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혜경입니다~
후기 안 쓸 줄 알았죠?
당연히 쓰죠~제가 어지간히 새로운 경험할 때마다 쓰는 사람인디~
사실 아주 디테일하게 매우 자세히 쓰고 싶지만, 그리 기억이 잘 안
나요 -_-;;
이상하게도 저는 인수B를 가면 머리가 백지처럼 변해요. 기억 아닌 고통만 남기는 길 같아요 ㅎㅎ
아무튼 고고씽!
초보자 가이드 투 선등
1. 마음 잡기
지난 6월 설악산 장군봉과 유선대(이륙공천-5.10d)을 오르다가 심한 공포감을 휩싸여 울면서 오르고 결국 정상에서 은퇴 선언했었습니다. 다시는 바위 안 탄다고 외쳤지요
실제로 까페에 있는 등반계획표를 보니 8월 간현 간 것 빼고 거의
안 갔네요
그러다가 이번 10월 설악산 다시 갔습니다. 은퇴기가 조금 짧았죠?
그런데 아마 설악산서 또 울었으면 다시는 산에 안 갔을 것 같아요 ㅎㅎ
다행히 그 것을 눈치챘는지 유쌤과 경필선배가 어려운 길(4인의 우정길-5.10a, 더탑길- 5.12a) 가지 말라는 눈치 주셔서
민중오빠가 선등한 유선대 그리움 둘 길 (5.8) 갔습니다
좋았어요!! 2 시간 반만에 끝내고 비선대서 막걸리와 속초에서 물회
먹으니 오예~~~~산사랑 다시 뻠삥
저녁 때 고기 먹으면서 현정언니가 그 다음 주 북한산 갈 거라고 했습니다.
그 말 듣는 순간
오잉???? 왓???? 북한산???
'선등 서야겠다'
라는 생각이 번개처럼 제 뇌리를 스쳤습니다.
아마 많은 회원분들 한 번쯤은 그 생각해 보셨을 거에요.
'이 정도이면 선등 해 볼 수 있겠다'
저도 그랬었는데 이번에 자신감 회복인지, 막걸리와 물회빨인지 모르겠지만
선등할 수 있다! 라는 자기최면에 빠졌습니다.
할 수 있겠지?-->당연히 할 수 있다!
로 생각의 전환이 왔습니다. ㅎㅎ
레슨 1: 선등내림은 언제 올지 모른다. 거부하지말자.
2. 루트 결정하기
전날 현정언니가 너 정말 선등 설거야?라고 문자 보냈는데,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선등내림을 받아들인거죠.
등반계획표 보시고 과연 누가 선등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했겠죠?
ㅎㅎㅎ제가 좀 미스테리합니다.
암장에서 자일 챙기고 있는데
총 8명이 한 길에 붙으면 오래 걸리니까 나누자고 해서
저는 4번 간 우정B로
정하고 현정언니는 수백만번 간 고독길로 정했습니다.
현정언니에게도 선등내림이 온 거죠.ㅋ
이인표 원장님 차 안에서 팀을 나누는데 경필선배가 우정B보다 인수B를 권했습니다.
섬아저씨가 인수B를 백만번 가셔서 확실한 세컨해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귀가 팔랑팔랑
인수B로 교체!
물론 쉽게 교체한 것 아닙니다.
- 인수 B의 경우 3번 가서 길이 익숙했고
- 인수 B에서 필요한
째밍기술 자신 있었습니다. (째밍장갑이 있었거든요 ㅋㅋ)
레슨 2: 초보자 선등의 경우 루트는 자신 있는 곳으로 간다. 또한 세컨은 정말 중요한 역할 한다. 선등의 빌레이를 확실히 해주면서
밑에서 길 안내도 해 주니 세컨이 익숙한 길을 가는 것도 추천한다.
3. 선등보호
인수B에서는 K2등산학교에서
톱로핑 교육 중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생이 붙어 있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리딩선다고 하니 길을 다 비워 주셨습니다.
레슨3: 선등 보호를 해 준다 (다른
팀이어도)
4. 1피치
인수B는 1피치가 제일
어렵습니다.
어려운 이유
- 몸도 안 풀린 상태에 올라가야 하고.
