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봉산우골
● 때 : 2013년 7월 20일(토) 07:11-17:30 (10시간 19분)
● 곳 : 쟁기소 - 봉산골 - 봉산우골 - 삼거리 - 투구봉 - 하점우골 - 달궁주차장
● 누가 : 가객(탐구대장)외 14명
● 끄르면서 ●
더러운 내 발을 智異山은
아침이슬처럼 받습니다.
오늘도 나의 호흡, 나의 생명은
그대 곁에 있습니다.
신새벽 하늘 속에서 산이 천천히 문을 열고
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걸으면서 ●
화장지처럼 둘둘 풀려서 날아가는 새처럼
智異山으로 향하는 내 마음 거침없이 뻗어가고 싶다.
거룩하고 경건한 발걸음을
그 누가 막으리오.
산에는 언제나 가득한
향기,
내 것이 아니지만 좋다.
황막한 무인경(無人境)을 거침없이
오르신다.
산길은 침묵 속의 음악을 들려준다
신의 오줌 줄기처럼 쏟아진다.
음악 산길.
번쩍이는 삽날로
정신(精神)의 땅을 뒤적이는
가객님의 뒷모습.
켜켜이 쌓인 연대(年代)의 머리 위에
또 한 번
번뜩이는 한 가닥 영감(靈感)을 보탠다.
“화전민의 터전 이전에 절터.”
라고 단언을 내리신다.
올 때마다 저 물 속에
산그림자 여전히 떠 있다.
무언의 상념에 사로잡힌
지리99의 산증인, 강호원 형님.
K형님, 봄이, 산구화 등이
갈 길을 찾으려고,
금강대(굴)을 찾으려고
노심초사하는 열정의 불꽃이 튄다.
죽은 시인의 영혼처럼
나를 감싸는 계곡의 아픔이여.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하는 동안
내 손목의 시계는 달아났다.
천상(天上)의 가지에 남은 소리
저 위에 올라서면 들을 듯싶다.
산사(山寺)로 향한 따뜻한 길처럼
내 앞에 서 있는 직벽(直壁) 계곡 행렬
당신 앞에 선
나의 시간은 신비였습니다.
천상(天上)의 정원은 사방이 산빛으로 물들어 있다.
덩달아 산꾼도 그 빛에 젖는다.
이 계곡은
어쩌면 가장 외로운 길이기에
오르지 못하고 쳐다만 본다.
저 멀리 서북능선이 구름 옷을 입고 있다.
마지막 직벽 구간을 오르는 순간에 소나기가 쏟아져
빗물 머금은 산빛과 산내음이 물소리에 실려
저 아래로 떠간다.
“나는 이런 곳이 좋아!”
형님의 자물쇠 입술이 바르르 떨립니다.
먼저 온 일행들이 벌써 만찬장을 펼쳤다.
서울, 대전, 광주, 함안, 창원 등에서 올라 온
보따리 짐을 풀었으니 젓가락으로 선택의 고민에 빠진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어찌할까 저 적막감
내 눈 안에 산이 걸렸는데……
오래된 기와지붕에 닿은 하늘빛처럼
산정(山頂)을 수 놓은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산 속의 샘터 속에 깃들인 깊은 소리처럼
심나니 형님의 희희낙락(喜喜樂樂)거리는 소리는
너른 산을 가득 채운다.
입선과 그 일행들,
산에서 만난 찰나의 기쁨으로
산정(山情)을 쌓는다.
하늘에 매달렸던 산이
내 눈 안으로 달려온다.
오르지 못한 명선봉이 나를 품고 산으로 숨는다.
산장님 곁의
노란 표지기가 달린 곳은 심마니 능선의 하산길
아프게 눈부신 이름없는 폭포
수량이 적어서 볼품이 없는 것이 아쉽다.
● 여미면서 ●
환한 목소리 ‘사람’숲에 모여
내 하나 덩굴손이 되어
마중 나온 산꾼들의 꿈을 타고
금강대(굴)의 절터를 찾아 거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