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시절부터 조혼풍습이 있던 러시아가 결혼이 가능한 나이를 14세로 낮추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두마(하원)는 지난달 30일 법적 결혼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변경하는 결혼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는 10대 임신.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개정안은 임신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법안은 곧 상원도 통과할 전망이다.
현행 러시아 결혼법은 18세 이상에 한해 결혼을 허용하고 있으나 임신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16세부터 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1980년 11%에 머물던 러시아의 미혼여성 출산율은 95년 21%, 99년엔 27.9%로 급증하는 추세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그러나 "미혼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혼을 장려하는 정책은 이혼율 증가라는 또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9년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수준인 65%로, 특히 초혼연령이 낮을수록 이혼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모스크바 거주권을 취득하려는 지방출신자들의 위장결혼도 이혼율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혼인신고를 하는 세쌍 중 한쌍은 위장결혼'이라는 통계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