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사이 나쁜 사이버폭력 피해자 중1 딸아이
Q 중1이 된 딸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아래로는 남동생 2명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키우기가 까다로웠던 아이입니다. 물론 엄마인 저도 많이 예민한 편이구요. 어릴 때 많이 혼내고 매도 많이 들었었는데, 아이가 심하게 혼나고 맞은 적도 있었구요. 6학년 2학기에 이사와 전학을 하고 반 아이들과 트러블이 생기면서 한번 힘들어했었고, 등교 거부와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어하다가 졸업 후 조금 나아졌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에 SNS 상에서 같은 학교 아이들에게 사이버폭력을 당한 후 힘들어해서 현재 그와 관련하여 약물 및 상담 치료를 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 받고 있긴 합니다. 평소에도 저는 늘 아이가 힘들고 버거웠는데 어제 저녁에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은 1박 2일로 타지역에 갔고, 둘째는 작은집에 놀러 갔고, 첫째와 막내와 저만 있는 상황에서 외출했다 들어오는 길에 첫째가 막내에게 뚱뚱하다고 놀리는 언행을 계속하기에 못하게 했는데 집에 다 와서 현관에서부터 투닥투닥 서로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떼어놓고 막내는 방으로 도망가 문을 잠그고 첫째는 열어서 때리려 하는 걸 제가 막아섰더니 비키라고 난동을 부리며 밀치고 욕을 하더군요. 화가 나서 아이 뺨을 한 대 때렸습니다.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갑자기 아이가 웃다 울다 반복하더니 ‘계속 잘 지켜’라고 하더니 방으로 가더군요. 평소에도 저에게 언행이 살갑거나 예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냥 저냥 지내왔구요. 휴대폰 사용 완료 시간인데도 계속 휴대폰을 하길래 저와 계속 실랑이, 몸싸움을 벌이다가 자기에게 손을 대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112를 누르더라고요. 방에서도 발로 저를 차며 꺼지라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에 그러더라고요. 저에게 심한 욕설과 ‘내가 예전에 혼나거나 맞을 땐 웃고 있으면서 막내가 몇 대 맞는 건 그렇게 기를 쓰고 막냐, 내가 혼나고 나서 다음 날 웃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니깐 진짜 괜찮은 줄 알았냐, 잘 때 니년 목 졸라서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그러면 내가 에미 없는 년 되니깐 참았다. 어려서 돈도 못 버니깐 돈 줄 사람도 필요했고 니가 젤 싫고 밉다고’ 하더군요. 충격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마음이었다니 네가 힘들었겠다.’라고 했더니 닥치라고 하며 저에게 계속 발길질을 해대더군요. 이렇게 하는 건 선을 넘는 거다 하지 말아라 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저 같은 사람이 엄마라는 게 싫다고 본인 이름도 싫고 다 싫다고 이름 부르지 말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저도 남편도 아이에게 나쁜 말도 많이 했고 욕도 했고 심하게 했던 것은 인정합니다. 결국에는 마무리 짓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엄마를 끔찍하게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본인 필요한 것(먹을 거, 용돈)만 가져갔던 것이라 생각하니 참 힘듭니다. 저보고 역겹고 더럽다며 손도 대지 말라고. 집에서 본인이 이렇게 무시를 당했으니 밖에서는 안 당했겠냐 하더라고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서 이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답답하고 참담한 심경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가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 마음이 다치기도 했을 거고 이미 닫혀있는 거 같습니다. 저도 아이를 대하는 것이 두렵고 힘듭니다. 정말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때때로 일부러 엄마인 저를 괴롭힌다고 느낄 정도로 투정, 명령 등등 아이가 어쩌다 하루 집에 없을 때(할머니 집) 제 맘은 편하고 동생들도 편안해 할 정도입니다. 지금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갈 것 같지도 않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제 맘도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먼저 남겨주신 글만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일로 어머니도 자녀분의 마음도 서로 많이 다치고 아팠을 거라 생각됩니다. 청소년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성인과 유사한 언변과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랍니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여전히 서툴고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감정을 극대화하여 표현하기 때문에 화가 났을 때 언어와 행동을 자극적이고 강렬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모든 감정에는 자신이 현재 힘들다 도와달라는 의미이기도 하구요.
현재 자녀분은 학교에서 사이버폭력을 경험하여 이미 심리적 상처를 받았고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건의 시초인 학교 경험에서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경험에 대한 민감도와 분노가 높고 조절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이런 감정이 가장 쉽게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가정입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잘못을 모르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은 부모에게 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인지하지만, 부모로부터 자신이 받은 상처도 부모가 알고 인정해 주길 바랍니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잘못만 이야기하는 것 같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우고 대립하게 됩니다. 부모가 먼저 인정하면 자신도 인정합니다. 그런 신뢰 관계가 쌓여야 향후 자녀분의 사이버폭력 사건에서도 회복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자녀분에게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니까요. 부모 입장에서는 동생을 때리는 행동을 막고 갈등을 멈추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자녀분의 입장에서는 동생과의 갈등에 부모가 동생 편만 들었다는 생각에 더 억울한 것입니다. 거기다 맞았으니 더 억울하구요. 이 부분에 대한 대화, 특히 마음 전달이 필요합니다. 단, 이 과정에서 자녀에게 이런 행동은 잘못되었다는 판단이나 평가가 포함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화가 아닌 훈육이 되기 때문에 아이가 더 큰 배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녀의 입장에서는 앞서 미안하거나 가슴 아팠다는 등등의 부모의 말은 결국 자녀가 잘못했고 자녀에게 고치라는 말을 하기 위한 포석일 뿐이니까요.
가족상담이나 최소 부모 양육코칭을 받으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청소년과의 대화법은 이전과 달라져야 하는데 부모도 이런 대화 방식에 서툴다보니 실수도 합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시면, 본 기관에 문의해 주시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부모와 서먹한 우리 아이, 사회성 발달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1. 갈등이 깊어지는 대화 방식을 반복하는 것은 그만
아직 자기 개념과 가치관 확립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부모와 가정은 언제 어디서나 그들이 돌아올 수 있는 보금자리여야 합니다. 그러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부모와 갈등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아이의 모든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갈등을 유발하는 대화 방식은 잠시 멈추시고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부모 상담과 가족 상담
내 아이이지만 부모님만의 힘으로 깊어진 갈등 상황을 타개하거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막막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전문가를 찾아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 받고, 부모 상담이나 가족 상담을 통해 양육코칭을 받거나 갈등의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집단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
부모와의 어색하거나 불편하고 좋지 못한 관계로 인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사회성은 집단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을 통해 부정적인 자극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발달 단계에 맞춰서 여러 가지 사회성 덕목이나 기술들을 차근차근 학습할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가족 행복학 개론 "부모의 '대화습관'이 자녀의 인격을 형성한다“
[상담 후기] >> 대인 관계 힘듬을 호소하는 내담자 모 상담후기
[온라인 상담하러 가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Katsantonis, I., & McLellan, R. (2024). The role of parent–child interactions in the association between mental health and prosocial behavior: Evidence from early childhood to late adolescence. 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Development, 48(1), 59-70.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옥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