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잘 사는 길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몇 년 전 신문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미국 갑부 40명, 175조원을 사회에 기부선언」이란 제목이었습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살아있는 동안 또는 죽은 후에라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기부운동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 부동산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에너지 분야 재벌 T 분 피켄스,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스타워즈’감독 조지 루카스, 투자자 로널드 페렐먼, 연예산업의 거물 배리 딜러 등이 참여했습니다.
하나 같이 모두 돈 많고 덕망 높은 사람들입니다.
또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 벤처자본가 존 도어, 미디어 재벌 게리 렌페스트, 시스코시스템스의 전 회장 존 모리지는 그해 6월「더 기빙 플레지(기부서약)」출범 당시 이미 재산의 기부를 약속하여 40명의 명단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들이 기부하겠다는 돈이 40명의 재산을 50%로 계산하면 1천500억 달러(175조 원)라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기부한다고 약속을 했지만 죽은 뒤 후손이 약속을 어길까봐 기부 서류를 공개하여 후손이 약속을 꼭 지키도록 했습니다.
그해 6월 시작된 이 기부운동을 이끌어온 워런 버핏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주식의 1%이상을 쓴다고 해도 행복과 삶의 질이 높아지거나 커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남은 99%는 다른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기부운동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재산을 갖게 된 것은 감사하지만 그만큼 재산을 쓰는 것에 책임감이 크다”
빌 게이츠는 그 당시 재산이 540억 달러로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위 부자이며 이 부부가 설립한「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280억 달러(33조) 이상을 이미 기부했습니다.
세계 2위 부자인 버핏(450억 달러)도 2006년 자기 재산의 99%를 이미 이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농부들이 땅에서 수확한 것을 비료로 다시 땅에 돌려주듯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부에서 얻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습니다.
“과거가 없는 성인군자가 없고, 미래가 없는 죄인은 없다”버핏 회장의 말입니다.
그해 9월 14일자「홍콩문화보」는 배우 주윤발이 자신의 전 재산 1,280억 원의 99%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겠다고 발표합니다.
“내가 번 돈일지라도 영원히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것도 무덤 속까지 가져갈 생각이 없다”
주윤발은 평소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대중식당을 자주 갔습니다.
2008년 2월에 배우 성룡은 전 재산인 4,0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람이 빈손으로 태어난 것처럼 죽을 때도 빈손으로 가겠다는 말을 실천하겠다면서 전 재산을 가족이 아닌 사회에 기부한다”고 중국「양성만보」에 발표했습니다.
그해 9월 18일자 신문에 자원재생회사를 경영하는 중국의 거부 천광뱌오가 50억 위안(8,000억 원)을 자신이 죽은 뒤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서 10살 때부터 10리 밖에까지 물을 길어다 주고 얼음과자를 팔아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8만여 명이 죽은 사천(四川)성 지진 때 전국에 흩어져있는 중장비 60대를 2시간 만에 모아 36시간 안에 2천km 떨어진 지진현장에 도착시켰고 140여 명을 구출하여 중국 정부로부터「지진 영웅」으로 뽑혔습니다.
각 중장비에 운전기사 두 명씩 배치하고 식사는 물론 소변이 마려울 때도 교대로 운전하고 창문을 열고 해결하라. 기름을 보충하는 일 외에 단 한 순간도 멈추지 마라.
우리나라에도 기부를 많이 하는 연예인이 있습니다.
김장훈과 박상민은 남모르게 큰돈을 내놓고 국가적인 이익과 독도 홍보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국민의 여동생 문근영이 했던 기부를 어느 지식인이 말이 많았는데 깨끗한 기부는 존경해야 합니다.
기업가는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씨가 전 재산을 기부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외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가나 정치인이 우리 주위에 아직 생소합니다.
「空手來 空手去」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써라”는 말도 있습니다.
돈은 버는 일보다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기부(보시)에 대하여 말하겠습니다.
보시(dana)는‘주는 일’이란 뜻입니다.
불교는 주는 것도 조건이 따릅니다.
