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만 바꿀려고해요.. 여러군데서 베끼기도 하고 제것도 있는데..
억지스러운가요?
부모님 반대로 한자만이라도 바꿀려고하니까 사유서 쓰기가 너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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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지난 27년간을 "이지연" 이란 이름으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아래와 같은 사유로 너무나 이지연이란 이름을 싫어했고 스스로 만족스러운 이중이름을 한동안 사용했지만, 거부감을 느끼는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의 회유로 한자만 정정하고자합니다.
결혼과 취업을 앞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름에 새로운 의미를 주어 지금까지의 삶을 바꾸어 보고 싶습니다.
부디 재판장님께서 이런 제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1. 이름을 싫어했던 이유
“지연” 제 이름은 아시다시피 아주 흔한 이름입니다. 게다가 TV와 신문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흔한 이름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이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어딜 가도 누구에게나 ‘나도 “이지연”이라는 사람 아는데,’ 라는 말을 흔히 들어왔습니다. 늘 같은 반에 “지연”이라는 친구가 있었고 심할 때는 성마저도 같은 친구가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거기까지면 그래도 좀 괜찮을 텐데 워낙 흔해 유달리도 제 이름을 기억 못하거나 다르게 기억하는 사람, 심지어는 잘못 불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학창시절 친구들은 저를 지영 이라든지, 지현, 지은 등으로 부르는 경우는 다반사고, 한번은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을 해서 교단에 나가 상을 받는데, 상을 주는 선생님께서도 이름이 혼동되시는 지 “김지연”이라고 하셨다가 “이지영”이라고 하셨다가 상을 주는 순간까지도 제 이름을 한번 제대로 불러주시지 않았습니다. 흔히 받을 수 있는 상도 아니었는데 선생님께서도 틀리는 상황에서 저는 제 이름이 더욱 싫어졌습니다.
때문에 저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저 스스로 제 이름이 별로 좋지 않다는 말을 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2. 이름자의 한자만 바꾸고자 하는 이유
(1)이름풀이
예비 시어머니께서 예비신랑과의 궁합을 보시는 김에 제 이름풀이도 해주셨습니다. 이름풀이를 해보면서도 그냥 한번 해보자 라는 식으로 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나쁜 결과 였습니다. 그냥 나쁜 것도 아니고 이름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고 부부사별, 자살, 고난이 가득하다는 풀이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예비시어머니께서도 원하시고, 워낙에 싫어했던 이름이었기에 개명을 생각했습니다.
제 이름풀이에서 이런 풀이가 나왔습니다
◦ “고난병악지상(苦難病惡之象)의 고난격(苦難格)으로 만가지 일을 노력하여도 소원대로 이루어지지않고 그 결과가 실패로 돌아가며 육친무덕(六親無德), 부부 생사이별, 불구, 병고, 형액, 객사, 조난, 무자녀, 자살, 광증(狂症)등이 내포된 대흉수입니다.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노력은 있으나 결과가 없고, 시작은 있으나 끝은 보지 못하는 수리이며 힘들고 어려운 미래만이 남아 있는 흉수 입니다.”
정말 사람이 살아가며 희망을 얻는 부분은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군데 감명을 받아보았더니 모두 같은 결과였습니다.
친한 친구들은 제가 제 이름을 얼마나 싫어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장기간의 공무원 수험생활을 하면서 더욱 그렇게 되었습니다.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은 벌써 공무원이나 경찰이 되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저만 5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 이상으로 제가 더 열심히 공부했었기에 ‘혹시 이 이름 때문에 내 인생이 지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결혼 날짜까지 잡힌 제 입장에서는 결혼생활 마저 불행해 지는 것이 아닌가 무섭습니다.
후에 제 인생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모두 이름 탓이라는 생각만 할 것 같습니다.
(2)이중이름 사용과 아버지의 반대
이렇게 너무 싫고 좋지 않다는 이유로 최근 이중 이름을 3개월 정도 사용 했습니다. 새이름을 가지게 되어 기뻤고 개명하고자 사유서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 부모님께서 너무 어색해 하며 잘 불러주지 않아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새 이름을 말해줄때마다 제 속도 모르는 친구들은 ‘이상하다’, ‘안 어울린다’는 등의 말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또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개명을 하기에는 27년이나 써오던 이름인데 반대하시는 아버지를 설득하기가 막막했습니다.
아버지가 교육자시기 때문에 미신을 정말 싫어하시고 보수적이시라 개명 자체를 반대하시는데 제가 마음대로 싫다고 바꾸기에는 죄책감도 들고 이름을 지어주신 아버지께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좋아하지도 않은 이름이 제 앞날을 해날지도 모른다는 풀이가 나오니 힘이 쭉 빠지고 의욕상실까지 가져다줬습니다.
3.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해소·자신감 회복
존경하는 재판장님, 개명을 준비하면서 저와 비슷한, 혹은 다른 이유로 개명을 신청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는 아직 저에게는 일어나지 않은 뇌성마비나 이혼, 병치레 등 힘든 삶을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분들을 보면서 제 상황은 별로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명을 포기 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상황이 아직 결과가 일어나지 않은 과정이라면 하는 생각에 다시 개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현재가 이름 때문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분들을 보면서 저도 혹시나 이름 때문에 저에게도 그런 일들이 닥칠까봐 너무 무섭습니다.
이름 한자 만이라도 정정하여 아주 조금이라도 저에게 다가올 미래를 안심하고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몇 년간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활로 저는 자신감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잘 되지 않을 것만 같아 지금 사유서를 쓰는 순간에도 불안하고 초조 합니다.
싫은 이름이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불러와 준 이름이기 때문에 이름은 바꾸지 않고 이렇게 한자 정정만이라도 신청합니다.
재판장님께서 제 개명을 허가해 주신다면 저는 예비 시어머니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더 들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 다가올 결혼생활과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자 정정을 하여 제가 직접 고른 한자이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도록 도와주십시오.
결혼과 취업을 앞둔 저의 이런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주시어 개명허가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애 많이 쓰셨네요 잘 작성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