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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김광석길을 거닐며
살아가면서 후회되는 것이 하나 있다. 지금부터 20년 전 결혼하기 직전이다. 회사가 시청 근처에 있었는데 미국에서 귀국한 아내와 카페, 공원, 궁궐등을 다니다가 덕수궁 옆 마당세실극장 앞을 지나게 되었다. 당시 극장에는 김광석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너무나 흠모했던 가수였기에 꼭 보고 싶은 공연이었다. 당시 관람료가 2만원 정도 했었던 것 같은데 공연을 볼까 아니면 아내와 근사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후자를 선택했고 그리고 얼마 후 저 세상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때 마당세실 공연을 보지 못한 것에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바람처럼 저세상으로 가버렸고 또 뭘 먹었는지도 모르는 밥 한끼에 이 주옥같은 공연을 바꾼 것에 대한 죄책감이 한동안 나를 괴롭혔다. 그러일까 노래방에 가면 으레 김광석 노래를 불렀다.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는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가 아닐까. 정태춘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바로 김광석이다.
그로부터 몇 년후 내가 다녔던 회사에 나만큼이나 김광석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친구가 하나 있었다. 술 한잔 마시다가 의기투합이 되어 단 둘이서 노래방으로 들어가 꼬박 4시간을 김광석노래만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도 김광석 고수였다. 오기가 발동해 결국 노래방비용 내기까지 했는데~~결국 김광석의 동물원 시절 노래까지 불러 내가 이겼다.끝난 시간은 새벽 2시~~다음날 목이 아파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후 또다시 김광석 고수를 만났다. 협회의 임인학 선배 역시 김광석 매니아임을 나중에 알았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느 날.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차를 끝내고 재수학원가 지하 노래방에서 들어갔는데 그는 계속 김광석 노래만 불렀던 것이다. 세월탓에 예전만큼 그의 노래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3시간여를 김광석 노래만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목이 터저라 목소리를 높일수록 그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만 커질 뿐이다. 언젠가 대구에 김광석길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건만 취재를 갈때 주로 차량을 가져가기 때문에 여간해서 대구 시내로 들어갈 기회가 거의 없어 미뤘던 것이 오늘날까지 왔다.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11월 1일 경북관광 아이디어 공모전 심사를 가게 되었다 더군다나 경주가 아닌 대구란다. 대구라는 소리를 들었을때 난 김광석의 얼굴이 교차되었다. 더구나 심사는 1시부터라고 하니 새벽부터 움직이면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6시30분 KTX를 타니 8시 30분 대구에 도착했다. 기차에서는 스마트폰에 저장한 김광석 노래만 들었다. 흠모했던 연인을 만나려는 기대때문일까 제대로 잠이 오지 않는다.
동대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반월대까지 가서 환승해 한정거장 가면 경대병원역이 나온다. 이곳에서 도보로 5분 쯤 가면 방천시장이 나오고 그 옆에 김광석길이 자리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길이름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다.
김광석은 방천시장 번개전업사 3남 2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이곳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 골목길 어디선가 뛰어 놀았을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대구를 떠나 서울로 이사해 창신동, 경희중, 대광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래서일까 방천시장은 동대문 시장 분위기가 물씬 묻어 난다.
1996년 1월 6일 자택에서 영문도 모른채 목을 맸고 유언장 하나 남기기 않고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그의 노래 먼지가 되어 홀연히 사라졌다. 그때 나이가 33세. 불교신자에다 음유시인 답게 시신을 화장했더니 사리 9과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광석(光石) 빛나는 돌. 비록 짧은 인생이지만 우직한 돌처럼 빛나게 살았다.
350 미터 벽면에는 온통 김광석 사진과 그림 그리고 노래와 관련된 벽화를 볼 수 있다.
그의 노래와 관련된 벽화 하나 하나를 볼 때 그의 노래를 함께 듣는다면 더욱 의미있고 감동적이다. 그러다보면 제법 시간이 걸린다.
전봇대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가 처음 울던 날~~
기타와 빈의자만 남겨진 그의 소극장~~마당세실극장이 생각나네 광석이형 미안해요.
90년 대를 회상하는 조형물도 가득하다.
그의 음악세계의 길을 함께 더듬어 보게 된다.
나도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처럼 순수하고 영원한 청춘으로 살고 싶다. 그의 노래는 한줄기 생명수라고 할까
환하미 미소 짓는 이 벽화가 참 맘에 들더라.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가사와 관련된 사진이 걸려 있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노래를 들었더니 볼에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나도 늙었나보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그런 자동차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곳에 오면 만날 수 있다.
이등병의 편지. 군대가는 남자를 기다리기 위해 자물쇠를 채우는 곳이다. "복무중 고무신 꺾어 신자 말아라. "
나도 김광석 음반이 있는데~~거대한 레코드판을 보며
이 소녀처럼 나도 김광석노래를 듣고 싶다. 김광석에 관련된 카페와 식당, 술집등이 무진장 많다.
그의 표정 하나하나를 만나는 자체가 큰 행복이다.
사진이 거칠어서 가슴이 짠해온다. 참 선한 얼굴이야.