초기경전 『맛지마 니까야』에 다섯 가지 조건이 나옵니다.
첫째, 좋은 생각으로 준다.
둘째, 자신의 손으로 직접 준다.
셋째, 경의를 표하면서 준다.
넷째, 가치 있는 것을 준다.
다섯째, 인과에 대한 믿음으로 준다.
보시 하는 사람은 받는 사람을 얕보지 않는 마음으로 베풀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베풀고, 가치 있는 것을 베풀고, 보시하는 사람이 직접 건네주는 것입니다.
불교에 육바라밀이 있습니다.
육바라밀은 보시, 지게, 인욕, 정진, 선정, 지혜(보리)로 보살이 열반에 이르기 위한 여섯 가지의 수행을 말합니다.
『국군법요집』 P299에 육바라밀이 나옵니다.
보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것, 즉 보수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봉사를 말합니다.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재보시(財布施), 무지한 사람에게 부처님 법을 베푸는 법보시(法布施), 두려움에 떠는 사람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무외시(無畏施)입니다.
보시를 베푸는 자세는 아무런 조건이 없이 바라는 것도 없는 무보수의 행위 無住相布施입니다.
보시는 주는 사람이 깨끗하고, 받을 사람도 깨끗해야 하며, 보시물도 깨끗해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훔쳐 보시하지 말고, 보시물로 이자놀이나 도박을 해서 남의 눈물을 흘리게 해서도 안 됩니다.
재보시는 돈이나 물건 등 재물을 자기 능력껏 베풀되 인색하지 말고 받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어야 합니다.
받는 사람을 헐뜯거나 비방하지 말고, 미워하고 질투하지 않으며 겸손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수해나 크리스마스에 협찬금을 내면서 자기 과시를 눈에 띄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시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것으로 스님들의 높은 법문과 저와 같은 포교사의 가르침과 여러분들이 어려운 사람에게 아는 만큼을 말해주는 일을 말합니다.
부처님은“보시 중 으뜸은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법보시다”라고 하셨습니다.
법보시는 명예나 공경을 바라지 않고, 오직 나와 그 사람이 함께 깨닫도록 하며 너무 잘 안다고 상대방에게 그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하거나 무안을 주면 안 됩니다.
법보시의 가치는『금강경』에 나옵니다.
금강경은 기원정사에서 부처님이 제자들 1,250명에게 공부를 가르치시며 제자 수보리와 문답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제일 큰 수미산의 왕 만한 칠보덩어리를 보시해도, 다른 사람이『반야바라밀경』네 구절의 게송만이라도 읽고 외워 남을 위해 들려주면 앞의 복덕이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 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며 이 세상 모든 숫자를 다 모아 비교해도 미치지 못한다.”
무외시는「선녀와 나무꾼」에서 나무꾼이 사슴을 보호하는 마음이며, 위급한 상황과 공포에 떠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유마경』에‘보시는 보살의 정토(깨끗한 세상)’라 하였는데 보시는 부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시할 것이 없을 때는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복을 쌓는다고 합니다.
무외시는 일곱 종류가 있습니다.
자비심이 가득한 상냥한 눈빛으로 대해주는 자안시입니다.
부드러운 눈빛만으로도 큰 보시를 하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얼굴에 미소를 지어 기쁘게 하는 화안시입니다.
성 안내고 화 안내는 항상 웃는 얼굴이 보살의 얼굴입니다.
부드러운 말로 위안을 주는 애어시입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습니다.
곤궁에 처한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와 희망을 줍니다.
몸으로 도와주는 사신시입니다.
곤궁에 처한 사람에게 몸으로 도와주기 보다는 말로만 떠벌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몸으로 한번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보시입니다.
잠을 재워주는 방사시입니다.
먼 길 나선 나그네와 집이 없는 사람에게 대가 없이 잠자리를 제공하여 단 하룻밤이라도 편히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자리를 양보하는 상좌시입니다.
