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 이후 거의 울지 않던 아이, 나. 울 어메는 날 낳아놓고 고민께나 했단다. 이눔의 이기가 달덩이같이 이쁘긴 한데, 배고파도 울지 않고, 기저귀가 젖어도 울지 않았다니~
아장아장 걸어다닐 때는 토방에 오줌 싸면 철퍼덕 주저앉아 오줌 젖은 흙으로 그림을 그리며 혼자 놀았다니~ 이래도 응~ 저래도 응~혼자 놀기 좋아하던 아이.
저거 분명 바보 하나 낳았구먼~ 하며 속 께나 썩었는데 키워보니, 게으른 건 아닌데 자기 외모에는 전혀 관심이 없더란다. 몇날 며칠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다니고, 아파도 아프단 소리를 안하고, 화 내는 법도 없고, 가타부타 말 한마디 없더란다.
오메메~ 저년 속이 크레믈린이구먼~ 숭머리 뚜껀년~ 할 정도 였다니~
에헤헤~ 그러고보니 내가 울 엄마 속 께나 썩힌 것 같아~ 에고 불쌍한 우리 어메.
그렇게 십대 초입에 다다른 나는 한편의 영화에 대판 울었다. 그리곤 또 무덤덤~ 세월은 흘러 중학교 때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다. 하늘나라로.
나는 그때 울지 않고 맨숭맨숭했다. 아부지와 오빠들은 달구똥 같은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장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의 빈자리를 발견하곤 그때서야 나는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 골방에 숨어서 소리죽여가며~
그리곤 가끔씩 혼자 엄마 산소를 찾았다. 살랑이는 바람 속에 몇시간이고 꼼짝않고 앉아 있다가 털래털래 산소 밑의 자그마한 연못으로 내려와 또 거기서 요지부동. 그러다 집에 돌아오곤 했다.
(으힉~ 너 이상한 년이구나~ 무섭지도 않아서 그렇게 묘똥에서 놀아? 소름 돋구만~)
그 당시 울 엄마 산소는 공동묘지가 아니었다. 아랫녘에 조그만 연못이 보이는 낮은 언덕배기. 두서너개 묘 옆 가장자리에 울 엄마 묘 하나 덩그라니~
십대 시절 나는 그렇게 말도 없고 눈물도 웃음도 거의 없던 소녀였다. 그러다 여고 때 어느 수업시간. 선생님의 열띤 강의 도중, 느닷없이 내가 큰 소리로 웃어제꼈다. 쥐 죽은 듯 짧은 침묵이 흐른 후, "아따~ 그 웃음소리 한번 대단하다~"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교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었다.
그리곤 또 무덤덤~
그러구러 풍지박살 난 집안 형편 때문에 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체중40Kg이 조금 넘는 가냘픈 체구로 억척스레 일에 매달렸던 나. 20대 때부턴 폭소 대신 바보스럽게 히죽~ 웃는 습관이 배어버렸다.
나는 내가 그렇게 웃는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결혼 후 이사 다닐 적마다 주변의 아줌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던 말이었다.
처음에 바보아줌마인 줄 알았단다. 이사 왔다길래 궁금해했더니, 마주칠 적마다 말도 없이 그냥 히죽히죽~ 웃어보이더란다.
흐음~ 저 여자 분명 나사 하나 빠졌구만~ 하고 지켜보니, 행동거지는 또 영 딴판이더란다.