전기줄이 오선지가 되고 춤추는 사람이 음표가 되는 그런 삶을 꿈꾸었을 것이다.
이곳에 서서 그대 웃음 소리를 들어보았지
중간쯤 가면 콩알만한 공연장이 나온다. 그곳에 기타를 들고 있는 그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 앞에는 그의 앨범 자켓을 볼 수 있다.
후세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하늘에서도 흐믓할거야.
여자 같은 손가락이 기타 줄을 튕기고 있다.
벽화앞에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한동안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일주를 꿈꿨다는 김광석
오토바이를 세워두었는데 벽화와 잘 어울리네
포장마차 주인인 김광석이 말아준 국수 참 맛나게 먹었다.
만화에도 등장한 김광석. 삼선 슬리퍼를 신은 것이 재미있어
말하지 못한 내사랑. 아나로그 시절 이런 순수한 시절이 있었지. 가슴이 두근두근~~
답답한 벽을 기타로 뚫었더니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바로 자유가 거기에 있었다.
350여미터를 거니는데 무려 2시간~~ 그의 삶과 음악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응답하라. 광석이형
소주 안주로는 김광석 노래가 최고야.
그래서 일까 방천시장에 가면 김광석 관련 카페와 술집이 가득하다. 음악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식처다.
김광석 보리밥집
나의 뜨거운 사랑을 그에게 전하고 싶어~
방천동 골목길 자체가 거대한 그림판이다. 미로같은 골목을 거닐면서 어린 시절 향수를 되새김질 해보면 어떨까.
전봇대에 등을 대고 하늘을 날았던 기억이 난다.
물질적으로 부족했지만 마음은 부자였던 때가 있었지. 가끔은 잡음이 섞이고 레코드 판이 튀는 소리가 듣고 싶은 때가 있다.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돼지국밥을 시켰다. 걸쭉한 국물이 뱃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털털한 노래가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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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억과 낭만의 시간! 참으로 좋습니다
소주안주로 광석의 노래를 밤새 듣고 따라 불렀던 시간도 있었지요
개인적으로 비오는날 아침 김광석노래는
참으로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만
맑고 슬픈 목소리...
그 언제라고 안 어울리겠습니까?^.^
덕분에 여행 잘했습니다
오색이 영롱하게익어가는 가을에 애잔하기짝이없는 구슬픈..부질없는 삶 즐기고 행복하셔서 만끽하는 오늘되세요
가을 단풍을 쫓아 산에 가는 길! 버스 안에서 내내 김광석 노래만 들었는데........
언제 함 가봐야겠습니다.
잊혀진 그의 얼굴이라도 되새겨보러~
이번주에 행사때문에 대구 가는데 저도 가봐야겠네요. 감사해요
저는 대장님처럼 골수 팬은 아니었지만 선한 웃음을 머금고 기타메고 노래하던 그의 모습은 기억이 나요.
아마 그가 그렇게 일찍 가지 않았다면 저도 많이 좋아했을 것 같은데 . . .
대구에 간 일이 조카 면회때 한번인데 언제고 가보고 싶네요. 대장님~ 감사합니다. *^^*
광주에도 대인시장이 있답니다. 비슷해요.
광주 갈때 꼭 들리겠습니다.
가보고 싶네요. 서정적인 노래가 좋아요.
내 고향인데 그런 곳을 못가봤네 눈물나네여
대장 덕분에 광석이형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그의 노래를 찾아서 듣게 되네요
언제 시간내 함 가봐야겟네요...
울뻔했어요
울 집 옆이야요...
수성교쪽 입구에 있는 기타치며 앉아있는 동상이 빠졌네요. 옆에 앉아서 사진찍는 명소인데 출퇴근길에 지나다니면서 보는데, 나는 나이들어가도 그는 그자리에 항상 청춘입니다.
너무 감동적으로 잘 보았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오랜만에 이 글을 보고 너무반가웠습니다
반월대가 아니라....반월당 입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 나오죠....
지척에 두고서 워낙 바쁘게 사노라고 지나쳤군요 순수 대구촌놈인 제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 주신 대장님 감사드리며 이제는 시간이 나니깐
대장님 대구근처에 오시면 언제나 미리 연락 주이소 제천답사에 한번 밖에 참석못했지만 내년부터는 부지런히 참석 예정입니다
대장님,모놀 가족님들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대학생시절 김광석 노래를 듣던 때를 떠올려 봅니다.
잠시 행복한 추억에 젖어듭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이 애잔하고 흐믓해집니다 가봐야할곳이 정해졌어요 대장님 감사해요~
늘 가보고자 마음먹고 있던곳인데 빨리 가봐야 겠습니다 어느노래인들 안좋겠습니까만
저는 외사랑을 참 좋아합니다
오늘 더 많이 그가 그립습니다
정말 좋습니다.감사합니다. 꼭~~가보고 싶은 꼭~~가보고 싶은 길입니다.
참 좋네요~ 아~ 가보고잡다^^
이번주 일요일 근처 결혼식이 있어서..요기 다녀갈 계획입니다..ㅎ
이런 외사랑 여인이었다면 참 가슴아픈 일인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