빈말이 아닌 진심어린 말로 도와주는 심려시입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로 위로하고 돌아설 때 내가 한 말을 믿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한 적은 없습니까?
부처님 경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보살이 원하면 그대가 가진 가장 존귀한 것까지 모든 것을 다 주어라, 그대의 몸까지도 주어라.”
부처님은 전생에 수메다(善慧) 청년으로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 연등 부처님이 그곳을 지나갑니다.
수메다는 부처님의 발이 더럽혀질까봐 입은 옷을 벗어 진흙탕을 덮고 그것도 모자라 엎드려 연등 부처님이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합니다.
흙탕물에 젖지 않도록 한 이 인연으로 91劫이 지난 다음 세상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태어납니다.
이처럼 자신의 몸을 보시하고 부처님(깨달은 자)이 됩니다.
『법화경』제바달다품에 나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전생에서 겪은 일입니다.
사가라 용궁에 사는 용왕의 여덟 살 된 딸이 하나 밖에 없는 여의주를 부처님께 바치고 성불합니다.
용은 여의주가 없으면 승천할 수 없는데 목숨과 같은 여의주를 보시하고 부처님 보다 먼저 성불합니다.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어른이 아닌 여덟 살 어린 나이로, 사람도 아닌 동물로 부처님보다 먼저 성불하게 됩니다.
여의주를 보시 받은 부처님도 이런 인연으로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나 성불하고 부처님이 됩니다.
『화엄경』에 나옵니다.
“보살은 중생에게 모든 것을 기꺼이 베풀되 후회하지 말고, 과보(보답)를 바라지 않으며, 명예를 얻고자 하지 않으며, 재물의 이익을 생각지 않는, 삼륜이 청정해야 한다.
첫째, 주는 사람은 베풀되 우쭐대거나 과보를 바라지 말며
둘째, 받는 사람은 베풀음을 받되 비굴하지 말고 정당한 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셋째, 보시물은 청정해야 합니다.
우리도 기부문화에 익숙해야 합니다.
많이 베풀어 비우면 빈자리가 빈 공간으로 남는 게 아니라 만족이 찾아오고 행복이 들이찹니다.
재물은 나가지만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손에 쥐고 다른 것을 집으려고 하면 집기 힘듭니다.
많은 것을 쥐려면 손에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손을 완전히 비워야 비로소 많은 것을 쥘 수 있습니다.
내 것을 양보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에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점심을 제공하여 날마다 2,000여 명이 점심을 먹으러 옵니다.
지하철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고 옵니다.
천안에서 오고 인천에서 오며 동두천과 양평과 파주에서도 옵니다.
하루에 일하는 사람이 70여 명이 넘는데 달랑 3명만이 정식 직원이고 모두 자원봉사자입니다.
날마다 많은 봉사자가 일사불란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10시부터 준비하여 오후 2시에 마치는데 도중에 화장실을 가지 못하므로 봉사하는 날은 아침부터 물도 먹지 않습니다.
금실과 명주실과 나일론실이 있습니다.
나일론실은 기타 줄이 되고, 금실은 바이올린 줄이 되며, 명주실은 가야금 줄이 됩니다.
실마다 나름대로 모두 쓸모가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쓸모가 있고 공경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려청자도 이조백자도 흙을 빚어 만들지만 옹기질그릇도 흙을 빚어 만듭니다.
같은 흙이지만 빚는 사람에 따라 고려청자도 되고 이조백자도 되며 질그릇도 됩니다.
여러분은 열심히 노력해서 고려청자와 이조백자처럼 고귀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국방홍보원에서 자녀를 군대에 보낸 부모님 200명에게「아들이 가장 서운할 때」가 언제인지 물었습니다.
①전화하지 않을 때(43%)
②휴가 나와서 집 밖으로만 나갈 때(21%)
③여자 친구만 신경 쓸 때(4%)
④휴가 와서 잠만 잘 때(4%)
다음 달에도 건강한 몸으로 여러분과 만날 것을 부처님 전에 발원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호국호원사 일요법문(2015년 3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