지고 갔습니다.
첫번째로 배우는 용어는 수색과 심문에 쓰이는 말이었습니다.
손들엇~ - 여 따이렛
어디가느냐? - 꺼 어더우
몇살이냐? - 바우뉴이 뚜이
이리와봐라 - 라이라이
가거라 - 미리미리..... 등등
그리고는 월남 현지를 가서 원주민들과 대화를 하려는데
내 말을 그들이 못 알아 듣고, 또 나도 그들 말을 몰 알아듣겠는데, 시일이 지나니까 좀 서로 통하더군요.
그런데 그들말이 우리와 유사한 것이 있었습니다. 한문을 같이 쓰는 낱말에서 그러했습니다.
예를 들면
중대장(中隊長) - 쭝도이 쯩
대위(大尉) - 따위
중위(中尉) - 쯩위
박격포(迫擊砲) - 빅끽화우
그리고 여자들 이름중에 '마이' 라는 이름이 많았습니다.
왜 이 이름이 이렇게 많을까? 하였는데, 월남어로 '마이' 는 한자로 매(梅)로서 매화를 뜻하는 말이더군요.
한자를 같이 쓰다 보니까 발음은 비슷하였고 뜻은 같았습니다.
어느날 면소재지를 지나가는데 큰 전통건물이 보이며 그 이름을 태광사(泰光社)라는 한자로 씌어져 있더군요.
그래서 정면에서 바라보고 태광사? 라고 부르며 무슨 건물이지? 하며 의아해 하는데.... 그 태광사라는 말이 자기들 말과 비슷한지
그 소리를 들은 어떤 노인이 와서 저 한자를 읽을 줄 아느냐? 고 묻더군요. 그래서 읽을 줄 안다고 말했더니...
써보라고.... 그래서 태광사를 한자로 땅바닥에 써 보였더니.... 박수를 치며 흡족해 하더군요.
월남도 한자를 쓰던 나라였는데, 중간에 알파벳으로 쓴 글자를 사용하여 젊은이들이 한자를 전혀 모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딴 나라 사람이 와서 한자를 읽고 관심을 보이니, 그 노인은 한자시대의 마지막 사람으로서 반가웠던 것입니다.
노인의 안내로 안에 들어가니 한자로 된 안내표지와 책이 많았는데, 그 걸 읽으며 이해를 하자 ........
마치 자기일처럼 흡족해 하더군요. 우리도 지금 영어만 쓰다가는 한글도 폐기해 버리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첫댓글
라이라이 들샘님,
베트남이 한자 문화권이다가
프랑스 통치를 받으면서 불어를 받아들인후
한자 사용빈도가 줄어들다 보니
후세대들은
한자로 된 역사 문화 이해가 힘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우리 나라도 한자를 잃어 가고 있지만
한글은 영어보다 쉬워서 잊혀지지는 않을 겁니다.
월남에서 답답한 것이 그들의 선조들이ㅡ열십ㅁ히ㅡ무언가를 기록해 놨는데, 한자로 되어 있어서
후세에 그 내용을 알지 못하고 그냥 먼지속에 존치되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을 직접 보았습니다.
약 십년전 북부 베트남의 어떤 사찰을 갔었는데, 그곳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경치가 유명한 것인지 가치가 유명한 것인지를
현지인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내가 그 한자를 읽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눈만 껌뻑껌뻑.....
한심한 생각이 들더군요. 감사합니다.
문죄인 미리미리 ㅋㅋ
재미로 월남어 배우던 시절도 있었네요
그만큼 가까웠는데 우리와는 별로 안 친하니
박항서 때문에 조금 관심 있었구요
그래도 들샘님은 한번은 가보고 싶으실꺼예요 살아온 대한용사의 늠름한 모습으로
기를 팍죽여나야 되는것 아닙니까
예전에 내가 있던 곳엘 한번쯤은 가보고 싶죠.
그런데 그곳은 아주 외진 곳이라 비용이 많이 든다고 별도의 가이드를 선택해 가라고 하니 어렵습니다.
그곳까지 가겠다는 가이드가 없어요. ㅎㅎ
몇년전 여러명이 전에 제가 있던 곳인 빈딩성 빈케군 동포면 퉁손리에 갔다 왔다고 사진을 찍어 홍보를 했는데
그 크던 우리의 기지는 완전히 잡목 숲으로 변해서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아쉬운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들샘님의 월남어 공부 좀 했네요.
하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가
드니 ... 가거라 가 미리미리 라고요 ?
몇 년전 월남 다낭을 여행을 할때
가이드가 월남어를 몇 마디 알려 줬지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까맣게 잊어버리게
되네요. 특히 언어란 기능이기에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쉽죠,
저는 그래서 그나마 어려서 배운 영어회화를
조금씩 매일 한 덕분에 초등학교 방과후
특별활동 시간에 학생들에게도 영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어 그때부터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한 결과 2018 동계 올림픽때
통역사로 활동도 한 경험이 제겐 소중한
추억이고 뜻 깊은 소중한 추억을 갖고 있답니다.
확실히 하니까 잊었던 단어들도 되돌아오고
그러네요. 회화는 자주 활용해야겠더군요.
들샘님의 월남어를 읽으며 옛 추억에 빠져 봅니다.
맞아요. 외국어는 자꾸 써먹어야지 안 쓰면 잊어버리게 되는데, 동계 올림픽때 통역을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오래전에 스페인에 가서 얼마간 기거를 하다 온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어를 조금은 하는데
2000년 전후에 청주에서 국제 태권도 대회가 매년 있었어요. 거기서 스페인어 통역을 좀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잊었어요.
그리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베트남에서 온 근로자들을 만날 수 있는데, 짧은 대화라도 그들과 통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언젠가 식당엘 갔더니 베트남 종업원이 말이 잘 안통해서 간단한 베트남 말을 하니 아주 놀라더군요. ㅎ
이런 것이 다 노력의 보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문을 알면
모든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지요.
저도 한 때는
한문2급을 따고도
그 땐
700자를 안 보고 썼고
3000자를 읽었어요.
손을 놓으니 신기하게
다 잊어 버렸어요. ㅎ
아휴~ 아까워라.... 2급까지 땄으면 대단하신 겁니다.
예전엔 서당이 곳곳에 있었어요. 제가 거기를 다녀서 한문을 좀 아는 편이였습니다.
월남에서 언젠가는 용의자를 체포해 왔는데 금지지역을 돌아다녀서였죠.
심문을 하니 그 촌노는 한자로 子婦出産中難産(자부출산중난산-즉 며느리가 아이를 낳는데 난산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자로 답(何人不問通行禁止 - 누근든 통행을 금지한다) 을 주면서 적절한 약을 주어 보낸적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도 한자를 보고는 이해를 하며 머리를 끄덕이더군요.
동양에서는 한자만 잘 알아도 의사소통이 되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