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는 찡그리면서 싸웠는데 많이 지칩니다. 웃으면서 즐기면서 싸워야 합니다.”
강정포구를 한 가득 채우는 음악 소리에 함성과 박수가 어우러진다.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는 무장 경찰과 긴 펜스가 구럼비를 차단했지만, 한 마음으로 쏟아내는 기쁨의 에너지는 깨진 바위에 닿을 듯 울려 퍼졌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
14일 오후 6시 평화콘서트 ‘강정의 푸른밤’이 강정포구에서 열렸다. 오후 4시 강정천 운동장에서 시작한 집회 및 행진의 연장행사인 이번 콘서트는 봄기운이 만연한 날씨 속에 청년층과 젊은 부부, 노령의 강정 주민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했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아이들과 함께 찾아온 부부. |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강정마을 노인들도 함께 했다. |
짧지 않은 거리에 행진 도중 경찰과의 충돌까지 발생하면서 지칠 법도 하지만, 강정동 부녀회가 준비한 김밥, 컵라면, 어묵, 순대 등 맛깔난 분식거리에 막걸리까지 더해지며 포구는 축제장으로 서서히 변해갔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에 마련된 19대 국회 해군기지 백지화 청원 서명. |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
루나틱, 갤럭시익스프레스, 카피머신 등 인디 락밴드들이 무대에 오르자 젊은 나이의 운동가들은 힘찬 에너지에 반응하듯 무대 앞에서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다. 앉아 있던 나머지 인원들도 흥겹게 손을 마주쳤다.
이중 갤럭시익스프레스는 “경찰이 물대포를 가지고 왔다고 해서 저희는 락대포를 가져왔다”고 소리치며 환호를 받았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제주에 거주하는 가수 장필순 씨. |
땅거미가 서서히 내려가자 시인 김선우 씨, 제주이민자 가수 장필순 씨, 가수 안치환 씨 등이 잔잔하게 감정을 추슬렀다. 200여명의 참가자들은 마음을 울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평화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김선우 시인. |
김선우 씨는 최근 강정포구에서 추락사를 당해 큰 부상을 당한 문정현 신부의 형 문규현 신부가 한겨례 신문에 기고한 글을 낭독했으며, “대형 크레인에서 올라간 김진숙 위원이 연대의 힘으로 살아 내려왔다. 그 연대의 힘이 강정도 살아나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차분하게 격려했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 씨. |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 씨는 재치 넘치는 진행과 이명박 대통령, 고 김대중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곁들이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공연 중간 무대에 오른 강동균 마을회장은 “해군기지 투쟁을 이긴다고 확신한다. 지난해까지 얼굴을 찡그리면서 싸웠는데 많이 지친다. 웃으면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오늘 확인했다. 경찰, 해군이 스스로 물러나고, 바로 여기에 평화의 성지에 건설될 것이다”고 의지를 천명했다.
|
 |
|
■ '강정의 푸른밤' 콘서트 현장. 강동균 마을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
모든 공연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풍등을 하늘에 띠우며 해군기지 사업이 전면 백지화되길 기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이번 행사는 강정마을회,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제주 평화의 섬 실천을 위한 천주교연대가 주최했다.
현장에는 권영길 전 국회의원, 장하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임수경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문규현 신부, 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강경식 제주도의회 도의원 등 도내외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