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잔갱작(洗盞更酌)
잔을 씻고 술을 새로 따른다는 뜻으로, 마음을 다져 다시 시작한다는 말이다.
洗 : 씻을 세(氵/6)
盞 : 잔 잔(皿/8)
更 : 다시 갱(曰/3)
酌 : 따를 작(酉/3)
출전 : 적벽부(赤壁賦) 소식(蘇軾)
이 성어는 소동파(蘇東坡; 蘇軾)의 '적벽부(赤壁賦)'에서 나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前赤壁賦 蘇軾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泛舟, 遊於赤壁之下.
임술년 가을 7월 보름 다음날에, 나 소동파 손님들과 배를 타고, 적벽 아래로 놀러갔다.
清風徐來, 水波不興,
시원한 바람이 서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았다.
舉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술을 들어 손님을 재촉하고 명월의 시를 읊고, 요조지장을 노래했다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白露橫江, 水光接天.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로 떠올라, 두성과 우성 사이를 배회하고, 백로가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이 하늘에 닿는다.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馮虛御風, 而不知其所止.
조각배가 가는 곳을 따라, 막막한 물결을 넘어, 허공에 의지해 바람을 부리듯 광활해, 그 멈출 곳을 몰랐네.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於是飮酒樂甚, 扣舷而歌之.
표표히 세상에서 떨어져, 날개가 돋아 신선으로 올라가는 듯, 이에 술마시는 즐거움이 깊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네.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溯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 노와 난나무로 만든 상앗대여, 투명한 물을 치고 달빛을 거슬러 올라가노라. 아득하구나 나의 그리움이여, 하늘 끝 미인을 기다리네.'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손님 중에 퉁소를 부는 사람이 있어, 노래에 기대어 화답한다.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그 소리는 처연하여,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훌쩍거리며 우는 듯, 하소연 하는 듯, 남은 소리는 실처럼 끊어지지 않네. 그윽한 골짜기 교룡이 춤을 추고, 외로운 배의 과부가 눈물 짓겠네.'
蘇子愀然, 正襟危坐, 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소동파가 슬피 놀라 옷깃을 바로잡고 무릎을 세우고 앉아, 손님에게 묻기를, 어떻게 소리가 그럴 수 있습니까?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손님이 말하기를, '달을 밝고 별은 드물고 까마귀와 까치는 남으로 날아가네. 이것이 조조의 시 아닙니까?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相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郎者乎.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으로 무창을 바라보고, 산천은 서로 얽혀 울창하니, 여기가 조조가 주유에게 당하던 곤욕을 치러던 곳이지요.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而東也.
막 형주를 공격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물을 따라 동으로 갔지요.
舳艫千里, 旌旗蔽空,
釃酒臨江, 橫槊賦詩.
배는 천 리에 달하고 깃발은 하늘을 덮었고, 강가에서 술을 마시며 창을 옆에 두고 시를 지었지요.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조조는) 진실로 일세의 영웅이지요, 그러나 지금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況吾與子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駕一葉之扁舟, 舉匏樽以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하물며 나와 그대(소동파)는 섬에서 고기 잡고 땔나무 하며, 고기와 새우와 함께하며 노루와 사슴과 벗하며, 작은 배를 타고, 표주박과 술동이 들고 서로 권하니, 천지에 하루살이가 붙어 있는 것 같고, 창해의 좁쌀같이 미미할 뿐이지요.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托遺響於悲風.
오직 우리의 짧은 생을 슬퍼하며, 장강의 무궁함을 흠모하고, 신선을 끼고 즐겁게 놀고, 밝은 달을 안고 오래 가고자 하나, 갑자기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소리를 슬픈 바람에 맡겨 보내는 것이오.'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
소동파가 말하기를, '손님은 대저 물과 달을 아시오.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강이 흐르는 것이 저렇지만 일찍이 다 흘러가버린 적 없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이 저렇지만, 별안간 소멸하거나 늘어나지도 않는다오.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무릇 변화라는 쪽에서 그것을 본다면, 천지는 한 순간이라도 멈추는 것이 불가능하고,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변화하지 않는다는 쪽에서 그것을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는 것이오.
而又何羨乎.
그러니 또 어떤 것을 흠모하겠오.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대저 천지지간에 모든 물질은 각각 주인이 있으니, 만약 나의 소유가 아니라면, 비록 털 하나라도 함부로 취하지 못하지만,
惟江上之清風, 與山間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강위의 시원한 바람과, 산간의 명월은 귀로 그것을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보면 그림을 이루지요.
取之無禁, 用之不竭.
그것을 취해도 누가 막지도 않고 사용해도 마르지 않습니다.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適.
