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면은 <삼거리극장>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몸에 꼭 맞는 맞춤형 연기를 보여준다. 미모의 여배우가 지닌 것과는 '종류'가 다른 자신감이 풍기는 그는 거침없고 당당하다.
장병원 기자 귀여우시네. 농담 아니다. 박준면 다행히 이목구비만 멀쩡하다.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졌다면 지금까지 배우를 하지 못했을 거고 감독님들이 찾아주시지도 않았을 거다. 난 어렸을 때부터 통통했지만 거기 개의치 않았다. 모든 사람이 S라인을 주장할 때 난 A라인을 주장했다.(웃음) 농담이고 난 편하게 살자는 주의다. 먹는 거 되게 좋아하고 사람 만나서 술 먹는 거 좋아하고 게으르다. 특별히 어떤 것에 집착해 아등바등 살지 않는다. 덕분에 이 체격이 계속 유지된다.(웃음)
장병원 기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오디션으로 뽑힌 건가? 박준면 오디션 인생이다.(웃음) 박찬욱 감독님이 오디션도 특이한 기준으로 보신다고 해서 잔뜩 긴장을 했는데, 정작 오디션 자리에 감독님은 안 계셨다. 스크린쿼터 문제로 해외 영화제에 시위를 하러 가셨다. 카메라로 오디션 찍은 그림을 보시고 날 선택해주셨다.
장병원 기자 <싸이보그>는 개봉 후 찬반양론이 거세다. 시나리오 읽고 내용 이해가 바로 됐나? 박준면 시나리오만으로는 어려운 게 많았다. 오디션 때도 쪽대본 한 장 보고 연기했다. 다른 인물들은 과거에 대한 설명이 조금씩 있었는데 내가 연기한 왕곱단은 그런 설명이 없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좋았고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장병원 기자 영화 보고 궁금증이 해소됐나? 박준면 감동했지. 우리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잖아. 영군(임수정)과 일순(정지훈)의 사랑을 어떤 선입견 없이, 통념적인 잣대에 따라 그리지 않았다는 것. 누굴 바꾸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영군이의 야윈 등짝을 보고 눈물이 났다. 촬영하면서 (임)수정 씨가 엄청 고생한 걸 알기 때문에 더 뭉클했다. 영화 촬영현장이 대개 춥고 배고프다. 특히 수정 씨는 감량 연기를 해야 됐기 때문에 내내 계란 흰자와 고구마만 먹고 연기했다. 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던데.
장병원 기자 본인 연기에 대해서는? 박준면 감독님이 처음엔 시나리오도 안 주셨다. 곱단이는 정신병자고 피부에 집착한다는 설정만 있었다. 감독님께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병자처럼은 안 했으면 좋겠다, 최대한 평범하게 보였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피부에 집착하는 거나 행동들이 이미 범상치 않기 때문에.(웃음)
장병원 기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소위 말하는 광인들의 세계를 다루지만 인물들은 나름대로 다 사연이 있다. 곱단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려 한다거나 피부에 집착하는데 그런 행동들이 잘 이해되던가? 박준면 피부는 곧 외모를 말하는데, 예쁜 배우가 아닌 날 캐스팅했다. 거기서부터 박 감독님의 취향과 의도가 담겨 있다고 봤다. 어찌 보면 단순하다. 곱단은 강력한 집착을 가진 인물이다. 밥에 집착하고, 피부, 외모에 집착한다. 화장품도 그냥 바를 수도 있는데 기를 모아서 기합을 넣는다.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 큰 여자다.
