離婚取消 / 김수영
당신이 내린 決斷이 이렇게 좋군
나하고 別居를 하기로 작정한 이틀째 되는 날
당신은 나와의 離婚을 결정하고
내 친구의 미망인의 빚보를 선 것을
물어주기로 한 것이 이렇게 좋군
집문서를 넣고 六부 이자로 十만원을
물어주기로 한 것이 이렇게 좋군
十만원 중에서 五만원만 줄까 三만원만 줄까
하고 망설였지 당신보다도 내가 더 망설였지
五만원을 無利子로 돌려보려고
피를 안 흘리려고 생전 처음으로 돈 가진 친구한테
정식으로 돈을 꾸러 가서 안됐지
이것을 하고 저것을 하고 저것을 하고 이것을
하고 피를 안 흘리려고
저것을 하고 이짓을 하고 저짓을 하고
이것을 하고
그러다가 스코틀랜드의 에딘바라 대학에 다니는
나이어린 친구한테 편지를 받았지
그 편지 안에 적힌 블레이크의 詩를 감동을 하고
읽었지 "Sooner murder an infant in its
cradle than nurse unacted desire"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았지 그러나 완성하진 못했지
이것을 지금 완성하였다 아내여 우리는 이겼다
우리는 블레이크의 詩를 완성했다 우리는
이제 차디찬 사람들을 경멸할 수 있다
어제 국회의장 공관의 칵텔 파티에 참석한
天使같은 女流作家의 냉철한 지성적인
눈동자는 거짓말이다
그 눈동자는 피를 흘리고 있지 않다
善이 아닌 모든 것은 惡이다 神의 地帶에는
中立이 없다
아내여 화해하자 그대가 흘리는 피에 나도
참가하게 해 다오 그러기 위해서만
離婚을 취소하자
<1966.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