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 20년, 동독은 서독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
지난 8월 21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클라우스 슈뤠더 교수가 이끄는 한 연구소(Forschungsverbund SED-Staat)가 독일 통일은 구동독과 서독인들의 비관적인 생각과는 달리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브란덴부르크 장벽이 무너지고 20년이 지난 지금 동독인들의 생활은 통일직전과 비교하여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왔으며, 거의 서독인들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는 긍정적인 결과였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반 동독인들의 평균생활수준은 컴퓨터, TV 등 가전제품을 비롯하여 전화, 자동차, 주거환경에 이르기까지 서독인과 비슷해졌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앞서간 분야도 있다고 이 논문은 설명했습니다.
구 동독 연금생활자와 어린이들이 통일의 가장 큰 수혜자
그 중에서도 특히 통일 독일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본 사람들은 동독의 연금생활자와 어린이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금생활자의 경우는 통일 전에는 평균 임금의 30-40% 정도의 연금이 현재는 80%가 넘게 상승했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100%가 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가히 놀라운 수준입니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통일이후 동독과 서독인들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통일 전 상황과 비교해 볼 때 학문과 직업교육의 기회가 많아진 것은 물론이고 보다 나은 미래를 보장받고 있습니다.
수입 면에서도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동독지역 회사원들은 91년과 2007/2008년을 비교했을 때 월평균 실 수령액이 약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슈뤠더 박사는 “이런 결과는 일찌기 구동독에서는 역사 이래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폭발적인 성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괄목할 성장에도 동독인들의 삶은 서독인보다 불만족한 상태
그러나 이러한 빠른 물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동독인들은 서독인들 보다 만족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그들의 실질적인 생활수준이 낙후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동독인들은 80년대 통일직전 그들의 어려운 환경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서독인들의 수준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가장 큰 오류는 서독인들의 생활수준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경제적 문화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크게 평가하기 보다는 잃어버린 옛것을 더 아쉬워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서독인들은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데 반해 동독인들은 평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위 그래프의 왼쪽 위는 서독인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여전히 자유가 평등보다 우위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오른쪽 위의 동독인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통일당시에는 자유와 평등이 비슷한 비율이었으나 2007년에는 월등히 평등을 더 갈망하고 있슴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서독인들이 자유를 동독인들이 평등을 각각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6년의 조사에 의하면 65%의 동독인들이 통일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서독인들은 45%에 그쳤습니다. 이밖에도 ‘독일이 가장 살기 좋았던 시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서독인들 다수가 1945년부터 1989년까지라고 말한 반면 동독인의 다수는 통일된 독일이라고 대답해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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