- 왼쪽 크랙에서 오른쪽 크랙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중간에 아주 작은
테라스 있지만 놓치기 쉽다
- 또한 마지막에는 오버행이 살짝 있어서 뻠삥났을 경우 당황스럽다.
- 그리고 선등으로서 올라가보니, 볼트가...1개다.
캠 5개를 챙겼습니다.
경필 선배가 올라가기 전 심오한 레슨 하나 알려주셨습니다
레슨4. 캠은 힘들 때 꽂으면 이미 늦은 거다. 여유 있을 때 꽂아라.
그리고 스타트. 생각보다 떨리지는 않았어요. 설악산 물회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발도 착착 바위에 붙고
첫 번째 크랙에 다가가서 캠을 꽂았습니다.
정정합니다.
꽂기 시도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ㅜㅜ
우와, 정말 당황스럽더라구요!
집는 캠마다 크기가 안 맞고, 캠 사용이 익숙치 않아서 잘 걸리지도
않고
혹시 잘못 되었을까 몇 번씩 땡겨보는데 다 빠졌어요.
오르다가 보면 밑에서 경필선배가 "혜경 캠꽂아!"라고 지시하시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인수B가
째밍하는 루트라 발 하나 째밍해서 고정한 채로 캠 공부를 했으니
(섬아저씨 완전 탁월한 루트 선택이었습니다!)
또 오르고
그 작은 테라스에서 조금 머뭇거렸습니다. 여기서 어떻게 가지하고 한참
생각했네요.
아이고 내가 왜 이거 한다했을까하고 순간 욱했는데 그 때 길이 보여서 착~갔습니다.
다시 오르다 있는데
밑에서 "혜경 캠 터졌다!!"
순간 움찔
그리고
비상시 쓰는 캠을 뽑았습니다.
일명 트랜스포머캠
경필선배가, 무조건 비상시, 팔에
뻠삥이 왔을 때 떨어질 것 같다고 판단 될 때 쓰라는 마법의 캠입니다.
**링크캠: Omega Pacific사에서 만든 캠으로 3단 변신을 해서 왠만한 크랙에 잘 들어감.
일명 "아 씨x" 순간에 꺼내는 캠.
실은 저의 마지막 캠이기도 했습니다. ㅜㅜ 바느질하면서 올랐더니 캠이 조금 부족했네요.
원래는 끝에 있는오버행에서 쓸려고 했는데...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꽂았습니다.
역시 무조건 잘 들어갔습니다.
레슨 5: 비상시에 링크캠을 똬 꽂는다.
그리고 오버행에 도착했습니다. 째밍할거 다 째밍해서 올라갔습니다.
이상하게도 상대적으로 더 쉬웠어요 ㅎㅎ 캠도 없고하니 필사적으로 올라서인지 쉽게 갔네요
그리고 확보.
5. 2피치
1피치 확보하니 K2 강사분이
절 칭찬해 주셨네요, 특이하게 잘 올라왔다고.
원래 오버쪽에서 옆으로 가면 쉬워서 다들 그쪽으로 간다고 하네요, 제가
직등하고 있어서 걱정했다고 합니다.
음.
헐.
저에게는 노말은 없다~직등만 합니다~라고 할 수 있지만
옆에 길 있는 줄 몰랐어요.OTL
앗 그리고, 옆 생공사길에 간현에서 뵌 선배님 두 분이 계셨습니다
무지 반가웠습니다. 인사하고 저 선등 처음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안전등반하세요~해 주셨습니다.
아무튼
2피치도 볼트가 하나 있습니다.
바위 한 가운데에 말이죠.
제가 그냥 오르다가 당황했습니다. 볼트가 전혀 안 닿고 캠도 안 쳐서
괜히 시도했다가는 한 5미터 추락할 것 같더라구요.
우짜지 우짜지 하다 클라이밍 다운했고
또 우짜지하다 옆에 생공사 선배님이 오른쪽 크랙에 캠하나 치고 올라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캠 쳤습니다. 옆길 선배님이 캠이 깊숙히 들어가 있고 자일이 왼쪽으로
가니 퀵 하나 걸으라고 하셨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ㅜㅜ
그렇게 해서 저는 2치피 완료.
