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잎 두잎 흩날리는 연분홍 비가
옷깃에 머리에 어깨에 앉아
마음에 젖어든다.
사찰 주변 그렇듯 흔히 있는 식당들이라
생각하다 눈이 동그레진다.
들깻물에 버무린 목이버섯이며
새콤하게 무친 나물무침에
녹진하며 쌉싸무레한 도토리묵이
어슬픈 젓가락질에 애간장이 녹는다.
저어어기서 고소한 기름냄새 입은 전이 온다.
"내 엉덩이만한 전이요~"
찢어진 백과사전 소녀가 하는 말에
목젖넘어 걸어가던 도토리묵이 백스텝이다.
수숩은 미소는 여전하다.
"엉덩이가 생각보다 작으시군요."
이렇게 말 할걸.
그치만 부끄러운걸.
똥그리와 백과사전은 막걸리 한잔씩 나눈다.
끼고 싶지만 운전을 해야하니…
선암사의 유래와 어디가 볼거리인지
조정래 작가와의 선암사와의 이야기까지.
눈까지 똥그래진 동그리는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다 알아"
란 말에
수줍게 이러더라.
"나가 찢어진 백과사전이여"
풉. 다행스럽게 입에 도토리묵은 없었다.
이 언니. 방심하면 안 된다.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른다니까.
시시콜콜 이야기는 방뎅이만한 전이 없어질 때즈음
걸음에 실려 냇가 넘어 숲으로 이어졌다.
동그리와 백과사전양은 키도 비슷하더라.
흐흥. 귀여워.
가는 길이 힘들지 않는 건 길동무도 좋지만
어느하나 같은 곳 없이 새로운 풍경이 가득이다.
아름드리 크다큰 나무할미들은
바오밥나무 부럽지 않다.
크기도 크지만 어찌나 포근해 보이는지
거인엄마 같다.
괜스레 생각이나 나무만 쓰다듬었다.
졸졸이 줄 지어진 연등에 소원이 가득이겠지.
그러고보니 부처님 오신 날이 금방이네.
승선교 무지개다리 가운데 뾰족 튀어 나온 돌이
용머라 그랬는데.
사찰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려한 곡선이 가득한
기와를 보기 좋아서이다.
끊김없이 기와가 그리는 곡선은 구름을 쉬게하고
햇살을 머물게 한다.
백과사전양이 제일 신나하며 보여주신 곳.
"깐 뒤"라는 곳인데
뭐긴 뭐야 화장실이지.
왜 깐뒤인지 막 그렇게 포즈를 취해가며.
저기 언니
디테일하게 저기!! 저..저…저기!!!
언니이이이!!! 엉덩이 스탑!!. 스탑!!!
이 위험한 여인네 거침이 없어!!!
동그리양 옆에서 웃느라 정신이 없어!!
뽀그리소년은 어디갔는지 없어!!!
이 여행 순간 위험했다.
옛날 담배 솔 같다.
아미도 가운데 부분을 싹둑 잘라 옆가지들이
밑으로 흐트러져 자라게 만든게 아닐까?
조경용 매화처럼.
선암사는 나무멍때리기 너무 좋더라.
화려함과는 다른 우직한 굵은 선들 가득한 나무들이
절의 버팀목 같다.
우직함을 다한 고목들도 허투루 떠나지 않는다.
이끼 이불 삼아 잠을 청하고 이름 모를
버섯들과 벗 삼는다.
어둑 어둑. 뉘엿 뉘엿.
괜스레 뾰로통 해진다.
헤어질 시간 아쉬워 시계만 흘깃 흘깃 본다.
또 볼 수 있겠지…
백과사전양 귀여움.
눈웃음이 매력적임.
게다가 심청이는 명함은 커녕 도로 집어 넣어야 함.
오는 내내 이야기 하면서 느낀거지만
위트있는 말 사이 사이 진중한 모습이 더 좋았다.
더 예쁜곳을 보여주려 애쓰는 미간이 예뻤다.
쪼막만한 손으로 설명하는 제스쳐가 귀여웠지.
동그리양 사랑스러움 그 자체.
젤리를 좋아한다.
꽃보는 것도 좋아하며
예쁜 말투에 툭 툭 심쿵.
뽀그리소년과 너무 잘 어울린다.
질투났다.
아 몰랑. 그냥 잘 어울렸어. ㅋ ㅋ ㅋ ㅋ ㅋ
이번 여행 중 제일 좋아하는 사진. 한 컷.
인디밴드 앨범커버 같아.
안녕! 친구들!!
고마웠어.
네분이서 같이 걸으셨군요~
선운사를 다녀왔는데 동백꽃도 스님들도 그어떤
풍경도 잘 보이질 않았답니다~^^
우연한 시간들이 겹쳐지는 장면은 매분 매초가
다르더라구요.
저의 시간 속에 세분이 겹쳐지는 장면이 너무
감사한 하루 였어요.
있는거 다 내놔욧~~
마티즈로 벤츠 쥐어박은 뇨자야!!!ㅎㅎ
아마 은하님께 달라하면 되실 듯. ㅎ ㅎ ㅎ
@애기똥풀 아씨 언니가 나한테 막.. 그냥 막.. ㅋㅋ ㅋㅋㅋㅋ
@최은하베짱이 ㅍㅎㅎㅎㅎㅎㅎㅎ 아 몰랑. ㅋ ㅋ ㅋ
@애기똥풀 아씨 항개도 안줘요~~ㅠ
@노라조 헉! 엄청 귀엽게 나왔는데.
@애기똥풀 아씨 있는거 다 줬어유
@최은하베짱이 어머. 덕자언늬 이러기 있기! 없기!!
@애기똥풀 아씨 있기~~
뭘 줬는지 읊어보기..
@노라조 사진 말한거 아녀요?
@최은하베짱이 사진 말한거 아니에요? ㅍㅎㅎㅎㅎ
@최은하베짱이 동글이 더 똥글해졌따~~~ㅎㅎ
엄매 전 '애기똥풀 아씨'의 성별이 헷갈려서 당최...ㅎ
여인내들의 산중 마실 다녀 오셨구만요.
내 몸에 낀 이끼며, 달린 버섯이 있어도 아직 건제 하다는 나무들
축 늘어진 나무를 매화에 빗대니 더 아름답습니다.
백과사전양 왈 이것이다 싶어
'깐뒤' 가 혹시 '뒤깐' 이 아닐런지
우리 사는 동네에서는 거시기를 '뒷간'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엉덩이만한 전'에 푸하하
'찢어진 백과사전'에 차마 말 잊지 못합니다(혼날 까봐서요).
좋은 여행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또 뭉치고 싶은 하루였어요.
다른분들은 모르겠지민 ㅎ ㅎ ㅎ
좋은글이란 말. 너무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