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후 4:16]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 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 '그러므로'라는 표현은 바울이 낙심하지 않는 이유가 앞에서 제시되었음을 암시한다. 바울이 낙심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새 언약을 전하는 고귀한 직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둘째,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승리에 동참하리라는 소망 때문이다.
셋째, 고린도 교회 성도들의 영혼을 윤택케 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 - 여기서 '겉사람'은 죽어 흙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제한된 육체를 가진 이 세대의 인간을 가리킨다. 이에 대조되는'속사람'은 복음을 통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중생한 영적 실존을 가리키는데 장차 다가올 새로운 세대의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겉사람'이 낡아져가는 것은 이 세대의 인간들에게 적용되는 생성 소멸의 원리이다. 그러나 '속사람'이 도리어 새로와지는 것은 중생한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지식이 새로와지며 결국에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새로와짐'은 종말론적 재림의 때에 완성되는 것이지만,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인해 이미 현재화되어 있다. 바울은 이것을 '날마다 새롭도다'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본문은 바울 자신에게도 적절하게 적용되는 바, 그의 육체는 끊임없이 다가오는 고난들과 세월의 흐름으로 하여 점점 쇠약해지지만 그의 영적 실존은 나날이 새로와지는 것이다.
[시 51:10]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다윗은 다윗 자신이 새로운 삶을 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심령의 갱신을 간구하고 있다. 3-5절에서 시인은 자신의 죄된 본성을 심도깊게 통찰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통찰을 통해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간절히 회복을 간구하고 있다. 여기에 신앙인 다윗의 위대성이 있는 것이다.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여기서 '정한 마음'은 범죄의 욕구를 물리칠 정도의 능력이 있는, 성령에 의해서 변화된 심령을 가리킨다.
'창조하시고'는 하나님께서 무에서 유를 산출해 내는 경우에 사용된 동사이다. 다윗은 바로 이 같은 동사를 과감히 사용함으로써, (1) 하나님께서 원하시는(6절) 삶을 사는데 있어서 자신의 타락한 옛성품은 전혀 무의미함을 강력히 시사하며 (2) 아울러 그러한 삶은 하나님의 이적적인 은혜로써만 가능함을 나타낸다.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 여기서 '정직한 영'에 대해서는 (1) 다윗이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던 '성령'이라는 견해 (2) 다윗이 이미 갖고 있었던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라는 견해(박윤선) (3) 다윗이 지금까지의 변덕스러운 마음 대신에 하나님으로부터 앞으로 새로 받게 될 '변함없는 마음'이라는 견해(4) 하나님의 은총을 따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행동을 하게끔 하는 심령(마음)을 뜻한다는 견해등 그 해석이 다양하다.
그러나 첫째, 본절은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두 대구로서 표현되었으며 둘째, 완전한 인격자이신 성령은 갱신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셋째, 본 문구의 '새롭게 하소서'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온전케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는 점 등에서 볼 때, 위의 네 견해 중 (4)의 것이 가장 타당하다. 즉, 여기서 다윗은 성령에 의해서 감동받은 자신의 '영'이지만, 더욱 새롭게 갱신될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다윗은 하나님안에서 두려움이 없고 담대하며 또한 굳건해질 수 있는 것이다.
[욥 13:28]
나는 썩은 물건의 후패함 같으며 좀먹은 의복 같으니이다...."
원문에 의하면 본문의 `나는'이란 `에후아'로서 `그래서 사람은', `그리고 그는'등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욥이 앞절에서 하나님께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고해도 하나님께로 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자 이제는 자신의 처지를 3인칭으로 바꾸어 언급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아무튼 본문은 그가 `썩은 물가의 후패함'처럼 철저히 소모되어 쓸모없는 자가 되었으며 `좀 먹은 의복'처럼 무가치한 자가 되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