레슨 6. 캠은 움직인다.
Walking이라고 하는데 퀵이나 슬링을 걸면 자일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6. 3피치
인수 B 3피치는 이 루트 해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째밍의 진가고통의 피치입니다.
발 넣는 순간 소리 지르지요.
저 또한 속으로 '아씨 아씨' 욕했습니다.
좀 더 올라가서 대 놓고 욕했습니다
"아 취파!!!!!"
아무도 안 들었을 줄 알았는데 증인이 많습니다.
4~5피치 생략
7. 정상
'혜경!"
마지막 피치에서 현정 언니가 불러주고 우리는 올라갔습니다
인수봉에 올라가니 정말 기분이 죽였습니다!!
난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과 생각이 현실화 되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구요
18기 동기 현정언니랑 같이 해냈다는 것이 너무 좋았구요
무엇보다 여름의 트라우마를 이겨 산이랑 바위 다시 좋아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나중에 뒷풀이 때 이거저거 먹고 꽃다발도 받고 (수미언니 감사!!) 케이크도 먹고 (재용선배님 감사!!)
그랬지만 저는 완전 골아 떨어졌습니다. 러블리 선배 말대로 기초체력이 참 저질이에요 ㅋㅋ
선등하고 나서 느낀점 요약
- 캠 설치법을 제대로 익혀야겠어요,
효율성이 없으니 체력소비가 너무 심해요
- 선등장비 정말 무거워요, 목요일인
오늘까지 허리가 아프네요. 특히 트랜스포머 캠.
- 무거워도 돈모아 링크캠 1개는
사고 싶네요. 비상시 똬!!! 크랙에 꽂아버리게 ㅎㅎ
- 기초 체력 올려야겠습니다.
- ㅎㅎ작년 암벽교실 졸업 등반을 인수B에서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첫선등 경험을 인수B에서 하니까 정 드네요.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년 시즌 아름답고 훈훈하게 마무리해요 우리~
첫댓글 ㅋㅋㅋ 선등내림~~~ 역쉬! 혜경이의 가이드는 눈에 쏙!쏙! 들어오네~^_____^
ㅋㅋ 경필씨 왈 "첫 선등이고 특히 여자 선등이라 본인이 선등하는것 보다 다섯배는 더 긴장했다고,,"
얼굴이 반쪽이 돼갖고 얘기 하던데...
글 읽다 보니 반쪽이 된 이유를 알겠다는,,,
생동감 있는 후기 ~! 재밌게 읽어 내려갔네요~^^
2014년도 훈훈하게 시작해요~홧팅~!!!
선등도 훌륭하고, 후기도 재미있고, 정말 짱입니다
짱!!!!
브라보! 혜경!
맘에든다 '아 씨X 캠'!!
자랑스럽다 혜경~^^
장하다~ 강혜경!
섬아쩌씨도 세컨 보시느라 너무 수고 많으셨네요!!
역시 살아있네! Good.
화이팅~~~~짱 대단해.
ㅋㅋ 역쉬~~ 후기는 혜경양께 쵝오!!
더탑출판사에서 책으로 펴내게 인수 둘레길 한 번 돌아야겠다. 혜경~♥
초보자 가이드 시리즈에 선등도 추가되다니! 고무적이에요~
후기도 등반만큼 멋있군요.ㅎㅎ
내림은 지름신만 있는게 아니네요 선등내림 좋습니다. 혜경 파이팅!!!!
더이상 표현 방법 없음......
세컨이 어찌 선등의 마음을 알수 있겠나요....
머리 올리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ㅎㅎ 섬아저씨 덕분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라갔죠 100% 신뢰!
역시 강작가! 선등만큼이나 멋진 후기! 다시 축하해~~~
추카 추카 대단해요. ㅎ
혜경, 잘했어! 대단하네.
ㅋ후기 잘봤다 혜경아~ 선등 축하해^^
혜경~~ 혜경후기만 보면 당장 산으로 달려가고 시픔.. ㅜ.ㅜ
올해 나도 열심히 타러고 했는데... 거의 못 갔네... 흑흑..
나도 내년에는 선등 일보직전 할 수 있게 산에 매주 출췍해야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