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존 웨슬리의 신학(이론)
1. 웨슬리 신학의 네 가지 원천
첫째, 성경은 웨슬리 신학에서 기독교 교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원천이요 표준이 된다.
웨슬리는 “모든 일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옷 입기 위해”
1725년부터 자신을 “한 책의 사람”으로 선포한 이후,
1730년에는 “성경 외에는 어떠한 책에도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 하였다.
감리교회의 신앙 전통에 따르면, 성경의 저자들은 성령의 감동하심에 힘입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세상과 화해하게 된 사실을 증언한다.
웨슬리 신앙 전통 속에서
“성경은 구원에 필수불가결한 원천이요, 믿음과 실행의 참된 법도와 안내이며,
모든 믿음에 대한 해석의 진실성과 신빙성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둘째, 웨슬리는 신앙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하기 위하여
교회의 전통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다음은 웨슬리가 미국으로 선교를 떠난 항해 중인 1735년 10월 21일 일기의 한 부분이다.
‘새벽 4시에서 5시까지는 우리 각자의 개인기도 시간으로 했고,
5시에서 7시까지는 함께 성경을 읽었는데, 우리 자신의 이해에만 의존하지 않으려고,
초대 교회의 문헌들과 세심하게 비교하여 연구하였다.‘
웨슬리는 기독교 공동체의 유산으로 내려오는 전통, 특별히 초대 교부들과 영국교회의
전통을 존중하고 이러한 전통을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이해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하였다.
셋째, 웨슬리는 성경적 진리의 증거를
일상적 삶의 체험과 연결된 상식적인 지식에서도 찾았다.
웨슬리는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이성의 빛 아래 진리를 추구하였으며,
이성을 통해 알게 된 것을 믿게 하는 힘을 성령의 역사로 인정하였다.
웨슬리가 말하는 이성이란,
하나님이 주신 인간의 영혼이 지닌 능력으로 사물을 이해하며,
사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이것을 언어(생각의 언어를 포함)로 표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넷째, 웨슬리는 체험적 신앙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확실한 신뢰이며
성령의 내적 증거와 외적 열매를 통해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올더스케잍에서 마음이 뜨거워지는 체험, 곧 종교적 경험을 한 웨슬리는
경험이란 성경적 진리를 확증할 수 있는 시험장으로 인식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적 경험은
“성령 안에서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웨슬리에게 있어서 성경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계시되어 있는 권위의 원천이 된다.
전통은 성경과 함께 기독교 신앙의 건전성을 조명하여 주다.
신앙경험은 성경의 진리를 확증하며 신앙에 놀라운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그리고 이성은 성경의 진리를 이해하며 판단하고,
이것을 합리적으로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웨슬리는 성경, 전통, 이성, 경험 이 네 가지 신학적 원천의 조화와 균형을 강조한다.
2. 웨슬리의 구원론
첫째. 선재적 은총(혹은 선행 은총)이란 구원의 과정 중 칭의(稱義)의 앞선 단계로서,
하나님의 행위가 항상 앞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재적 은총의 사상은 빌립보서 2장 13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웨슬리는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설교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과 함께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구원을 위한 거룩한 사역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주님께서 구원을 위한 사역을 하지 않으신다면,
당신 자신을 위한 구원의 사역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 (”우리 자신의 구원을 이룸“에 관한 웨슬리의 설교문)
웨슬리의 설교는 구원 사역에 하나님의 앞선 은혜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주고 있다.
둘째, “회개”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인 된 자신을 인식하고
주님 앞에 겸허한 자세로 참회의 심정을 내어 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존 웨슬리는 “감리교인의 원리”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의인되기를 기대하기 전에 겸허하고 참회해야 하며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가지는(즉 자기 안에 형성된 그리스도를 지녀야 하는) 것이 옳고 당연하다.
따라서 이 참회와 통회의 역사는 성령의 역사이다.
--- (존 웨슬리의 “감리교인의 원리” 중에서)
웨슬리는 인간 본성의 전적인 타락을 강조한다.
이러한 웨슬리의 인간 이해는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라는 창세기 6장 5절의 말씀에서 기초한 것이다.
인간을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로 이해하였던 웨슬리는 그러한 인간 본성 안에
“선을 향한 거룩한 충동”이 있음도 확신하였다.
웨슬리는 “회개”의 원인이 되는 “선을 향한 인간의 거룩한 충동”을 선재하는 하나님의 은총과
성령의 살아있으신 현존으로 이해한 것이다.
