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견뎌야
저 타오름의 경지에 닿나
이녁 몸피는 화상투성이 맨들맨들
맨발로 올라 낙상하기 좋아라
발등에 손가락이라도 닿을라치면 간지러운
발작에 하르르 각혈하는 그대가 보인다
어느 먼 옛날 목숨 같은 사랑을 떠나보내고
이 꽃그늘 아래 목 놓아 운 적 있었나
기침의 흔적들로 낭자한 연못 바람도
뜨거운 삼복三伏에 피고 지기를
아득해라, 한 움큼의 꽃잎을 쓸어
가슴에 한 사람을 들여앉히는 일은
-『경향신문/詩想과 세상』2024.05.19. -
〈고영서 시인〉:
△ 2004년 ‘광주매일’ 신춘문예로 등단,
△ 시집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 ‘기린 울음’ ‘우는 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