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경수가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권은 14일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경수의 공개 입장 표명에 따라 당초 ‘복권없는 사면’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김경수에 대한 사면이 전면 재검토 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사면은 아직 결정된 게 아직 없다“라면서도 “‘김경수가 과연 양심수이냐’라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수를 겨냥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마치 아무 죄도 없는 것처럼 하고 있다”며 “자신의 다음 정치적 입지를 만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저런 자세야말로 역풍이 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수에 대한 ‘복권없는 사면’ 검토에 대해선 “(사면을) 해 줄 필요도 없거니와, 특히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 자신이 구속됐는데도, 마치 현 정권이 자신을 탄압한 것처럼, 양심수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일축했다.
김경수 측은 전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 사면, 구색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할 경우, 김경수는 사면에 그치지 않고 복권까지 해줘야 형평성에 맞는다는 입장이다. 김경수는 사면되더라도 복권이 되지 않는다면, 내년 5월 만기출소하는 것과 같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여권과 법조계에서는 ‘복권없는 사면’에 회의적인 기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사면의 전제는 진정성 있는 반성”이라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인사가 사면을 쇼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경수는 김대중(DJ) 이나 넬슨 만델라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與, 김경수 ‘가석방 불원서’에 “양심수 코스프레” 비판
국민의힘은 14일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는 김경수가 ‘가석방 불원서’를 서면으로 제출한 것에 대해 “양심수 코스프레”라며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라며 “정치 근육 키우기인가”라고 김경수를 겨냥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라며 “‘면장우피(面張牛皮)’, 죄를 짓고도 큰소리치는 민주당 출신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경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에 의해 최종 확정판결을 받았었다”며 “여론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김경수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며 “지금이라도 죄를 지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자숙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