장병원 기자 실제 정신병원에 있는 분들을 만나봤나? 박준면 만나지 않았다. 그런 처지에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유심히 관찰했다. 정신병자들을 보고 참고하려고 하진 않았다. 감독님도 그걸 원하셨던 게 아니기 때문에. 박 감독님은 엄청 디테일하다. 즉흥적이지 않고 머릿속에 정확히 그림을 가지고 있다. 그 근사치에 갈 때까지 계속 기다려주셨다. 곱단은 독립적인 장면들이 많다. 다른 캐릭터와 교류하는 건 영군이 밥을 뺐어 먹는 장면 정도다. 예컨대 발을 비비면서 침대에서 날려고 하는 장면 찍을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고민 많이 했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몰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렵더라. 뭘 만들어서 하려고 하면 안 됐고 어린아이가 된 심정으로 장면에 들어가야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장병원 기자 그 수면비행법 촬영에선 와이어를 쓴 건가? 박준면 아니다. 위로 뜬 건 아니다. 상체를 많이 휘어지게 만들었다. 내가 좀 몸이 유연하다.(웃음) 생각보다 되게 힘든 자세다. 대형 선풍기 바람을 얼굴에 맞는데 너무 세서 진짜 날아갈 것 같더라. 나도 모르게 '우허!' 이렇게 소리를 질렀는데 나중에 보니 좋았다. 수면비행법 촬영에서 카메라를 보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카메라를 보고 말하는 게, TV 리포터가 아니고서야 어색하다. 그걸 찍을 때 더 잘해보겠다는 생각에 만들어서 연기를 한 적 있는데 감독님은 바로 그건 아니라고 하셨다. "아무 일 아닌 것처럼 그냥 설명해"라고 하셨다. 신 하나하나에 엉뚱하고 귀엽고 낯설고 복합적인 느낌을 담아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었다.
장병원 기자 박찬욱 감독은 정확한 디렉션을 주기보다 다소 추상적인 주문이 많지 않은가? 박준면 난 그게 좋았다. 상상할 수 있는 폭이 넓었고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원하는 그림에 가까이 가는 방식이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을 가지면 안 되고 비워내고 움직여야만 원하는 그림에 가까워진다는 걸 배웠다. 그러면서도 내가 소모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익숙해지지 않으면서, 굉장히 아트한 기분이 들게 했다.
장병원 기자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건 무슨 뜻인가? 박준면 카메라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거. 익숙해진다는 건 어떻게 하면 예쁘게 나오는지 그런 걸 알게 된다는 뜻이다. 베테랑 선배님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연기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난 투박하고 거친 걸 더 좋아하는 취향인 것 같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한다. 알아버리면 할 것도 많아지고 계산하게 된다. 카메라가 익숙해지면 현장에서 재미도 없어질 것 같다.
장병원 기자 전작 <삼거리극장>도 특이하기로 치자면 <싸이보그>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박준면 공교롭게 최근 출연한 두 영화가 그랬다. <삼거리극장>은 뮤지컬 배우로 내가 쌓아왔던 장점과 재능, 무대적인 언어를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게다가 공주였다. <싸이보그>의 왕곱단도 일종의 공주병 환자다. 이 몸에 연거푸 공주 역할 할 날이 또 있겠나.(웃음)
장병원 기자 규모 등 외적인 측면만 보자면 <싸이보그>와 <삼거리극장>은 대조적이다. A급 감독과 스탭, 풍족한 제작비의 영화와 초저예산에 신인 감독이 만든 모험적인 데뷔작이었다. 극과 극을 오갔는데? 박준면 시장통에서 국밥 한 그릇을 먹을 때와 럭셔리한 레스토랑에서 칼질하며 스테이크를 썰 때, 아주 다르지만 고유의 맛이 있다. 럭셔리 레스토랑에선 서비스를 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둘은 웨이터가 공손하게 물을 가져다주는 것과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 정도의 차이다. 결국 작품과 연기로 판가름 나는 거다. <삼거리극장>은 그만큼 치열했고 <싸이보그>는 최고의 스탭들을 만났기 때문에 또 배울 게 많았다. 차이가 있다면 <삼거리극장>은 찍으면서 조금 추웠고 회식을 많이 안 해서 덜 먹었다는 것.(웃음) <삼거리극장>은 감독님 본인이 눈물 나게 산만한 스토리라고 말씀도 하셨지만 이러저러한 시도들을 많이 했다. 감독과 배우들의 관계가 엄청나게 밀착돼 있었다. 뮤지컬 장면에서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그만큼 해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장병원 기자 뮤지컬 커리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삼거리극장>은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에리사는 박준면을 위한 맞춤형 캐릭터였던 것 같다. 박준면 만약 내가 뮤지컬 경력이 전혀 없는 배우였더라도 <삼거리극장>은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게 과연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는 흥분과 두근거림이 있었다. 불우한 환경에서 힘들게 찍었지만 완성을 고대하면서 찍었다. 난 사람이든 작품이든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상처 받을 건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버림받고 이별하더라도 날 던진다.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 혹은 감이 중요하다. <삼거리극장>도 그랬는데, 흥행은 잘 안 됐지만 한국영화의 장을 조금은 넓혔다는 자부심이 있다. 전계수 감독님도 힘 받아서 다음엔 더 ‘빡쎈’ 영화 만드실 것 같다.