이것이 조물주의 무궁한 보물이기에,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길 것들입니다.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객이 기쁘게 웃으며 잔을 씻고 다시 따르며, 포와 과일은 모두 없어지고, 술상은 어지러워졌네.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선상에 서로 포개어 누워, 동쪽 하늘이 밝아 옴을 알지 못했다.
(解說)
전적벽부(前赤壁賦)는 필화(筆禍) 사건으로 죄를 얻어 황저우(黃州; 湖北省)에 유배되었던 송나라의 소동파가 1082년의 7월과 10월에 황저우성 밖의 적벽에서 놀다가 지은 것이다. 7월에 지은 것을 '전(前)적벽부', 10월에 지은 것을 '후( 後)적벽부'라 한다.
송서(誦書)란 말 그대로 서책을 읽는 듯이 소리하는 것을 말한다. 송서는 청자(聽者)와 화자(話者) 모두 한학(漢學)에 조예가 있어야 하므로 주로 사대부를 중심으로 한 식자층에서 향유되었다.
이능화(李能和)의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에 따르면 안동 기생은 '대학(大學)'을, 영흥 기생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함흥 기생은 '출사표(出師表)'를 잘 외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현재의 송서(誦書)와 비슷한 형식이었다고 추측된다.
송서(誦書)의 출발은 글을 소리 내어서 읽는 것에서 출발했을 것인데, 소리 내어 읽는 것이 한적(漢籍; 한문으로 된 책)을 외는 고전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들면서 한문 서적을 외는 교육 방식이 점점 사라지면서 송서도 그 빛을 잃어갔던 것으로 생각된다. 서도 송서와 경기 송서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송서로는 서도에서 '추풍감별곡', '적벽부' 등이고, 경기에서 '삼설기', '전적벽부', '후적벽부', '등왕각서', '짝타령' 등이며, 음원만 남아 있는 것이 박헌봉의 '시상부', 유성옥의 '출사표'이다.
문헌상으로는 '어부사', '춘야연도리원서' 등이 남아 있다. 책을 읽는 듯한 소리지만, 상당한 공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창하기 힘든 소리라고 한다.
▶️ 洗(씻을 세, 깨끗할 선)는 ❶형성문자로 洒(세)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先(세)는 발을 내디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지마는, 여기서는 발의 뜻을 나타낸다. 물로 발을 씻다, 물건을 씻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洗자는 '씻다'나 '설욕하다', '깨끗이 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洗자는 水(물 수)자와 先(먼저 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洗자를 보면 先자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先자는 사람의 머리 부분에 발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발을 강조해 그린 先자에 水자를 결합한 것은 발을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洗자의 본래 의미도 '(발을) 씻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洗자는 단순히 '씻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洗(세, 선)는 ①물로 씻다 ②다듬다, 갈고 닦다 ③설욕(雪辱)하다 ④조락(凋落)시키다(초목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게 하다) ⑤대야(둥글넓적한 그릇), 그릇 그리고 ⓐ마음을 깨끗이 하다(선) ⓑ발을 씻다, 목욕하다(선) ⓒ경건(敬虔)한 모양(선) ⓓ편안(便安)한 모양(선) ⓔ추워서 떠는 모양(선) ⓕ큰 대추(선) ⓖ벼슬의 이름(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씻을 식(拭), 씻을 척(滌), 씻을 탁(濯)이다. 용례로는 옷이나 피륙을 물과 세제 또는 용제 등을 이용하여 깨끗하게 하는 일을 세탁(洗濯), 깔끔하고 품위가 있음 또는 말이나 글이 군더더기가 없이 잘 다듬어져 있음을 세련(洗練),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깨끗이 씻음을 세척(洗滌), 입교하는 사람에게 모든 죄악을 씻는 표로 시행하는 의식을 세례(洗禮), 자동차의 차체에 낀 먼지나 때를 물로 씻어 내는 것을 세차(洗車), 물에 타서 고체의 표면에 붙은 물질을 씻어 내는 데 쓰는 물질을 세제(洗劑), 깨끗하게 빨거나 씻음을 세정(洗淨),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더러운 것을 씻어 버림을 세제(洗除), 쌀을 씻음 또는 씻는 그 쌀을 세미(洗米), 마음을 깨끗하게 함을 세심(洗心), 머리를 감음을 세발(洗髮), 다리를 씻음을 세각(洗脚), 물로 깨끗이 씻어서 검사함을 세검(洗檢), 빨래를 함을 세한(洗澣), 털을 씻음을 세모(洗毛), 눈을 씻음을 세안(洗眼), 발을 씻음을 세족(洗足), 간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뜻으로 마음을 청결하게 함을 세간(洗肝),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을 세답(洗踏), 세례를 받는 일을 영세(領洗), 화초에 물을 주는 그릇을 화세(花洗), 물로 씻음을 수세(水洗), 일제히 씻어 냄이나 한꺼번에 싹 제거함을 일세(一洗), 깨끗이 씻음을 정세(淨洗), 머리를 빗고 세수함을 소세(梳洗), 양치질하고 세수함을 수세(嗽洗), 죄악을 깨쳐 마음을 깨끗이 함을 참세(懺洗), 상전의 빨래에 종의 발꿈치가 희게 된다는 말로 남을 위하여 한일이 자신에게도 이롭게 되었다는 말을 세답족백(洗踏足白),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일컫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칼로 창자를 도려내고 잿물로 위를 씻어 낸다는 뜻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스스로 새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을 괄장세위(刮腸洗胃) 등에 쓰인다.