당연하지~ 어떤 엄마 딸인데~ 히히~
한사람에게서만 그런 말 들었다면, 뭐~그런 시선도 있겠구나 싶은데, 이사 다니는 곳마다 그런 소릴 들었으니~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오기까지 스무번도 넘는 이사를 다녔는데~
(푸하하~ 너 정말 이상한 년이구나~)
히히히~ 그랬나봐~
세월은 흘러 어느덧 산적소굴 본채. 수많은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연일 터져나오는 웃음소리 위, 맨 꼭대기엔 으례 내 웃음소리가 차지했다. 돌담을 넘고 이웃집 지붕을 넘고 개울을 건너 산골짜기로 울려퍼지는 이상야릇한 내 웃음소리. 다들 웃어제꼈다. 내 웃음소리 주변엔 웃음의 소용돌이가 늘 휘몰아쳤다.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 주변으론 긍정적 에너지가 24마일까지 미쳤다더니만~ 푸하하하~ 와하하하~ 으헤헤헤헤~
인도의 어떤 아쉬람에선 비쩍마른 사두가 긴수염 늘어뜨리고 상반신 드러내고 헹감 치고 앉아 양팔을 앞으로 내밀며 웃음요가 수행법을 해보이던데, 그것도 온갖 인종의 제자들 앞에 앉혀놓고~
히히히~ 아쉬람에 비싼 수행료 내지말고 나한테 오시라~ 내가 배꼽 빠지게 해줄텡께~
자다가도 재밌는 생각이 들면 차마 어둠 속에서 웃을 수가 없어 참는데, 그럴 때면 단전 부위가 어찌나 싸르르~ 아파오던지~ 그러니, 훤한 대낮에 그 아픔을 해소해야징~
근데 그토록 웃음 헤픈 이 촌년이 눈물은 또 얼마나 헤픈지~ 많은 사람들이 하소연 하러 찾아와 슬픈 이야기를 하면 나도 덩달아 눈물 줄줄~ 슬픈 기색만 보여도 내 눈에선 벌써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니 이거야 원~
그뿐이게~ 슬픈 책만 봐도 빨개지는 내 눈. 슬픈 뉴스만 봐도 벌개지는 내 눈.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헤어지기만 해도 붉으레해지는 내 눈. 개가 죽어도 눈물 펑펑~ 고양이가 죽어도 눈물 펑펑~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 가족들은 내가 천하의 울보라는 사실을 안다. 오죽하면 우리 딸이, "엄마~ 왜 울어~ 영영 못보는 것도 아닌데~" 할까~ 히히히~
근데 그 이후 거의 울지 않던 아이, 나. 울 어메는 날 낳아놓고 고민께나 했단다. 이눔의 이기가 달덩이같이 이쁘긴 한데, 배고파도 울지 않고, 기저귀가 젖어도 울지 않았다니~
아장아장 걸어다닐 때는 토방에 오줌 싸면 철퍼덕 주저앉아 오줌 젖은 흙으로 그림을 그리며 혼자 놀았다니~ 이래도 응~ 저래도 응~혼자 놀기 좋아하던 아이.
저거 분명 바보 하나 낳았구먼~ 하며 속 께나 썩었는데 키워보니, 게으른 건 아닌데 자기 외모에는 전혀 관심이 없더란다. 몇날 며칠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다니고, 아파도 아프단 소리를 안하고, 화 내는 법도 없고, 가타부타 말 한마디 없더란다.
오메메~ 저년 속이 크레믈린이구먼~ 숭머리 뚜껀년~ 할 정도 였다니~
에헤헤~ 그러고보니 내가 울 엄마 속 께나 썩힌 것 같아~ 에고 불쌍한 우리 어메.
그렇게 십대 초입에 다다른 나는 한편의 영화에 대판 울었다. 그리곤 또 무덤덤~ 세월은 흘러 중학교 때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다. 하늘나라로.
나는 그때 울지 않고 맨숭맨숭했다. 아부지와 오빠들은 달구똥 같은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장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의 빈자리를 발견하곤 그때서야 나는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 골방에 숨어서 소리죽여가며~
그리곤 가끔씩 혼자 엄마 산소를 찾았다. 살랑이는 바람 속에 몇시간이고 꼼짝않고 앉아 있다가 털래털래 산소 밑의 자그마한 연못으로 내려와 또 거기서 요지부동. 그러다 집에 돌아오곤 했다.