장병원 기자 <싸이보그>는 영화 자체가 낯설게 하는 장치들로 그득하다. 연기에서도 그런 원칙들이 적용됐을 텐데. 박준면 연극은 한 신을 매일 연습해서 무대에서 시연한다. 영화에선 한 장면을 여러 테이크 가면서 이러저러한 패턴으로 연기를 해본다. 그런 걸 다 붙여놓은 작품을 보니까 색다른 맛이 느껴졌다. 낯설음이라고 했는데 난 전혀 먹어보지 못 했던 음식을 먹었을 때의 새로움 같은 걸 느꼈다. 계속 먹는 거에 비유를 하고 있네.(웃음)
장병원 기자 개인적으로는 오래 전에 본 장희선 감독의 <고추말리기>라는 영화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다. 박준면 <고추말리기>는 내 영화 데뷔작이라 잊을 수 없다. <그리스>라는 뮤지컬에서 같이 공연했던 유준상 씨가 소개시켜주셨다. 실제로 장희선 감독 집에서 한 달간 살면서 찍었다. 장희선 감독에게 차기작 언제 나오느냐고 쪼고 있는데, 오래 걸리네.(웃음)
장병원 기자 <고추말리기>는 장희선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였지만 살 때문에 핍박받는 과년한 처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당신 모습도 반영돼 있다. 박준면 며칠 전 <싸이보그> VIP시사회 한 뒤 뒤풀이를 갔는데, 최민식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준면아, 너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영화는 찍지 마, 그런 건 하지 마." 그러시더라. 예를 들면 흔히 알고 있는 뚱뚱한 여자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영화들. 망가지게 한다든지, 예쁜 애 옆에서 그녀를 돋보이게 해주는 장식적인 캐릭터로 삼는다는지 하는 거. <삼거리극장>이나 <싸이보그>는 내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그리지 않았다. <싸이보그>는 먹는 장면이 많았지만 밉거나 이미지를 착취하지 않았다. 그런 걸 정말 많이 생각한다. 영화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뚱뚱하다고 해서 망가뜨리는 작품은 다 거절했다.
장병원 기자 배우의 몸은 연기의 한 조건이다. 가령 얼굴 모양이나 몸의 형태는 그 배우 고유의 특징 중 하나다. 배우에게 몸은 연기력만큼이나 결정적이고 중요한 자산이다. 몸을 악용하는 영화와 그걸 건강하게 활용하는 영화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박준면 망가지고 고급스러워지는 건 한 끗 차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신감이다. 뚱뚱하다고, 못생겼다고 주눅 들어본 적 결단코 없다.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난 부끄럽지 않은데 내게 수치심을 주는 역할을 하라고 하면 못 하고 안 한다. 뚱뚱해서 남편에게 맞고 이혼당하는 부인 역할이 들어오면 하면서 부끄럽다. 그런 역할을 하면, 뚱뚱하면 저렇게 되지, 이혼당해, 라는 생각을 관객에게 주게 된다. 뚱뚱하지만 얼마든지 개성 있고 사랑스러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오케이다. 현실적으로 출연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된다고 해도 그런 이유 때문에 작품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장병원 기자 몸 때문에 캐릭터가 제한된다는 한계를 느끼지는 않나? 박준면 세상에서 정한 미의 기준에 날 맞추고 싶지는 않다. 주인공이나 스타가 되고 싶은 배우는 아니다. 배우니까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난 날씬하지 않은 배우일 뿐이다. 체중감량까지 하는 연기투혼을 불사르지 않으면서(웃음)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하고 싶다. 이 몸으로 할 수 없는 역할도 있지만 역으로 남들이 할 수 없는 걸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런 평가를 듣기를 바란다. 박준면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걔 되게 귀엽고 예뻐, 근데 뚱뚱하더라 이런 얘기. 아우 걔 되게 뚱뚱해, 어떡하니 걔, 이런 말이 아니라. 이러다가 언젠가 또 변신을 꾀한다며 20kg 감량하고 TV에 나올지도 모른다.(웃음)
장병원 기자 뮤지컬 할 때는 워낙 노래 실력이 출중해서 재즈 가수가 될 생각도 했다던데. 박준면 노래를 배운 것도 내 색깔을 찾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재즈를 했다. 누구나 음악에 대한 로망이 또 있잖아. 근사한 재즈 바 피아노 앞에서 나는 노래를 부르고 그 앞에서 남편이 턱시도 입고 보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가히 환상적이지.(웃음) 그래서 음악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넌 배우 해야지 뭐하는 거야, 라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가수되는 건 포기했다. 올해는 <잘 살아보세> <삼거리극장> <싸이보그>까지 영화에 주력했지만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언제나 있다. 며칠 밤을 패가면서 연출자, 배우들과 싸워가면서 공연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말할 수 없다. 장르 구분 없이 최고의 연기를 위해 만들어가는 과정을 좋아한다.