▶️ 盞(잔 잔)은 형성문자로 琖(잔)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그릇 명(皿; 그릇)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戔(잔)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盞(잔)은 술이나 차나 물 따위를 따라먹기 위하여 만든 작은 그릇의 뜻으로 ①잔(盞) ②술잔(-盞) ③등잔(燈盞) ④(술 등의)세는 단위(單位)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술잔을 받치는 접시 모양의 그릇을 잔대(盞臺), 잔을 받드는 사람을 잔인(盞人), 술잔의 평면을 잔면(盞面), 기름을 담아 등불을 켜는 그릇을 등잔(燈盞), 차를 담아 마시는 잔을 찻잔(茶盞), 금으로 만들거나 꾸민 술잔을 금잔(金盞), 옥으로 만든 잔을 옥잔(玉盞), 사기로 만든 술잔을 사잔(沙盞), 빈 잔을 일컫는 말을 허잔(虛盞), 술을 마실 때 단 한잔 또는 제사 지낼 때 단헌으로 따르는 잔을 단잔(單盞), 큰 잔을 일컫는 말을 대잔(大盞), 한 잔의 반되는 분량을 반잔(半盞), 검정 잿물을 입힌 잔을 오잔(烏盞), 은으로 만든 술잔을 은잔(銀盞), 술잔을 달리 이르는 말을 주잔(酒盞), 상으로 주는 술잔을 상잔(賞盞), 술을 따른 술잔에 더 따름을 첨잔(添盞), 기제사와 달리 차례는 약식 제사이기 때문에 잔 드리기를 한 번만 하고 축문을 읽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무축단잔(無祝單盞), 접시는 동쪽에 차리고 잔은 서쪽에 차림을 일컫는 말을 접동잔서(摺東盞西) 등에 쓰인다.
▶️ 更(고칠 경, 다시 갱)은 ❶회의문자로 매를 손에 들고 강제를 뜻하는 攴(복)과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분명하다'의 뜻(炳; 병)을 가리키는 丙(병, 경)으로 이루어졌다. 분명한 쪽으로 '향하게 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새롭다, 다시'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更자는 '고치다'나 '다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更자는 '고치다'라 할 때는 '경'이라 하고 '다시'를 뜻할 때는 '갱'으로 발음한다. 更자는 曰(가로 왈)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말씀'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更자의 갑골문을 보면 탁자 앞에 회초리를 든 손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탁자와 회초리를 그린 것이 '개선하다'와는 무슨 관계인 것일까? 이것은 잘못을 저지르면 매를 들어 바로잡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更(경, 갱)은 (1)하룻밤 동안을 다섯으로 나눈 그 하나 (2)중국 항해(航海)의 이정. 1경은 60리임, 등의 뜻으로 ①고치다 ②개선(改善)하다 ③변경(變更)되다 ④바뀌다 ⑤갚다, 배상(賠償)하다 ⑥잇다, 계속(繼續)하다 ⑦겪다 ⑧지나가다, 통과(通過)하다 ⑨늙은이 ⑩밤 시각(時刻) ⑪임기(任期) ⑫번갈아, 교대로, 그리고 ⓐ다시(갱) ⓑ더욱(갱) ⓒ도리어, 반대로(갱) ⓓ어찌(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이다. 용례로는 어떤 직위의 사람을 바꾸어 다른 사람을 임명함을 경질(更迭), 옛 것을 고쳐 새롭게 함을 경신(更新), 거문고의 줄을 고치어 맴 전하여 해이한 사물을 고치어 긴장하게 함을 경장(更張), 바르게 고침을 경정(更正), 죽을 지경에서 다시 살아남을 갱생(更生), 다시 생각함을 갱고(更考), 지면이 좀 거칠고 품질이 낮은 종이의 한 가지를 갱지(更紙), 다시 읽음을 갱독(更讀), 다시 논하거나 거론함을 갱론(更論), 다시 어찌 할 수 없음을 갱무(更無), 잘못된 마음을 고침을 갱심(更心), 다시 고쳐 바로 잡음을 갱정(更正), 바꾸어 고침을 변경(變更), 밤에 도둑이나 화재 따위를 경계하기 위하여 돌아 다님을 순경(巡更), 번갈아 교대함을 천경(踐更), 다시는 어찌할 도리 없음을 일컫는 말을 갱무도리(更無道理), 남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의 힘으로 어려움을 타파하여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력갱생(自力更生), 열녀는 두 번 시집가지 않는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열불이경(烈不二更),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라는 뜻으로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적 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해현경장(解弦更張) 등에 쓰인다.