이것은 그 당시 장로교인들이 보지 못했던 웨슬리의 독특한 통찰이요 이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회개할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하나님의 선행적 은혜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셋째, 칭의(稱義, 의롭다 일컬음)에 관하여 웨슬리의 그의 설교,
“우리 자신의 구원을 이룸에 대하여”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칭의라 함은
우리가 죄책으로부터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사랑으로 복귀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 (존 웨슬리의 “우리 자신의 구원을 이룸에 대하여” 설교 중에서)
그리고 이러한 칭의의 과정에서 웨슬리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
결국 “칭의”의 중심에서 빛나는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인 것이다.
웨슬리는 “신앙으로 얻는 칭의”(1746년)라는 그의 설교에서
이러한 그리스도 중심의 구원 사역을 로마서 4장 5절 말씀을 근거로 설명한다.
“일을 아니 할찌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롬 4:5).
결국 칭의는 예수님께서 모든 인류를 위해 죽임을 당하신 그 십자가의 공로로,
그러한 사실을 믿는 우리 모두가 용서함 받는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객관적 구원 사건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신생” 이란 “거듭남” 혹은 “중생”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신생”, 곧 “거듭남”이란
성화의 첫 단계이며, 성화와 함께 발생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명을 이끄실 때
하나님께서 영혼 안에서 역사하시는 위대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음은 웨슬리가 1760년에 설교한 “신생, 곧 거듭남”의 설교문의 한 부분인데,
웨슬리는 요한복음 3장 7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기이히 여기지 말라”는
말씀 “신생”의 근거 구절로 삼았다.
신생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을 때 전능하신 하나님의 영으로
모든 영혼 안에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입니다.
신생은 의와 참된 성결 속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새로워지고’,
세상에 대한 사랑이 하나님께 대한 사랑으로, 교만이 겸비로, 거친 마음이 온유한 마음으로,
미움 시기 악의가 모든 인류에 대한 신실과 온유와 희생적인 사랑으로 변화될 때
일어나는 변화입니다.(존 웨슬리의 “신생” 설교 중에서)
칭의(稱義, 의롭다 일컬음)에서 사역의 중심에는 단연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건”이 위치한다.
반면 “신생”의 과정에서 빛나는 불꽃은 단연 “성령의 역사”이다.
니고데모와 예수님의 대화는 이것을 보다 분명히 보여 준다.
“니고데모가 가로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삽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삽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느니라.”(요 3:4-5)
다섯째, “성화”란 웨슬리에 따르면,
“우리가 죄의 권세와 뿌리로부터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웨슬리의 성화에 대한 이해는 1739년 9월 12일 일기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성화란 인간의 영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성화란 신적 본성에 참여하는 것(벧후1:4)이며, 그리스도께서 안에 있는 마음(빌2:5)이며,
우리를 창조하신 그분을 따라서 하나님의 형상을 우리 마음에 갱신하는 것(골 3:10)이라고
나는 믿는다.
결국 성화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자라는 것”이며
“하늘 아버지가 거룩하듯이 우리도 거룩해 지는 것”으로,
신자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변화와 은혜 속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섯째, “완전”은 웨슬리 신학 사상의 꽃이다.
웨슬리 신학 사상의 꽃인 “완전”을 한마디로 다시 표현한다면,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다. 다음은 완전에 대한 웨슬리 자신의 답변이다.
- 문: 그리스도인의 완전이란 무엇인가?
- 답: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악한 성품과 사랑에 역행하는 것이다. 영혼 속에 잔재하지 아니하고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이 순수한 사랑으로 지배되는 것을 의미한다.
--- (존 웨슬리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중에서)
존 웨슬리의 완전에 대한 이해는 그가 동생 찰스 웨슬리와 함께 1752년 출판한 찬송시의
내용을 요약한 다음의 글에서 보다 분명하게 제시된다.
(1)그리스도인의 완전은
하나님과 세계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서 모든 죄로부터의 구원을 뜻한다는 것,
(2)이것은 신앙으로만 받는다는 것,
(3) 그것은 순간적으로, 한 순간에 주어진다는 것,
(4) 우리가 그것을 기대하는 시간은 임종 시가 아니라 매 순간이며,
지금이 허락된 시간이고 지금이 구원의 날이라는 것이다.
--- (존 웨슬리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