장병원 기자 최고의 연기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 않나. 거기에 대해선 배우 생각과 대중의 평가가 상반되는 경우도 많다. 박준면 정답도 오답도 없다. 나를 믿고 움직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나를 믿지 못하고 움직이면 관객들도 날 믿지 못한다. 잘하든 못하든 소신과 뚝심을 가지고 움직이면 관객들도 믿어주시는 것 같다. 연기에 선악을 논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하다. <싸이보그>에 나오는 칠거지악 목록을 보면서 사무치게 공감했다. 연기 안 되는 내게 동정심을 가져서는 안 되고, 잘한다고 우쭐해지지 말고, 잘 못했다고 슬퍼하지 말고, 잘 봐달라고 관객에게 간청하지 말고 등등. 이렇게 연기의 칠거지악 목록이 가능하다.(웃음) 자신이 없어서 생기는 허술한 감정들이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된다.
장병원 기자 되게 지키기 힘든 목록이네. 박준면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그런 원칙은 없다. 내가 가진 어떤 색깔이 있다. 난 그 색깔을 잘 알고 있는데 그걸 잘 칠할 수 있도록 붓과 도화지 한 장만 준비된다면 좋겠다. 스타가 되겠다, 조연으로 우뚝 서겠다는 식의 목표는 없다. 그렇게 되려면 많이 좀 써주셔야 되는데.(웃음)
장병원 기자 무대에는 다시 언제쯤 올라갈 건가? 박준면 영화를 한두 편 하다 보니 또 이쪽 일이 많이 들어오더라. 다음 작품도 영화를 하게 됐다. 김상진 감독의 <유쾌한 유괴>(가제)라는 코미디다. 그 영화 다음에는 TV 드라마. 박찬욱 감독님께 "드라마를 하려고 하는데 잘하는 일일까요?"라고 자문을 구했다. "한번은 그렇게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리는 게 좋지 않겠어? 괜찮을 거 같애." 그러셔서 용기를 얻었다. 좋은 조언도 해주시고 박 감독님 주변에 계신 감독님들도 많이 알게 돼 <싸이보그>가 내겐 보통 행운이 아니다. 박 감독님이 <삼거리극장> 팬이셔서 부인과 따님도 영화를 보러 오셨다.
장병원 기자 그렇게 알게 된 감독들 중에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은 없나? 박준면 가릴 처지가 아닌데.(웃음) 내 이미지를 악용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감독님하고든 할 수 있다. 아, 한 분 있구나. 박찬욱 감독님과 친하시지는 않지만 이스트우드 감독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작품 꼭.(웃음) 안 되겠지?
장병원 기자 이스트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박준면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너무 감명 깊게 봐가지고. 신이 주신 능력을 낭비하지 않고 아주 아름답게 활용하시는 분인 것 같다. 재즈 작곡도 어쩌면 그렇게 기가 막히게 잘하시는지. 그거 말고 목표가 있다면 FILM2.0에서 매년 뽑는 '올해의 인물'에 한번 들어보는 거.(웃음) 표지도 한번 해야 되는데.
장병원 기자 2006년 올해의 인물에는 공교롭게 여배우가 한 명도 없었다. 박준면 한국에는 여성영화제라는 큰 규모 영화제도 있는데 여성영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은 많지 않다. 여배우들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완전히 조성되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나 같은 배우가 좀 더 잘 쓰이려면 소재나 이야기가 더 많이 확대돼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삼거리극장>의 에리사나 <싸이보그>의 왕곱단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운 인물들이다.
▶프로필 1976년 생 | 연극 <청춘예찬> <삽 아니면 도끼> | 뮤지컬 <명성황후> <그리스> <브로드웨이 42번가> <와이키키 브라더스> | 영화 <고추말리기> <주먹이 운다> <잘 살아보세> <삼거리극장>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사진 이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