▶️ 酌(술 부을 작/잔질할 작)은 ❶형성문자로 汋(작)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닭 유(酉; 술, 닭)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勺(작; 국자의 모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술을 퍼내다의 뜻이 전(轉)하여, 퍼낸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酌자는 '따르다'나 '마시다', '짐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酌자는 酉(닭 유)자와 勺(구기 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勺자는 술 따위를 풀 때 사용하던 국자를 그린 것이다. 그러니 酌자는 술병에 있는 술을 국자로 퍼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酌자는 본래 의미도 '따르다'나 '마시다'였다. 酌자는 후에 '짐작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는데, 이는 술병에 술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또는 술을 마시며 상대의 의중을 파악한다는 의미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참고로 술을 받는 것은 酬(갚을 수)라고 한다. 그래서 酬酌(수작)은 술을 서로 주고받는 것을 뜻했지만 이런 와중에 좋지 않은 일이 꾀해졌기 때문에 '수작(酬酌)을 부린다'라는 말도 생겼다. 그래서 酌(작)은 ①술을 붓다, (술을)따르다 ②잔질하다(잔에 술을 따르다) ③(술을)마시다 ④퍼내다, 푸다 ⑤가리다, 선택하다 ⑥짐작하다 ⑦참작하다, 헤아리다 ⑧양치질하다 ⑨취하다 ⑩술잔 ⑪술(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⑫잔치, 주연(酒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작할 짐(斟)이다. 용례로는 잔치나 술집에서 손님에게 술을 따라 주는 일을 업으로 삼는 여자를 작부(酌婦), 짐작하여 헤아림을 작량(酌量), 일의 사정을 잘 헤아려 결정하는 것 또는 그 결정을 작정(酌定), 술잔을 따라 서로 권함을 작교(酌交), 한 국자쯤의 물 곧 얼마 안 되는 마실 물을 작음(酌飮), 술을 따라 주는 사람을 작인(酌人), 술잔에 술을 따름을 작주(酌酒), 죄의 가볍고 무거움을 따라 처단함을 작처(酌處), 죄를 짓게 된 정상을 참작하여 석방함을 작방(酌放), 작량하여 선발하거나 선출함을 작선(酌選), 사정이나 형편 등을 참작하여 시행함을 작시(酌施), 사정이나 형편 등을 참작하여 세금을 징수함을 작징(酌徵), 제사 때에 잔에 술을 부어 신위 앞에 드림을 작헌(酌獻), 어림쳐서 헤아림을 짐작(斟酌), 이리저리 비교해 알맞게 헤아림을 참작(參酌), 마주 대하여 술을 마심을 대작(對酌), 대작할 상대가 없이 혼자서 술을 마심을 독작(獨酌), 술을 제 손으로 따라 마심을 자작(自酌), 간단하게 차린 술잔치 또는 술을 조금 마심을 소작(小酌), 술잔이 가득하도록 술을 부음을 만작(滿酌), 조용히 알맞게 술을 마심을 천작(淺酌), 술잔을 서로 주고 받는다는 뜻에서 말을 서로 주고받음 또는 주고받는 그 말을 수작(酬酌), 술자리에 참여하기 전에 다른 좌석에서 이미 마신 술을 전작(前酌), 주석에서 주인을 도와 손님에게 술을 부어 권하는 사람을 준작(準酌), 물만 떠놓고 혼례를 지낸다는 말로 가난한 집안의 혼인 예식을 일컫는 말을 작수성례(酌水成禮), 재판관이 범죄의 사정을 헤아려서 형벌을 가볍게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정상참작(情狀參酌), 술을 손수 따라 마심을 이르는 말을 자작자음(自酌自飮), 조용하고 알맞게 술을 마시면서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즐긴다는 말을 천작저창(淺酌低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