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아침은 밤부터 이어진 안개로 시작하더니
오후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일 우리집에서 마을 부녀회 모임이 있는 날인데 오전에 부지런히 장을 보아 와서 다행이다.
기온이 오른 낮에도 비가 내려면 산길엔 얼어붙는 곳도 있어
시내로 나갈 일이 생기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라
오전에 미리 준비를 끝내 비가 내려도 마음이 놓인다.
크리스마스인데도 예전처럼 방송도 요란하지 않고
거리도 조용하게 느껴지는건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이기도하겠지만
이런 날은 그저 집에 가만이 있는게 상책이긴 한데
빈들과 몽실네 그리고 우리 이렇게 3집이 저녁약속이 잡혀
부지런히 서둘러 매일 해야 할 일들을 끝내고
몽실네 든든한 사륜구동차에 의지하여 빗길을 조심스레 달려 빈들네로 향했는데
서두르다 깜빡 삼포를 지나면서 자동차 키를 뻬지않고 온게 생각나
급히 집으로 되돌아오니 다행히 차는 얌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휴~~~
나 때문에 왕복 40분을 까먹었으니 완존 구박덩어리.....
면박을 줘도 아무소리 못하고 그저 얌전히 조수 역할에만 충실할수밖에....... 에그 속터저......
GS마트 앞을 지나는데
온통 산타의 물결로 치장한 외벽과 안내원들의 분주함과
꽉찬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들이 이중삼중으로 밀려있는 모습에서
비로소 성탄 연휴임이 느껴지는게 역시 이곳에 오니 크리스마스 기분이 난다 .
많은 량은 아니지만 비는 계속 내리고
베이커리를 찾다 길 안내 잘못했다고 또다시 쫑코를 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후평동 빈들네 무사히 도착하여
와인과 생굴 그리고 뒤이어 나온 한약족발로 든든히 크리스마스날의 저녁만찬을 즐기고
9시경 돌아오려 문을 나서니
어두운 밤거리가 온통 하얀 눈세상으로 변했고 계속해서 하늘에선 눈이 내리며 화이트크리스마스를 연출하니
와아~~~~~ !!!
모두 탄성이 나오긴 하는데 그것도 잠깐.
무사히 눈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하며 큰 길로 나오니
곧바로 GS마트 넘어가는 언덕을 오르는 차들이
"之"자로 미끄러지며 지그제그로 겨우겨우 올라 가고,
벌써 반대 편 내리막길엔 중앙선 구분대에 차 한대가 미끄러져 걸쳐있다.
눈 내리는 날의 고개많은 춘천의 도로는 사륜구동이 아니면 그야말로 쥐약이다.
복잡한 시내를 빠져 외곽도로로 나와 모래재까지는 다행히 제설작업이 되어있어 무사히 올 수 있었지만
모래재부터는 부분적으로만 제설작업이 되있어 아주 조심스럽게 돌아왔다.
무사히 돌아와 굳이야~~~~ 굳.
아무도 지나지 않은 마당의 하얀 눈을 밟으니
비로소 은색의 설원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메리크리스마스 !!!!
첫댓글 다행이 무사히 가셨군요. 정말 순식간에 펑펑 눈이 날려 걱정을 하였는데...
으니씨 덕분에 배가 뽈록하도록 많이 맛나게 먹고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다음에 또.........
30일부터 덕만리터널과 일부구간 개통한다고 하니 눈이와도 수월할것같습니다...한해마무리들 잘하시고 행복하세요...^^*...
많이 기대가 됩니다. 우리동네 덕만이 고개에 터널이 개통 될 줄 어찌 예견하였겠습니까? 정말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