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땅이 있는데 투자하라는 '기획부동산'의 권유 전화를 받고 양평 땅을 샀다가 낭패를 본 A모씨.
억울한 마음에 사무실을 찾았더니 어느새 이름을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것처럼 영문으로 바꿔 쓰고 있었다.
땅 위치가 당초 설명과 다르다고 항의하고 투자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A씨처럼 기획부동산 소개로 값어치가 없는 땅을 샀다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투자를 유혹하는 땅을 샀다가 실패하는 확률을 90% 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 기획부동산은 심지어 신입직원에게도 유망한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컨설팅회사로 각인시키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획부동산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했던 C씨는 "기획부동산은 사업자 등록이 토지분양 매매업으로 돼 있는 등 일반 부동산 관련 컨설팅회사와는 성격이 다른 데도 교육받은 직원들은 회사를 컨설팅 전문회사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컨설팅이나 부동산 개발사업(디벨로퍼)으로 전환을 꾀하는 기획부동산들은 최근 업계 정화를 위해 나선 한국디벨로퍼협회 가입을 조심스럽게 엿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처럼 기획부동산들이 여러 형태로 탈바꿈을 시도함에 따라 기존 부동산 관련 컨설팅, 디벨로퍼 업체들과의 경계가 모호해져 이들이 불신을 받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JMK플래닝 관계자는 "전문 분야가 땅이라서 그런지 종종 기획부동산으로 취급되기도 한다"며 "전문성을 살려 투자자 및 일반인에게 차별화된 전략으로 다가가지만 인식전환에 역부족인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자료원:매일경제 2005. 3. 23