(으힉~ 너 이상한 년이구나~ 무섭지도 않아서 그렇게 묘똥에서 놀아? 소름 돋구만~)
그 당시 울 엄마 산소는 공동묘지가 아니었다. 아랫녘에 조그만 연못이 보이는 낮은 언덕배기. 두서너개 묘 옆 가장자리에 울 엄마 묘 하나 덩그라니~
십대 시절 나는 그렇게 말도 없고 눈물도 웃음도 거의 없던 소녀였다. 그러다 여고 때 어느 수업시간. 선생님의 열띤 강의 도중, 느닷없이 내가 큰 소리로 웃어제꼈다. 쥐 죽은 듯 짧은 침묵이 흐른 후, "아따~ 그 웃음소리 한번 대단하다~"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교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었다.
그리곤 또 무덤덤~
그러구러 풍지박살 난 집안 형편 때문에 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체중40Kg이 조금 넘는 가냘픈 체구로 억척스레 일에 매달렸던 나. 20대 때부턴 폭소 대신 바보스럽게 히죽~ 웃는 습관이 배어버렸다.
나는 내가 그렇게 웃는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결혼 후 이사 다닐 적마다 주변의 아줌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던 말이었다.
처음에 바보아줌마인 줄 알았단다. 이사 왔다길래 궁금해했더니, 마주칠 적마다 말도 없이 그냥 히죽히죽~ 웃어보이더란다.
흐음~ 저 여자 분명 나사 하나 빠졌구만~ 하고 지켜보니, 행동거지는 또 영 딴판이더란다.
당연하지~ 어떤 엄마 딸인데~ 히히~
한사람에게서만 그런 말 들었다면, 뭐~그런 시선도 있겠구나 싶은데, 이사 다니는 곳마다 그런 소릴 들었으니~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오기까지 스무번도 넘는 이사를 다녔는데~
(푸하하~ 너 정말 이상한 년이구나~)
히히히~ 그랬나봐~
세월은 흘러 어느덧 산적소굴 본채. 수많은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연일 터져나오는 웃음소리 위, 맨 꼭대기엔 으례 내 웃음소리가 차지했다. 돌담을 넘고 이웃집 지붕을 넘고 개울을 건너 산골짜기로 울려퍼지는 이상야릇한 내 웃음소리. 다들 웃어제꼈다. 내 웃음소리 주변엔 웃음의 소용돌이가 늘 휘몰아쳤다.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 주변으론 긍정적 에너지가 24마일까지 미쳤다더니만~ 푸하하하~ 와하하하~ 으헤헤헤헤~
인도의 어떤 아쉬람에선 비쩍마른 사두가 긴수염 늘어뜨리고 상반신 드러내고 헹감 치고 앉아 양팔을 앞으로 내밀며 웃음요가 수행법을 해보이던데, 그것도 온갖 인종의 제자들 앞에 앉혀놓고~
히히히~ 아쉬람에 비싼 수행료 내지말고 나한테 오시라~ 내가 배꼽 빠지게 해줄텡께~
자다가도 재밌는 생각이 들면 차마 어둠 속에서 웃을 수가 없어 참는데, 그럴 때면 단전 부위가 어찌나 싸르르~ 아파오던지~ 그러니, 훤한 대낮에 그 아픔을 해소해야징~
근데 그토록 웃음 헤픈 이 촌년이 눈물은 또 얼마나 헤픈지~ 많은 사람들이 하소연 하러 찾아와 슬픈 이야기를 하면 나도 덩달아 눈물 줄줄~ 슬픈 기색만 보여도 내 눈에선 벌써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니 이거야 원~
그뿐이게~ 슬픈 책만 봐도 빨개지는 내 눈. 슬픈 뉴스만 봐도 벌개지는 내 눈.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헤어지기만 해도 붉으레해지는 내 눈. 개가 죽어도 눈물 펑펑~ 고양이가 죽어도 눈물 펑펑~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 가족들은 내가 천하의 울보라는 사실을 안다. 오죽하면 우리 딸이, "엄마~ 왜 울어~ 영영 못보는 것도 아닌데~" 할까~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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