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막 익으려고 기지게를 켜는 고랭지에서 자란 배추로 담근 햇김치와
함께먹는 얇고 넓적하게 뜬 수제비를 반정도 품은 칼국수는 멸치 육수에
갈아서 삶은 고기를 고명으로 얹어야 제맛이란다.
짭짤 달달한 단무지도 같이 먹으면 정말 너무 맛이 있단다.
같은 수제비라고 불려도 두툼한 수제비와 얇고 넓게 늘인 수제비는 씹히는
느낌이 너무 달라 맛이 아주아주 다르단다.
몸이 아플때 먹는 모래를 씹는 맛의 식사와 두끼를 굶고 먹는 고봉으로 퍼준
밥을 먹는 느낌의 차이라고나 할까, 너무 맛이 다르단다.
난 여름에는 짜장면 만드는 면 굵기로 면을 뽑아서 간을한 콩물을 부어 그
위에 콩가루를 뿌린 콩국수에 소금으로 간을 하지않고 설탕만 몇 스푼을 넣어
휘휘 저어서 먹을때가 제일 맛이 좋단다.
여름 외에는 그저 칼국수인데 아까말한 얇게 편 수제비가 섞인 멸치 국물과
고기삶은 국물을 섞은 육수에 고기 고명을 김가루와 함께 뿌려서 먹는 칼국수가
제일 맛있단다.
칼국수는 해물이 들어간 바지락 칼국수나 낙지나 쭈꾸미가 들어간 칼국수도
좋지만 나이가 많은 우리 입맛에는 멸치와 고기 육수가 딱인것 같다.
그래서 밥맛이 없는 입이 깔깔한 날에는 유명하고 비싼곳은 아니지만 멸치와
고기 육수를 부어주는 단골 칼국수집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