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아가 치열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4일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컨트립 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번째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마지막 날. 윤슬아는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4언더파로 허윤경(현대스위스)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을 펼친 끝에 2번째 홀에서 우승을 거뒀다.
전반 윤슬아는 1번홀(파4) 버디와 3번홀(파4) 보기를 맞바꾸며 이븐파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들어 12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15번홀(파4)에서는 왼쪽으로 감긴 드라이브 샷이 카트를 맞고 다시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지만 퍼트가 문제였다. 10m 길이의 버디 퍼트를 너무 세게 치면서 홀컵을 6m 가량 훌쩍 지나쳤다. 결국 이 홀에서도 3퍼트를 범하며 1타를 잃었다. 17번홀(파4)에서 드라이브 샷을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빠트린 윤슬아는 2번째 샷마저 그린 오른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벙커에 빠진 듯 했던 공은 고무래 손잡이에 걸려 벙커 턱 위에 올라있었다. 홀컵에서 2m 거리에 어프로치 샷을 붙인 윤슬아는 이 홀에서 파를 성공시키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짧은 파 5홀인 18번홀에서 1.5m짜리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며 허윤경과 연장에 들어갔다.
이날 행운의 여신은 윤슬아의 편이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윤슬아와 허윤경은 모두 버디를 기록했다. 같은 홀에서 펼쳐진 연장 2번째 홀. 윤슬아의 드라이브 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향하며 허윤경에 우승컵을 내주는 듯 했다. 하지만 허윤경의 잘 맞은 2번째 샷이 디봇트에 들어가 3번째 샷이 그린 앞 개울 쪽으로 향했다. 결국 이 홀에서 허윤경이 보기를 범하는 사이 윤슬아는 1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윤슬아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6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4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윤슬아는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7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일 정도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 2000만원은 윤슬아가 올 시즌 벌어들인 총 상금(7139만원)의 2배 가까운 액수다.
이날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윤슬아와 연장 접전을 펼친 허윤경은 또 다시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이로서 허윤경은 올 시즌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상금 6900만원을 더해 올 시즌 누적 상금 3억8149만원으로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양제윤(LIG)은 이날 1타를 줄여 최종합계 3언더파로 서희경(하이트진로)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김하늘(비씨카드) 역시 이날 1언더파를 기록해 최종합계 이븐파로 이은빈(고려신용정보)와 함께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