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두 번의 이사 때마다 오셔서 짐 정리를 도와주시던 친정어머니께서 처음으로 불참하시고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올라오신다기에 집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갔습니다. 평일에는 경로우대로 기차요금을 할인해준다고 항상 주중에 오시는 분이신지라 특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멀리 일반실쪽으로 걸어가는데 뜻 밖에도 특실에서 내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깜짝 놀라 "엄마, 특실 타고 왔어?" 했더니 "그래, 지난 주말에 박서방이 와서 특실표를 끊어 주고 갔다." 하시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는 것입니다. 증권회사 상무로 재직중인 막내 제부가 부산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왔다가 장모님께 효도를 하였구나 생각하니 고맙고 기뻤습니다. 다섯 사위 중에서 제일 애교 많고 용돈도 듬뿍 드리는 막내네가 편해서인지 서울에 오셔도 거의 대부분을 그 집에서 보내시는데 이번에는 이사한 우리집이 궁금해서 KTX행신역으로 바로 오신 것입니다.
처음 결혼할 때 17평 주공아파트에서 시작해서 늘 방 3칸짜리 집만 가지고 있다가 아이들 한창 공부할 때는 4칸짜리 집에 4년간 전세 살기도 하다가 2년전에 일산신도시보다는 집 값이 저렴한 행신동에 방 4개짜리 집을 사 놓았다가 이번에 작은 아이 고3과정이 끝남과 동시에 이사를 하였습니다.
열흘간에 걸쳐 내부수리 공사를 하고 이사 와서도 잔잔한 것들을 손보아 가고 있는 중이지만 처음으로 가져 보는 자기 방에 감격한 아이들은 재테크를 하기 위해 조금만 살다가 팔려고 하는 저를 만류하면서 오래 오래 살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 사정을 잘 알고 계시는 친정어머니께서는 집 안을 샅샅이 돌아보시면서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십니다.
아침에 생각해보니 이제 제 나이가 51이 아니고 52세이던데 어딘가에 안주할 때도 되었다 싶기도 합니다.
지금 거실에서는 두 사돈이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 보따리를 푸시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십니다. 저는 저녁을 무얼로 대접하면 좋을까 궁리중이구요. 겨울 치고는 따뜻한 오후의 한가한 한 때입니다.
첫댓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행복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_()_
행복해 하시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행복감이 ... 행복 쓰나미처럼을 기원합니다 _()()()_
오늘도 군밤처럼 따뜻한 이야기 올려주신 수경심님... 당신은 축복입니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내요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
^^ ㅎㅎㅎ 두 어머님! 만수무강하십시요. _()_
빙그레~~ 웃고갑니다
축하드리며 재태크 성공하시어 더 축하드리게 해주세요^_^
행복한 가정의 보습을 보면서 빙그레 미소 지어 봅니다.
사람사는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새해에도 행복이 가득가득 하셔용 ~^^
오랫만에 따끈따끈한 흔하지 않은 풍경(지금은 몹시도 그리운)에 저도 행복해집니다. 늘 행복한 수경심 ^^*
축하드립니다.고생하신 보람이 있네요.늘 행복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
언제나 사람사는 냄세를 물씬 풍기는 수경심님...저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사람 사는 모습 그대로가 바로 행복이라는 것을 보여주시는 수경심님, 언제나입니다.
아무리봐도 곱배기 백점에 며느리 딸 아내 어머니 정말 대단하네요.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
수경심님을 보면 늘 상큼한 레몬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행복하세요...^^*
두어머님 살아계심이 못내 부럽습니다.ㅎㅎㅎ
수경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두분 어머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